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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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부메랑-남에 대해 좋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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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친지들과 한식당엘 갔는데, 칸막이 좌석 너머로 다른 손님들의 대화소리가 들려오는데, 그 중 한 사람이 하는 소리가 귀에 꽂혀왔다. 어느 시상식 얘기인 듯한데, 누구누구에 대해 어찌 그리 소상히도 아는지, “그런 사람은 절대로 상을 받을 자격이 없는데 주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인간이 전에 어땠는 줄 알아요?. ” 처음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넘겼는데 얘기가 계속될수록 듣기가 민망했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뒷맛이 씁쓸했다. 그런데 정작 그런 말을 한 사람이 정말 타인에 대해 그렇게 함부로 평가해도 좋을 만큼 평소 언행이 모범적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으니 더 쓴웃음이 나왔다.    

    
 예전 직장에 다닐 때 회의를 할라차면 다른 업무 등으로 참석을 못하는 직원이 있는데, 그럴 때 직속상사는 예외없이 특정 불참자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곤 했다. “그 친구 참 게을러. 그걸 일이라고 하는지. 속이 터져…” 그런데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없으면 나 또한 그렇게 화젯거리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직원들은 가능하면 회의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런가 하면, 회식자리에서 하는 말은 직장상사나 동료, 또는 주변인들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그런 자리에서는 십중팔구 좋은 말은 듣기가 어려웠다. 대개는 화제 대상의 나쁜 면만 들추어내기 일쑤였다. 


 인간교류의 폭이 좁고 제한적인 이민사회는 더욱 그런 것 같다. 대개 서로 간에 속내를 많이 아는지라 상대방이 어떻게 살아왔고 장.단점은 무엇인지 훤히 들여다 보인다.

그런데 누가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에 대한 말을 할 땐 대체로 호의적인 말은 별로 들을 수가 없다. “그 분 참 훌륭하지. 멋있는 분이야.” 이런 얘기만 들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질 않다. “그 친구, 전에는 형편 없었어. 요즘 조금 살만해지니 되게 거들먹거려. 많이 컸어…” 이런 식이다.


 사람은 누구나 약점을 갖고 있고 장점보다 단점이 눈에 더 크게 보이는 법이다. 그러나 누가 없는 자리에서 상대를 함께 욕하고 험담한다고 해서 대화하는 두 사람 간에 마치 공통분모라도 있는 양, 정이 깊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분명한 것은 그처럼 남의 말을 한 사람은 다른 자리에 가면 거꾸로 내 얘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십중팔구 좋은 말이 아닐 것이다. 남에 대해 좋게 얘기를 안하는 사람은 다른 곳에 가면 나에 대해서도 험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0…말은 부메랑과 같다. 부메랑은 호주의 원주민들이 사냥이나 전쟁 때 사용한 도구다. 목표물에 명중시키지 못한 부메랑은 되돌아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제자리로 돌아오는 부메랑은 종종 던진 사람에게 치명적인 무기로 돌변한다. 우리가 함부로 내뱉은 말들이 언젠가 부메랑이 돼 돌아와 난처한 입장에 놓이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한다. 


 아브라함 링컨은 젊은 시절 친구가 없는 자리에서 그를 비방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빌미가 돼 그 친구로부터 결투신청을 받았고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 뒤로 링컨은 절대로 뒤에서 남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누굴 욕하면 그것은 주변을 빙 돌아 내 뒤통수에 꽃힐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내가 누구를 좋게 얘기하면 그 역시 되돌아 오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그것은 면전에서 대놓고 칭찬한 것보다도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한번은 누가 나보고 “고마워요. 저에 대해 그렇게 좋게 말씀해주셨다면서요?” 하는 것이었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상대방이 없는 곳에서 그를 칭찬하면 그는 후에 반드시 나의 사람이 된다.   


0…말의 상처는 칼로 입는 상처보다도 더 깊다. 말로 남의 가슴을 도려내기 좋아하는 것이 한국인의 좋지 않은 버릇 중 하나다. 오죽하면  ‘남의 말 좋게 하자’는 범국민적 캠페인까지 벌어졌을까. 특히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한 요즘에는 악의적 댓글이 난무하고 대상자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자고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칭찬의 힘은 하면 할수록 더욱 긍정적인 일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잘못을 강조하고 꾸짖을수록 더 큰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커진다. 칭찬은 하되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더 좋다. 특히 본인이 없을 때 남긴 칭찬은 그 호응 가치가 두 배가 된다. 


 새해 토론토 한인사회에는 잇달아 단체장 선거가 실시된다. 그런데 각 단체장 후보들에 대해 긍정적인 말보다는 흠집 내는 말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남을 헐뜯는 사람은 단체장으로 뽑아선 안 된다. 남을 헐뜯는다고 자기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남을 높힌다고 자기의 위상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자신을 낮출수록 위로 올라가는 법이다.              


 사회생활을 올바로 하려면 세치 혀를 잘 놀려야 한다. 성경에도 일렀다. “두루 다니며 한담하는 자는 남의 비밀을 누설하나니, 입술을 벌린 자를 사귀지 말지니라”(잠언 20:19). “남에 대해 좋은 말만 하자” 이것이 나의 새해 다짐 중 하나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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