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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내는 사람-인간관계의 기본은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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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 후 적극적으로 밥값을 내는 사람은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돈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더 중히 생각하기 때문이다./항상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은 나에게 빚진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나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 친지가 보내준 글인데 진실된 인간관계의 요체를 잘 정리한 것 같다. 볼수록 새겨둘만 하다고 생각된다.

 

0…코로나가 한풀 꺾이면서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함께 피크닉도 하고 골프도 치고 식당에서 식사도 나누기 시작했다. 토론토의 한식당들도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그런데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후 식대 계산을 할 무렵, 사람들의 상반된 두 모습이 나타난다. 선뜻 일어나 계산대 앞으로 가서 지갑을 여는 사람과 웬지 미적거리는 사람… 내가 아는 N 선배님은 전형적인 앞의 유형이다. 이 분과 함께 식사를 할 경우 아직 식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며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신다.  

 

 처음엔 정말로 화장실에 가시는가 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날 때 보니 선배님이 이미 식사비를  지불하셨음을 알았다. 처음엔 후배에게 밥 한끼 사주시는구나 했는데, 그 후에도 매번 이러시기에 한번은 아예 내가 먼저 가서 계산을 했다. 그랬더니 선배님은 왜 그랬느냐며 “내가 먼저 만나자고 했으면 당연히 내가 내야지. 그리고 나는 당신의 선배잖아” 하시는 것이다. 그것이 단지 생색으로 그러는 것이 아님은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0…이 분은 밥값만 갖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돈을 낼 경우엔 먼저 일어나 계산을 하신다. 그 선배님은 결코 부자가 아니다. 돈이 많아서 매번 식사비를 내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할 정도로 살고 있을 뿐이다. 그 분의 평소 심성이 그러하시다. 누구에게 신세지길 싫어하심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나를 아끼는 모습이 표정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전직 교수이신 L박사님도 이런 타입이다. 출판기념회 등으로 자신이 조금이라도 신세를 졌다 싶으면 꼭 부부를 불러내어 밥을 사신다. 이미 은퇴하셔서 주머니가 두둑할 리도 없건만 식사가 후반부쯤 진행되면 예외없이 사모님이 슬그머니 일어나 계산대 앞으로 가신다. 우리가 눈치를 채고 달려가 말려도 정색을 하시며 “그러는게 아니다”라고 하시니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런가 하면 골프장에 갈 때 꼭 김밥이나 간식을 싸갖고 와서 나눠주시는 분들도 있다. 내가 아는 어느 분은 골프치는 날엔 꼭 새벽에 일어나 함께 칠 분들을 위해 김밥을 싸신다. 돈으로 따지면 얼마  안되지만 그 따스한 배려와 정성에 감동한다. 이런 날은 골프를 쳐도 너무 기분이 좋다. 이런 분들 주위엔 언제나 친구가 많다.            

 

0…이런 분이 계신 반면, 만남의 성격상 분명히 자기가 낼 상황인데도 밥값 계산할 때만 되면 딴전을 피우는 사람이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사는 데도 그렇다. 예전엔 구두끈을 매는 척하면서 시간을 끌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뭉그적대는 유형이 많은 것 같다.   

 

 이럴 땐 성질 급한 사람이 먼저 계산대 앞으로 가게돼있다. 내가 바로 그런 유형인데, 그렇게 밥값을 낸 경우는 기분도 별로 좋지 않으며, 다음부터는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어진다. 밥값은 대개 먼저 만나자고 제의한 사람이 내는 것이 통상적인 예의인데 자신이 먼저 밥먹자고 불러놓고서도 미적대는 사람을 보면 참 안쓰럽다.

 

 그런 사람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아마도 나에게 밥을 살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과는 관계가 결코 오래 갈 수 없다. 내가 필요없다고 생각되면 언제라도 돌아설 사람이다. 더욱이 이런 사람은 돈자랑이나 안했으면 좋으련만 어디에 빌딩을 갖고 있고 골프도 최고급 골프장에서만 친다는 둥 온갖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러면서 단 몇푼 하는 밥값 낼 때가 되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밥값은 고사하고 커피 한잔도 자기 돈으로 절대 안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 주위엔 친구가 있을 리 없다.   

 

0…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은 밥값을 계산할 때 서로 내겠다고 우기는데 이런 모습은 참 아름다운 것이다. 서양식으로 각자 부담하면 편하겠지만 정(情)이 많은 한국인은 어느 한 사람이 다 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이한 모습을 보고 서양인들이 빙그레 미소를 짓기도 한다.

 

 이는 단순히 돈문제가 아니다. 식사비 몇푼 놓고 속으로 주판알을 튕기는 사람과는 우정이 오래 갈 수가 없다. 최근 한 골프장에선 더운 날씨에 음료수를 혼자서만 사 마시는 족속도 보았다. 다른 세 명의 파트너가 빤히 쳐다 보고 있는데 태연히 그러는 모습을 보니 함께 골프 칠 기분이 싹 달아났다.  

 

0…세상은 끊임없이 인연을 만들며 산다. 그러나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다 좋을 수는 없다. 진정으로 정을 줄 사람 같으면 변함없이 베풀되, 아니다 싶으면 굳이 억지로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없다. 정을 줄수록 마음만 더 상한다.

 

 좋은 인연을 이어가려면 우선 밥값, 술값 내는데서부터 인색하지 말 일이다. 이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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