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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뜨는 이유-때론 강단(剛斷)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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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한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일(2022년 3월 9일)이 1년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한때 윤석열 검찰총장이 부상하기도 했지만 그가 끝까지 후보로 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지지율이 아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그만큼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현재로선 여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대선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1년 전 이맘때만 해도 여권은 이낙연 독주 체제였다. 이재명 경지지사는 3~4%로 별로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 지사가 꾸준히 상승세를 타더니 마침내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를 형성했고, 지난 연말부터는 이 지사가 이낙연 대표를 밀어내고 독주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32.5%로 윤석열(17.5%), 이낙연(13.0%)에 크게 앞섰다. 특히 이 지사가 그동안 선두를 달리기는 했지만 3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수치는 최근까지 25% 안팎의 지지율과 맞물려 '박스권에 갇힌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0…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년 만에 30% 선까지 치고 올라간 것은 전례가 거의 없다. 가히 ‘이재명 신드롬’이라 할 수 있다. 이 지사가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라는 환경적 요소와 이재명 특유의 정치적 리더십이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지사는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 정책 이슈를 과감히 주도해나간데다 양강 주자였던 이낙연 대표가 난데없이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을 꺼내들어 자충수를 두는 바람에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재명은 이런 외연적 이득조건도 그렇지만 확실히 능력과 행동력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그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배경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이 지사는 핵심사안에 대한 판단과 행동이 빠른 사람이다. 코로나가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하자 도내 신천지 시설을 즉각 폐쇄했다. 그리고 ‘재난기본소득’을 가장 먼저 도입해 지급했다.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처하는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0…특히 그의 보편적 복지철학은 탄탄한 경험적, 이론적 토대 위에 서 있다. 그는 이미 성남시장 시절부터 기본소득 지급을 정책으로 구현했다. 이에 앞서 2004년 성남 구시가지의 대형병원들이 문을 닫으며 의료공백이 심각해지자 당시 이재명 변호사는 공공의료원 설립을 목표로 주민발의 조례를 만들었으나 시의회에서 날치기 당하고 만다. 교회 지하실에서 서럽게 울던 그는 시민의 권한을 대리하는 시장이 돼 직접 시립의료원을 만들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가 정치 입문을 결심한 이유였다.

 

 그의 이런 철학들이 코로나 시대와 맞아 떨어졌다. 주요 선진국도 위기극복을 위해 재정을 퍼붓고 있다. 이 지사의 강단(剛斷)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조기 격상’ ‘도내 대학 기숙사 긴급동원 2천 병상 확보’ ‘확진자 발생시 무조건 생활치료센터로 이송’  등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잘 나가던 이낙연 대표가 추락하는 이유는 그가 지나치게 신중한 나머지 답답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장점인 안정감은 한시가 긴박한 코로나 정국에서는 답답함으로 비쳤다. 이에 비해 이 지사는 한걸음 앞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0…이재명은 대선 선두주자로서 가장 선명한 배경과 개성을 갖고 있으며 이런 점이 그의 입지를 더욱 굳게 하고 있다. 그는 빈곤가정에서 어렵게 자라 서민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다독일 줄 안다. 학력 없는 청소년 시절, 공장 노동자 등을 거쳐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선 이력만 해도 무수한 개천의 용들을 꿈틀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이 지사의 정치적 기반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이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며 탄탄한 행정경력을 쌓았다. 거기에 그는 보수 영남(경북 안동) 출신이다. 호남 출신 정치인은 (개혁이든 보수든)영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지만 영남 출신으로 개혁적인 정치인은 호남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노무현과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케이스다.

 

 게다가 이재명은 젊은(57세)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한국에선 변호사 간판만 갖고 있어도 무시는 안 당한다.

 

 역설적인 사실은 이 지사가 분명한 ‘안티 세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낙연 대표와 또다른 대권주자군인 정세균 총리는 화합형 정치인이다.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러나 그게 바로 이들의 약점이다. 특별히 싫어하는 계층이 없다는 것은 열렬한 지지층도 없다는 뜻이다. 역대 대선주자급 정치인은 누구에게나 안티 세력이 존재했고 이를 극복해가면서 더욱 높이 오를 수 있었다.

 

 이재명에게는 확실한 안티 세력이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그의 정책들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런 공격이 되레 그를 선명하게 돋보이게 한다. 기득권 세력에 맞서는 정의로운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0…이재명의 대선 레이스는 이제부터다. 그가 1강 체제를 확고히 해 압도적 대세론이 형성될지 아직은 판단이 이르다. 보수진영에서 그를 깎아내리기 위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른다. 민주당 안에서도 그에 대한 거부감이 만만찮다.

 

 아무튼 한국처럼 난투극이 벌어지는 정치판에서 살아 남으려면 유약한 지성보다 이재명 같이 뚝심있고 맷집도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 그가 부디 엉뚱한 (미투 같은) 돌발변수에 코가 꿰이는 일 없이 끝까지 완주해주기를 기대한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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