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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長壽)도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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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최후 승리자는 살아남는 사람 

-평소 자기관리로 끝까지 버텨내야

 

 

                                            노년의 부부가 함께 건강한 삶을 사는 모습

 

 지난주 90세를 일기로 타계하신 한인사회 원로분의 빈소(殯所)에 다녀왔다. 이 어르신은 50년이 넘는 이민생활을 하시면서 사업도 성공하고 동포사회에도 많은 도움을 베푸셨다.

 자녀들도 잘 풀려 다복한 생활을 누리셨다. 특히 노년에도 어디 크게 편찮으신 데 없이 건강하게 살다 가셨기에 호상(好喪)이라 할만했다.

 유족들도 대체로 평온하게 조문객을 맞았다. 이런 문상(問喪)은 가도 마음이 편하다. 행복하게 수(壽)를 누리다 가신 이런 분들을 보면 부러운 생각도 든다.    

 

0…중국의 유명작가 웨이슈잉(韋秀英)이 쓴 <한 번이라도 끝까지 버텨본 적 있는가>(Stick It Out)란 책이 있다. ‘승부는 폭발력이 아니라 버티는 힘에서 갈린다’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작가는 말한다.    

 “해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버티는 힘, 즉 정직한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서 나온다. 버티는 힘은 거창한 성공이나 위대한 성취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일상의 작고 소소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도 최소한의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

 

 인생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성격이나 재물, 재능이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정신적인 힘, 바로 끝까지 버텨내는 끈기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끈기있게 버텨내야 하는 순간이 참 많다. 하지만 얼마나 끝까지 버텨본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그렇지 못한 순간이 더 많다.

 

0…중국 삼국시대 사마의(司馬懿)라는 인물이 있다. 당대 최고의 지략가 제갈량과 치열한 책략싸움  끝에 결국 제갈량의 북벌을 막아내고 진(晉)나라 건국의 토대를 마련한 그는 말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이다.”

 그는 원래 능력이 출중했지만 그래서 많은 시기와 질투, 위기를 겪으며 살았다. 그런 그는 마지막까지 인내를 하다 단 한번의 일격으로 위나라를 점거하고 추후 진나라를 건국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다.

 인생은 어찌보면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의 경쟁인지 모른다. 오래 버텨 살아남는 자가 바로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0…요즘 환절기여서 그런지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세상을 떠나신다. 개중엔 90세를 훌쩍 넘겨 장수하신 분도 계시는 반면, 70세를 전후해 가시는 분도 있다.

 최근 한국인의 평균 수명을 84세(남자 81세, 여자 87세)라 하는데, 주변에 보면 그보다 더 오래 사시는 분들도 많다.

 

 장수하는 분들은 대체로 열심히 일하고 매사에 적극, 긍정적이며 충실하게 자기관리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오래 사는 것도 노력의 소산이라 하겠다.

 생체유전자(gene)와 집안내력이란 것도 있긴 하지만 그것은 인위적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니 무병하게 오래 살려면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0…오래 사시는 분들께 경의를 표하는 것은 이 모질고 험한 세상을 용케도 버티고 살아남아 가능한 최대한의 수(壽)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생각건대 이 나이토록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할 때가 많다. 돌이켜보면 어려서부터 생명을 잃을 뻔한 위기의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수많이 있었을 것이다.

 최근까지 창궐하던 전염병도 그렇거니와, 어디로 여행을 갔을 때도, 교통사고나 다른 불의의 일로 일찌감치 저세상으로 갔을 수도 있다.

 한국남자들은 군대에서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넘겼는가. 그런데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으니 기적이 아닌가.

 

0…연세드신 분 중에는 전쟁을 겪거나 조국 분단의 와중에서 뜻하지 않게 사상범으로 몰려 목숨을 잃을 위기를 겪으신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름도 모를 무수한 질병에, 끼니도 때우기 힘든 시절도 있었다.

 그런 모진 고난을 헤치고 90, 100세를 산다는 것은 여간한 복이 아니다. 그런 분들께 새삼 경의를 표한다.

 

 내가 운동도 하고 술도 절제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가족과 주변인을 위해서 더욱 그렇다.

 내가 아프면 가족들 모두가 불편하고 생활이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적절한 자기관리는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다. 건강하게 어느 정도까지 살아주는 것은 의무이기도 하다. 

 

0…은유적 표현으로 유명한 김종필 전 총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미운사람 죽는 걸 확인하고, 죽을 때까지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있다가 편안히 숨 거두는 사람이 승자다. 대통령 하면 뭐하나. 다 거품같은거지.”(2015년 2월 부인의 장례 빈소에서).

 그는 5년 전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과연 미운 사람 다 죽는 걸 보고 느긋하게 갔을까.

 내가 오래 살고 싶은 이유도 비슷하다. 온갖 불의와 부정을 저지르고도 떵떵거리며 잘사는 철면피 인간들, 나를 배신한 못된 인간들 앞세우고 느긋하게 뒷짐 지고 따라가고 싶은 것이다.  

 

0…아무리 재능이 특출나도 일찍 죽으면 소용이 없다. 젊은 나이에 요절했으면서도 걸출한 작품을 남긴 천재 예술가들도 있긴 하지만 그들이 더 오래 살았더라면 세상에 더 기여했을 지도 모른다.

 이래서 인생 최후의 승자는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정치 사회적으로 정상에 선 사람도 아니다. 남들보다 더 오래 산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수하시는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험한 세상 버티고 살아내시느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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