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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배경 영화(V)-'망향'(望鄕, Pepe le Moko)(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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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한편 페페는 피에로에게 '레지스는 추와 바늘이 따로 노는 시계 같다'며 믿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나이 어린 피에로가 다짜고짜 레지스와 함께 어머니한테 가려고 하자 참다 못한 페페가 그의 뺨을 때리는데….

 

 그런데 얼마 후 레지스만 돌아오고 피에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사이에 페페는 가비와 춤을 추며 테라스로 올라가서 바다를 구경하자고 하지만 가비는 일행이 있어서 오늘은 안 되고 내일 오겠다고 약속한다.

 

 이때 아이샤(올가 로드)가 피에로가 없어진 사실을 알리자 페페는 이녜스로 하여금 그의 어머니 집 주소로 찾아가 보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가비와 춤을 추고 있는 페페를 본 동거녀 이녜스는 여자로서의 질투심에 불탄다.

 

 한편 페페 일당은 식은 땀을 흘리며 자꾸 밖으로 나가려는 레지스를 피에로가 올 때까지 카드게임방에 감금해놓고 계속 카드놀이를 하도록 윽박지르면서 감시한다.

 

 이윽고 복부에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나타난 피에로가 권총을 빼들고 배반자를 죽이겠다며 레지스에게 다가가다가 그만 쓰러져 죽는다. 동료 지미(가스통 모도)가 그의 총을 뺏어 배반자 레지스를 응징 사살한다.

 

 그 다음날 슬리만이 찾아와 피에로 장례식에 참석하여 기독교식으로 흙 한줌을 얹고 왔다며, 친구의 장례식에도 참석할 수 없는 페페를 안 됐다고 위로한다. 그런 와중에 슬리만에게 가비에 대해 묻는 페페. 슬리만이 "그 여자는 안 온다네. 싸움쟁이를 좋아하겠나?"며 "괴로워하는 구먼."이라고 은근히 위로하자 페페는 "나랑 무슨 상관이겠나?"며 태연한 척 한다.

 

 이 대화를 듣던 이녜스가 '말은 잘 한다'며 질투심을 드러내자 어서 집에 들어가라며 그녀를 밀쳐내는 페페. 슬리만이 "피에로는 죽고 여자는 안 오고… 안 됐다"며 "그런 날도 있는 법이지."라고 말한다. 옆에 있던 친구 카를로스(가브리엘 가브리오)가 "오히려 잘 됐다"며 "난 '달밤의 세레나데'에는 문외한!"이라고 빈정거리자 꺼지라고 고함을 지르는 페페. 가비 때문에 모든 게 싫증나고 의미가 없는 패닉 상태에 빠지는 페페.

 

 이윽고 술만 계속 마시던 그는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만취 상태에서 위험한 시내로 냅다 달려나간다. 사랑을 하면 눈이 멀고 위험은 안중에도 없다! 이녜스가 뒤따라간다. 그러나 어제 오겠다고 약속했던 그 자리에 그녀는 없다.

 

 그때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내가 바보였어. 내가 왜 이리 비열할까?"라고 자책하는 페페. 이녜스가 그를 구한 것이다. 둘은 모처럼 유쾌한 기분으로 서로 달리기 선수라며 치켜세우다가 목이 마르다며 술병을 찾으나 술이 없자 페페는 "이 병도 내 마음같이 속이 비었군!"이라고 중얼거리며 밖으로 나간다.

 

 마침 지나가는 물장수로부터 물 한 잔을 사 마시는데 저쪽 길 구석에 가비가 와 있질 않은가! 은밀한 곳으로 간 페페는 눈길을 끄는 보석에 비단옷, 금으로 휘감은 가비와 같이 있으니 파리의 지하철 소리도 들리고, 페티오에서 먹는 감자튀김과 크림커피 냄새도 난다.…

 "당신 냄새가 좋아."

 "지하철 냄새가 나나요?"

 "1등석 냄새가 나."

 이 곳을 떠나면 안 되느냐고 묻는 가비에게 포위돼 있어 안 된다고 말하는 페페. 시간이 됐다며 또 내일을 약속하며 키스하고 떠나는 가비!

 

 다음 날 페페는 혼자 테라스로 나가서 노래를 부른다. "사랑의 장밋빛이 드리도다. … 떠돌이 삶에 달콤한 키스! 모든 슬픔은 사라지고 만물이 소생하도다." 카스바 사람들이 그의 즐거움을 마치 자기들 것인 양 모두 기뻐한다.

