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계정 찾기 다시 시도 아이디 또는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손영호 칼럼

youngho2017
37CF71AA-891E-47EB-9C87-A67D08D45FB8
58437
Y
메뉴 닫기
오늘 방문자 수: 128
,
전체: 263,189
로열르페이지 한인부동산 중개인
416-871-3428
[email protected]
메뉴 열기
youngho2017
youngho2017
90984
9208
2021-09-16
WWI 배경 영화 (XI)-'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3)

 

 그들은 신이 창조한 최악의 장소라는 네퓨드 사막(Nefud or Nafud desert)을 횡단한다. 목숨을 건 지옥의 행군이며 로렌스가 아라비아의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첫 번째 도전이었다. 그러나 로렌스는 자기 자신을 믿고 베두인들도 불가능하다고 했던 사막을 밤낮으로 여행하여 마지막에 오아시스에 당도한다.

 

 그런데 가심(I. S. 요하르)이 탔던 낙타가 주인 없이 홀로 대열을 따라오는 게 아닌가. 가심은 밤 사이에 피로에 지쳐 낙타에서 떨어져 낙오자가 된 것이다. 로렌스는 알리 족장과 다른 대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 다시 사막으로 돌아가 결국 가심을 구출해 온다.

 

 알리가 "정말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는 것 같다."며 "엘 오렌스!"라고 부르자 로렌스는 그냥 그대로가 좋다며 칭호를 사양한다. [註: 자기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이 장면은 '로드 짐(1965)', '엘 시드(1961)'를 연상시킨다. 여기서 '엘 오렌스(El Aurens)'는 '로렌스'를 아랍식으로 발음한 것이며 '아라비아의 로렌스'라는 뜻으로 바로 이 영화의 제목이자 그의 별명이다.]

 

 어쩌면 그의 마음 한 편에는 아랍인들보다 근대적인 문명을 지닌 대영제국의 지식인이라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우월감의 한 구석엔 자신의 태생, 즉 귀족인 토머스 채프먼 경의 친자이면서도 서자(庶子) 출신이었기 때문에 귀족 칭호를 받을 수 없었던 과거의 열등감이 자리하고 있다. [註: 영국·아일랜드계 준남작(Baronet)이었던 토머스 채프먼 경(Sir Thomas Robert Chapman, 1846~1919)은 첫 부인 사이에 딸만 넷을 두었는데, 15살 연하의 가정부 새라 로렌스(Sarah Lawrence, 1861~1959)와 열애에 빠져 아예 이름까지 '토머스 로버트 로렌스'로 바꾸고 새살림을 차려 여러 곳으로 옮겨다니며 1885~1900년 사이에 아들만 다섯을 낳았다. 그 중 둘째가 1888년 8월16일에 태어난 T. E. 로렌스이다. 그후 1896년에 애들의 교육문제 때문에 옥스퍼드에 정착했지만 서자인 아들들에게는 귀족 칭호와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새라 로렌스는 98세까지 살다 옥스퍼드에서 사망했다.]

 

 이 얘기를 듣던 알리가 "그러면 이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칭호를 받아들인 로렌스는 과거를 괴로워하며 돌아눕는다. 이때 이불을 덮어주던 알리는 몸종이 빨아 불에 말리고 있는 그의 군복을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

 

 다음 날 알리는 로렌스에게 베니워시 족장의 아랍 의상을 선물한다. 모두들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은 족장의 복장을 입을 자격이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낙타 타기도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하자 직접 시승을 해보는 로렌스.

 

 멀리까지 타고 가서 혼자 왕이 된 듯 허리에 찬 단검을 뽑아들고 폼을 잡아보는데, 어쩌면 영국에서 못 이룬 귀족의 꿈을 아랍에서 비로소 이룬 것에 대한 자부심과 성취감에 더 없는 행복감을 느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장면은 피터 오툴의 푸른 눈동자와 유난히 파란 빛을 띠는 비수의 칼날이 하얀 의상과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는 명장면 중 하나로 기억된다.

