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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얘기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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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내 앞에서 돈 얘기 하지마. 술맛 떨어진다…” 


 한국에서 친구들끼리 모임을 가지면 대화의 주제가 참 다양하다. 학창시절엔 관심사나 취미들이 비슷했지만 졸업 후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다 보면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주요 관심사는 종사하는 직종만큼이나 달라지게 마련이다. 나의 경우 신문기자생활을 하면서 주로 정치 사회 전반에 걸친 시사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 그때(80~90년대)만 해도 정치적으로 어수선했기에 나는 주로 사회적 정의에 관심이 많았고, 모임자리에서도 주로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경영학과를 나와 그 당시부터 일찌감치 주식투자나 부동산에 눈을 뜬 친구들은 만났다 하면 주로 돈과 주식 얘기만 했다. 그래서 언젠가 한번은 내가 정색을 하며 위와 같이 외쳤다. “야 임마, 너는 돈이 최고냐? 사회는 썩어 문드러지는데”. 그러면 술자리가 갑자기 썰렁해지곤 했다. 당시 내가 아주 싫어했던 직업이 바로 은행원, 증권사 등 소위 돈만 만지는 사람들이었다. 사회적 정의감은 찾아볼 수가 없고 오직 자기 재산 불릴 궁리만 하는 것 같아 경멸해마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입맛이 씁쓸해지는 기억들이지만, 그렇다고 후회는 없다. 일찌감치 이재(理財)에 관심을 갖고 주식투자 등을 하던 친구들은 역시 한밑천 잘 건져 지금은 골프나 치면서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다. 뼛속까지 문과(文科) 성향인 나는 애당초 돈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고,  문학이나 즐기고 자연을 벗삼는, 한량기질을 갖고 있었다. 그러기에 친한 친구라도 너무 현실적인 얘기만 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0…우리 집안은 별 볼일 없는 ‘양반 가문’이었다. 경제적으로 궁핍까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크게 가진 것도 없으면서 명예는 중시하는 집안이었다. 세상엔 오직 펜대 굴리는 직업만 있는 줄 알았고, 손으로 무엇을 만들거나 장사를 해 돈을 버는 일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이를테면 냉수 마시고 이빨 쑤시는, 전형적인 선비집안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나도 누가 구차하게 돈 얘기나 하면 몹시 경멸하는 습성이 배었다. 


 기자생활을 할 때도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분노하며 술이나 퍼마실 줄 알았지, 정작 쌀독에 양식이 얼마나 있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나이가 들어 지금 생각하면 그런 것들이 참 한심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말이지 나는 돈 버는 얘기나 부동산 투자 따위의 얘기를 늘어놓는 사람은 속물(俗物)로 여기며 경멸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런 성향이 변하기 시작했다. 어찌어찌 하다가 지금과 같은 부동산 신문을 만들게 되면서부터 자연히 그런 방면을 도외시한다는 것은 말이 안됐던 것이다. 부동산에 전혀 문외한인데다 관심조차 없었던 내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뉴스를 다루고 기사로 쓰다보니 전문용어도 제법 익히게 됐고 시장흐름도 파악하게 됐다. 특히 아내가 이 일을 하면서부터 나의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실은 내가 이 신문을 만들면서 집사람도 이 일을 하게 됐다). 사실 나는 기자생활을 하면서 주로 정치부에서 일했지 경제부와는 인연이 없었다. 내가 경제부에서 일했다면 관심사도 달랐을 것이다.     


 이전에는 야외에 나가면 아름다운 자연에 빠지고 싯구절을 떠올리곤 했는데, 지금은 저 광활한 땅이 곧 개발될 여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피게 됐고, 저 대지가 개발되면 땅주인은 엄청 부자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됐으니 참으로 놀라운 변신이 아닐 수 없다.     


0…특히 부동산중개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시각이 180도 변했다. 솔직히, 전에는 이 업종에 전혀 흥미도 없었고 그런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었으나 지금은 나보다 수입도 좋고 사회활동도 많이 하는 중개인 분들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변한 것이 나만은 아니다. 우리 딸들도 전에는 콘도 등에 관심조차 없었는데 요즘은 엄마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아서 그런지 점차 흥미와 관심을 갖는 눈치다. 나는 이런 변화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예전같이 부동산에 전혀 무관심하다면 아이들도 장차 그런 일에 관심이 없을 것이고, 그러면 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뒤쳐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제는 주택의 형태와 면적 단위에서부터 모기지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그래, 너희들은 아빠처럼 뜬구름 잡는 이상이나 추구하지 말고 잘 살아다오.” 란 말이 절로 나온다. 


 사람은 어느 분야에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일찌감치 재테크에 눈을 뜨는 것도 나쁠 게 없을 것이다. 높은 이상도 경제적 현실이 받쳐주어야 가능한 것이다.  

 

       

 


0…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했다. 즉, 물건을 보면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부동산의 제일 요체(要諦)는 이것이 아닌가 한다. 일단 물건을 보면 없던 생각도 나게 된다. 콘도에 관심이 없던 분들도 요즘 새 프로젝트가 잇달아 나오면서 상식도 풍부해져가고 있다. 내가 조금만 일찍 이런 방면에 눈을 떴더라면 지금쯤 상황이 조금은 달라졌지 않을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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