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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가정의 달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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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떨친 고(故) 고광림 박사의 가족사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유명한 사례로 꼽힌다. 고광림(1920-89) 박사와 전혜성(1929~) 박사 부부 가족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받은 박사학위가 무려 11개다. 부부의 특출난 유전자가 자녀들에게 대물림 됐는지, 6남매 모두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손자들 역시 하버드에 진학했다. 


 고 박사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1945년 해방되던 해에 경성제대를 졸업하고 제주 4.3사건 즈음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후 럿거스대에서 정치학박사, 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한 후 센트럴 커네티컷 주립대에서 타계할 때까지 정치학 종신교수로 몸을 담았다. 그는 가는 곳마다 한인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열정을 쏟았으며 주미대사도 역임했다.


 올해 90세인 전혜성 박사는 19세 때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예일대 로스쿨 강단에서 교육자로 활약했다. 전 박사가 어린 아기를 등에 업고 모유를 먹여가며 박사 과정을 마친 일화는 유명하다. 전 박사는 남편과 함께 설립한 동암문화연구소 일에 전념해왔고 지금도 한국역사와 문화를 미국의 각 학교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부모의 영향은 후손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 박사의 자녀 중에는 미 연방 보건부 차관보를 지낸 장남 고경주 박사, 차녀 고경은 예일대 법대 교수, 그리고 예일대 법대학장과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를 거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법률고문을 지낸 3남 고홍주 예일대 교수 등이 유명하다. 


 6남매를 모두 예일대, 하버드대 박사로 키운 고 박사 일가(一家)는 ‘미국이민 100년사를 빛낸 대표 패밀리’로 선정되는 등 미국에서도 연구대상 가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는 커네티컷주 이민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민자를 선정하는 ‘명예의 전당’에 아시아계 최초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0…고 박사 가정이 이처럼 뛰어난 성공을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물론 부부가 특출난 탓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철저한 가정교육이 뒷받침됐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이 가족의 ‘밥상머리 교육’은 자주 회자된다.  


 고 박사 가족은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아침식사는 온 가족이 다함께 모여 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밤새워 공부했어도 반드시 아침식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엄명(嚴命)에 따라 가족들은 아침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식탁에 모여 앉았고, 식사를 하면서 언제나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심지어 고 박사가 지방대학 강의로 한동안 새벽 3시 45분 기차를 타게 되자 아이들을 모두 깨워 2시 45분까지 식탁 앞에 모이게 했다. 이처럼 고 박사 부부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데 온갖 정성을 다했다. 


 “엘리트 보다는 사람이 되어라”를 강조한 전혜성 박사는 자녀들에게 “재능만으로 성공한 사람은 없다. 덕(德)은 사람을 이끈다. 공부는 습관이다”라고 강조했다. 3남 홍주 씨는 바쁜 일상에서도 부모노릇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내 삶의 최우선 순위는 아이들 키우기다. 아이들과 함께 세상을 보는 법과 세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얘기한다. 때로는 실패담도 솔직하게 얘기한다. 내가 부닥치는 어려운 일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도 배우는 게 많다.”고 한다.


0….미국 유수의 대학교들 연구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성적이 좋고 어려서 배우는 단어가 훨씬 풍부하며 문제 해결 능력도 뛰어나다. 성격도 원만하고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도 훨씬 낮다. 


 캐네디 집안에서는 식사시간을 어기면 밥을 주지 않음으로써 자녀들에게 ‘약속과 시간’의 소중함을 가르쳤고, 식사 시간 중 신문기사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이 다른 사람과의 토론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유명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프리 J. 폭스는 주말마다 함께 살지 않는 자녀들과 손자들까지 모두 불러 모아 가족이 저녁을 함께 먹는다. 일요일에는 직접 브런치를 만들어 자녀와 손자들에게 대접한다. 그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식탁에서 경제와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고, 그의 자녀들은 지금 모두 경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다. 밥상머리에서는 예절, 나눔, 절제, 배려를 배우는 수업시간이 된다.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태도는 ‘절제’를, 같이 나누어 먹는 태도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익히는 훈련이다. 함께 식사함으로써 가족간 강한 유대감이 생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한국의 밥상머리 교육은 우리 선조들의 자식 교육법이자 아이들에게 건강과 정서적 안정을 주는 가족애(家族愛) 향상법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상이 바쁘게 돌아가는 요즘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 함께 식사를 해도 TV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가족간 대화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0…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국에서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이 들어 있다. 캐나다도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날(Mother’s Day)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가정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 언제나 웃음꽃이 피고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려면 우선 가족끼리 마주 앉는 밥상머리 시간부터 지켜져야겠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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