 

 이때 이를 지켜보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하는 로렌스. 그 자는 "내 우물을 축내고 있는 사람들과 한 패냐?"고 물으며 자기는 하위탓 족장인 아우다 이부 타이(앤서니 퀸)라고 소개한다. 로렌스는 자기가 아는 아우다는 네퓨드 사막을 건너온 사람들과 물 따위를 가지고 시비 거는 졸장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한껏 치켜세워 주고, 파이살 왕자의 친구라는 로렌스의 말에 아우다는 선뜻 하위탓 족이 거주하는 '와디 럼'의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註: 하위탓(Howeitat)족은 지금의 사우디 아라비아와 요르단에 살고 있는 베두인 아랍 종족(Bedouin Arabs) 중 하나이다. 그 족장인 아우다 아부 타이(Auda Abu Tayi, 1874~1924)는, 파이살 왕자가 '이슬람의 선지자'였다면 그는 '아랍 항쟁군의 영웅'으로 불린다. 그는 T. E. 로렌스의 '지혜의 일곱 기둥'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격하기 쉬운 성격이지만 관대하고 겸손하고 정직하며 따뜻한 친절과 사랑을 베푸는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그들의 은밀한 거처인 '와디 럼(Wadi Rum)'은 로렌스와 파이살 왕자가 찾던 바로 그 장소였고, 결과적으로 오스만 터키의 감시로부터 벗어나 아카바(1917년 7월) 및 다마스쿠스(1918년 10월)를 점령할 수 있었다. 그의 무덤은 요르단 수도인 암만(Amman)에 있다. 이 역의 앤서니 퀸도 실제 아우다 아부 타이와 너무나 닮았다.]

 

 그날 밤 만찬을 하는 동안 로렌스는 터키군과 적당한 거래를 하고 있는 아우다를 '터키를 섬기는 하인'으로 묘사하여 그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그리고 아카바의 터키 진지에 엄청난 금괴가 있다고 설득하여 드디어 아카바 공격에 참여시킨다. 아랍 통일보다 황금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그에게는 명분보다 실리(實利)를 미끼로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로렌스의 계획은 알리의 부하가 아우다의 부하 한 명을 죽인 사건 때문에 거의 틀어지게 된다. 부족 간의 싸움 때문에 동맹이 깨지기 직전, 로렌스는 자기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니 아무도 감정 상하지 않을 터이니 스스로 그 살인자를 처벌하겠다고 선포한다.

 

 그런데 그 살인자가 그가 사막에서 천신만고 끝에 구출해줬던 가심임을 알고 놀란다. 하지만 대의를 위해 괴롭지만 그를 사살하는 로렌스. [註: 이때 알리가 차고 있던 권총을 사용했는데, 첫 장면 우물가에서 탈취했던 바로 로렌스의 권총이다. 또한 이 장면은 제갈공명의 '읍참마속(泣斬馬謖)' 고사를 떠올리게 한다.]

 

 아우다는 차라리 그때 죽게 내버려 두는 게 나았다고 하고, 알리는 당신이 구했던 사람이었으니 그의 운명도 당신 것이라며 처형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자신이 구한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 로렌스의 마음이 괴로운 건 어쩔 수 없다. 여기서도 서구와 사막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다음 날 아침, 전투에 나서는 전사들을 환송하는 하위탓족 아낙네들의 독특한 괴성이 와디 럼 협곡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출전한 아랍연맹군들이 아카바의 터키군 수비대를 공격한다. 로렌스의 예상이 적중하여 아카바를 점령한 후 알리는 로렌스를 정복자로 격찬한다. 1917년 7월의 일이었다.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밀어붙인 신념의 승리였다. 성공은 행하는 자가 얻을 수 있으며, 운명을 탓하거나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리는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한편 아우다는 아카바 터키 요새에 황금은커녕 쓸모없는 종이에 불과한 지폐뿐이라며 로렌스가 거짓말을 했다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소란을 핀다. 그러자 로렌스는 영국 황제가 5천 기니 금화를 아우다 이부 타이에게 주겠다는 서약서를 써주고 달래며 10일 안에 자기가 금이든 대포든 갖고 오겠다고 약속하는데….(다음 호에 계속)

 

▲ 로렌스는 파이살 왕자(알렉 기네스·오른쪽)에게 50명의 정예 군인을 요청하는데 그 리더가 알리 족장(오마 샤리프·가운데)이다.