 

 그는 이녜스에게 "오늘 '블랑슈 광장'에서 약속이 있으니 명랑하게 즐겨야 한다"고 말하고 시내로 나간다. [註: 블랑슈 광장(Place Blanche)은 유명한 물랑 루즈(Moulin Rouge) 캬바레가 있는 파리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 곳이다.]

 

 페페는 자신의 자유를 과신하며 가비와 거리낌없이 어울리며 사랑의 행복을 만끽한다. 이미 이녜스의 존재는 그의 마음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한편 페페와 친분을 유지하며 총 없이 맨손으로 잡겠다며 천천히 덫을 놓고 여유있게 기다리겠다던 형사 슬리만은 드디어 페페와 그의 동거녀 이녜스 및 가비의 삼각 관계를 이용하려는 계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 페페를 체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를 카스바 바깥으로 끌어내는 길뿐이다.

 

 슬리만은 알레티 호텔에 머물고 있는 가비의 기둥서방인 맥심을 찾아가 그녀가 카스바를 너무 자주 간다며 여자 혼자 가기엔 위험한 곳이니 자중하도록 해 줄 것을 부탁한다.

 

 가비가 외출 준비를 하자 맥심이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파리 근교 숲'으로 간다고 대답하는 가비. 못 나가게 말리자 이 호텔은 따분한 상가(喪家) 같고, 급사장은 장의사 같아서 여기 올 때마다 가족무덤에 들어오는 기분이라고 대꾸하는 가비.

 

 그러나 계속 말리던 맥심이 "창녀같이 처신한다"며 "나가면 끝장이고 다시는 못 들어온다"고 질책하자, 가비는 그가 투자했던 것들이라며 몸에 걸친 보석들을 모두 벗어놓고 떠난다. 그러다 무슨 생각에 도로 들어와 보석들을 다시 챙겨가는 가비!

 

 이때 급하게 나오는 가비를 복도에서 가로막는 슬리만. 그는 카스바에 갈 필요가 없게 됐다며 아까 므니에 형사(르네 베르제론)가 정당방위로 총을 쏴 페페가 사살됐다는 거짓말로 파리행을 부추긴다. 벽시계가 4시 3분 전을 가리키고 있다.

 

 한편 페페는 5시에 만날 가비를 위해 쿠션, 촛대도 갖다놓고, 꽃병에 꽃을 꽂고 향수도 뿌리고, 2인분의 간단한 식사와 포도주 등을 주문해 놓고 마냥 기다린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7시가 넘었다.

 

 문 두드리는 소리에 급히 나가보니 이녜스다. 방 안을 둘러본 이녜스는 단박에 질투심이 증폭된다.

 

 다음 날에도 오기로 한 가비는 나타나지 않는다. 페페는 친구인 카를로스 편에 가비에게 편지를 보내고는, 카를로스의 부인이며 전직 가수였던 타니아(프레엘)의 집에서 답장을 갖고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데…. (다음 호에 계속)
 


▲ 페페 일당은 밖으로 나가려는 레지스(페르낭 샤르팽·왼쪽 앉은 이)를 피에로가 올 때까지 감금해놓고 계속 카드놀이를 하게 하면서 감시하는데…

 


▲ 복부에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나타난 피에로(질베르 질)가 권총을 빼들고 배반자 레지스에게 다가가다가 그만 쓰러져 죽자 지미(가스통 모도·왼쪽 두 번째)가 레지스를 응징 사살한다.
 


▲ 술에 취해 시내로 달려간 페페를 뒤쫓아간 이녜스(리네 노로)가 그를 구하자 서로 모처럼 유쾌한 기분으로 칭찬한다.
 


▲ 목이 마르다며 술병을 찾으나 술이 없자 페페는 "이 병도 내 마음같이 속이 비었군!"이라며 밖으로 나가는데…
 

▲ 페페는 가비와 함께 있으면 파리에 있는 기분이다. 지하철 소리도 들리고, 테라스에서 먹는 감자튀김과 크림커피 냄새도 난다…


▲ 슬리만 형사(루카스 그리두스)는 알레티 호텔에 머물고 있는 가비의 기둥서방 맥심(샤를 그랑발)을 찾아가 그녀가 카스바에 못 가도록 막아줄 것을 부탁한다.
 


▲ 가비를 위해 2인분의 식사와 포도주, 촛대, 꽃병 등을 세팅해 놓은 방 안을 둘러본 이녜스는 질투심이 증폭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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