 

▲ 10대 고아소년인 파라지(미셀 레이)와 다우드(존 디메치)가 로렌스의 몸종이 되겠다고 하자, 그는 알리 족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둘다 고용한다.

 

▲ 로렌스 일행이 낙타를 타고 신이 창조한 최악의 장소라는 네퓨드 사막을 횡단하기 위해 출발을 서두르고 있다.

 

▲ 네퓨드 사막 횡단은 목숨을 건 지옥의 행군이며 로렌스가 아라비아의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첫 번째 도전이었다.

 

▲ 로렌스가 낙오자가 된 가심을 구출하러 가려고 하자 알리 족장이 이미 죽은 목숨이라며 한사코 만류하는데…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90823
9208
2021-09-09
WWI 배경 영화 (XI)-‘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2)

 

(지난 호에 이어)

 계곡에서 야영을 하는 동안 왕자의 막사에선 대령과 중위를 앉혀놓고 마지드(가밀 라티브)가 코란 강론을 한다. "코란은 많이 암송할수록 쉬워지고 많이 읽을수록 좋습니다. 이것이 보상받는 최상의 방법입니다."고 말하는데 아까 우물에서 만났던 알리 족장이 들어온다.

 

 앉아있던 로렌스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고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살기가 돈다. 이를 간파한 파이살 왕자가 조용히 한 손을 들어 진정시킨다.

 

 다시 마지드의 강론이 이어지는데 파이살이 "미래는 과거보다 나을 것이오."라고 부연(敷衍)하자 로렌스가 즉각 코란의 구절을 암송한다. "결국 신은 당신을 풍족케 해주고 만족시켜 주실 것입니다."라고 끝맺음을 해 파이살 왕자와 알리 족장의 비상한 관심을 끈다.

 

 그때까지 오랜 강론에 지루함을 느끼던 브라이튼 대령이 헛기침을 한 후 '옌보'로 후퇴하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화제를 돌린다. 파이살 왕자가 "수에즈 운하는 영국에게나 중요하지 아랍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자 브라이튼 대령은 "영국과 아랍의 관심은 동일하다."고 항변하는데 옆에 있던 알리 족장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투로 경멸한다.

 

 이에 대령이 "옌보로 후퇴하면 영국은 무기, 전략, 훈련 등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재차 다짐하자 파이살과 알리는 그러면 대포를 달라고 요구한다. 사실 영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아랍인들에게 대포 등 최신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 때문에 브라이튼 대령이 '대포보다 훈련이 더 중요하다'는 구차한 변명으로 설득하려는 것임을 간파했던 것이다.

 

 '영국이 작은 국토와 적은 인구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훈련이 잘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훈련을 재차 강조하자, 파이살은 '해군과 대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변하는데, 이 말에 로렌스가 동의하자 대령은 "자네는 군사 조언가가 아니다. 누구의 명령을 듣는거냐?"며 화를 낸다.

 

 이에 파이살이 그냥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라고 무마한다. 양측의 이익을 얻기 위한 정치적 암투는 이렇게 치열하다. 옆에 있던 마지드가 "여기서는 파이살 왕자님을 따라야 한다."고 점잖게 일침을 놓는다. [註: 에미르 파이살(Emir Faisal, 1883~1933) 왕자는 메카의 대종주 후세인 빈 알리(1854~1931)의 셋째 아들로 1920년 시리아 아랍 왕국의 왕이었고, 1921년 8월23일부터 죽기까지 이라크 국왕으로서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통합을 장려하여 인종, 종교를 초월한 '범아랍 독립국가'를 창설하기 위해 노력했다. 1933년 9월8일 48세의 나이에 스위스 베른에서 건강진단을 받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는데 그의 개인 간호사는 죽기 직전 비소 중독의 흔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역의 알렉 기네스는 실제 파이살 왕자와 너무도 닮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로렌스가 말한다. "폐하 생각이 맞습니다. 사막은 '노가 필요없는 바다'입니다. 그 바다에선 베두인이 우위를 차지할 겁니다. 지리에 익숙하니까요. 옌보로 후퇴하면 아랍군은 영국군의 예하(猊下)부대로 전락합니다." 그러자 브라이튼 대령이 "자넨 배신자야!"하고 몰아붙인다. [註: 옌보(Yenbo)의 정식 명칭은 Yanbu' al Bahr (Spring by the Sea)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서부에 있는 홍해의 주요항구이다. 석유화학 및 정유 산업 단지가 집결돼 있어 주로 외국 근로자들로 인구가 형성돼 있고, 수에즈 운하를 통해 서유럽으로 오일을 수송할 수 있는, 그 이름처럼 '바다의 샘'인 주요 거점이다.]

 

 영국이 아라비아에까지 욕심이 있음을 간파하고 있는 파이살 왕자가 "한창 젊을 때라 열정으로 가득해서 그러니 할 말은 하게 놔둡시다."라며 이를 수습한다. 그리고 후퇴에 관한 결정은 내일까지 하겠다며 모두 물러가게 한다.

 

 로렌스와 독대한 파이살 왕자는 그에게 "영국과 아라비아를 동시에 충성할 수 있느냐?"며 "사막을 사랑하는 것이 마치 하르툼의 고든 장군을 닮았다."고 말한다. [註: 대영제국의 찰스 조지 고든(Charles George Gordon, 1833~1885) 장군은 열렬한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였으며, 1885년 1월26일 북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하르툼(Khartoum)을 함락시켜 수단 총독이 되었지만 반란 토민을 토벌하던 중에 총독 관저에서 토민병이 던진 창에 찔려 죽어 효수(梟首) 당했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1966년 찰턴 헤스턴, 로렌스 올리비에 주연의 '하르툼 공방전(Khartoum)'이다. 또 하르툼에 파병된 이른바 영국 고든구원군을 다룬 영화가 히스 레저 주연의 '네 개의 깃털(The Four Feathers·2002)'이다.]

 

 그리고 이어서 "9세기 전 '코르도바'의 위대함을 되찾기 위해 영국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지만 아무도 가져다 줄 수 없는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영국의 이익에 반하여 아랍을 위해 "지금이 다시 위대해질 때입니다."라고 말하는 로렌스의 비범한 식견에 커다란 감명을 받는 파이살 왕자. [註: 코르도바(Cordoba)는 711년 이슬람 세력에게 정복 당한 후 그리스도교 세력에 의한 레콩키스타(Reconquista)가 완료된 15세기 말까지 7세기 반 동안 인구 50만 명에 이베리아 반도의 수도 구실을 한 번영의 도시였다. 중세의 유려한 이슬람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스페인의 도시다.]

 

 그의 막사를 나온 로렌스는 사막을 걸으며 홀린 사람처럼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다음 날 동이 틀 때까지 생각에 잠긴 로렌스는 옆에 두 소년이 온 것도 모른 채 주먹을 불끈 쥐며 "아카바!"라고 소리친다. 해법을 찾은 것이다.

 

 그 곳은 물자를 하적할 수 있는 항구가 있는 곳이며 또한 영국 해군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요새화된 곳으로 터키군 대포는 바다로 조준, 고정돼 있을 뿐 육지 쪽은 무방비 상태이므로 소규모 병력으로도 충분히 점령할 수 있다는 것이 로렌스의 판단이었다. [註: 아카바(Aqaba)는 홍해의 북동단, 아라비아 반도의 최서단에 위치한 전략적 산업 도시로 '홍해의 신부(新婦)'로 불리는 요르단의 유일한 항구이다. 1917년 오스만 터키가 점령하고 있던 이 곳을 T. E. 로렌스와 아우다 이부 타이가 주도한 '아랍 반란군'에 의해 탈환되었다. 지금은 와디 럼, 페트라와 더불어 요르단 3대 황금 관광지의 허브다.]

 

 로렌스는 파이살 왕자에게 50명의 정예 군인을 요청하는데 그 리더가 알리 족장이다. 물론 50명의 특공대가 모험을 감행한 것은 아카바를 점령함으로써 아랍에 돌아올 이익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랍인들조차 감히 시도해보지 못한 사막횡단을 이끈 것은 아라비아를 위하는 로렌스의 진심이었다.

 

 사막에 들어서기 전 오아시스에서 여장을 풀고 있는데 10대 고아소년인 다우드(존 디메치)와 파라지(미셀 레이)가 뒤따라와 로렌스의 하인이 되겠다고 한다. 그는 알리 족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몸종으로 고용한다. 로렌스는 장군에게 스스럼없이 대하듯 신분의 차이가 문제될 것이 없는 자유인이었던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 로렌스와 베두인 안내인 타파스(지아 모혜딘)가 파이살 왕자를 만나러 사막을 횡단하고 있다.

 

▲ 허가 없이 마스투라 우물 물을 마셨다는 이유로 안내인을 멀리서 장총으로 쏴 죽이고 나타나는 하리스 족장 알리 엘 카리쉬(오마 샤리프). 왼쪽 로렌스 발 앞에 안내인에게 주었던 권총이 떨어져 있다.

 

▲ 로렌스가 안내자에게 선물로 주었던 권총을 챙기는 하리스 족장 알리 엘 카리쉬(오마 샤리프). 로렌스로 상징되는 서구 문화와 알리로 상징되는 아랍 문화의 첫 충돌 장면이다.

 

▲ 터키군의 무장 경비행기 2대가 나타나 파이살 왕자의 진영을 무차별 공격한다. 현대식 무기를 접해본 적이 없는 아랍군은 말과 낙타를 타고 칼로 무모하게 싸운다.

 

▲ 로렌스(피터 오툴, 왼쪽)에게 "영국과 아라비아를 동시에 충성할 수 있느냐?"며 "사막을 사랑하는 것이 마치 하르툼의 고든 장군을 닮았다."고 말하는 파이살 왕자(알렉 기네스).

 

▲ 사막에서 동이 틀 때까지 생각에 잠긴 로렌스는 옆에 두 소년이 온 것도 모른 채 주먹을 불끈 쥐며 "아카바!"라고 소리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90689
9208
2021-09-02
WWI 배경 영화(XI)-‘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1)

 

 제1차 세계대전 배경영화 시리즈 10편을 연재한지 거의 1년이 되었다. 이제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소개하고 WWI 시리즈를 끝맺음 할까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차 대전 종전 후인 1918년으로, 승전국인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열강이 수에즈 운하를 둘러싸고 오스만 터키 제국, 아라비아 반도 외 아랍 지역 간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무렵이다. 이 점에서 보면 WWI 시리즈의 후속 작품이라고 하겠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Thomas Edward Lawrence, 1888~1935)의 자서전인 '지혜의 일곱 기둥(Seven Pillars of Wisdom: A Triumph·1935)'을 바탕으로 만든 역사적 대서사극이다. 제작비 1,500만 달러, 전세계 흥행수입 7천만 달러를 기록한 대작.

 

 이 영화는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던 작품으로 1991년 미의회도서관 소속 국립영화보관소에 '보존할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제작된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100대 영화(2007년) 중 7위에 올라있는 명작으로 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있다.

 

 1962년 수퍼 파나비전 70mm 와이드 스크린. 컬럼비아사 배급. 제작 샘 스피겔. 각본 마이클 윌슨, 로버트 볼트. 감독 데이비드 린. 음악감독 모리스 자르. 촬영감독 프레디 영. 출연 피터 오툴, 알렉 기네스, 앤서니 퀸, 오마 샤리프, 앤서니 퀘일, 잭 호킨스, 클로드 레인즈, 아서 케네디, 호세 페레 등 호화 캐스팅.

 

\ 러닝타임이 222분이라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지는데 서곡이 있고 중간에 휴게시간이 있다.

 

영화는 1935년 T. E. 로렌스(피터 오툴)가 오토바이를 몰고 스피드를 즐기며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 자전거를 끌고오는 두 소년을 피하려다 사고로 죽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성 바울 대성당에서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 취재하기 위해 온 한 기자가 조문객들에게 이 베일에 가린 유명인 로렌스에 대해 탐문하지만 모두 코끼리 다리만지기 식으로만 알고 있다.

 

 장면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인 1918년 카이로. 당시 수에즈 운하를 둘러싸고 영국과 오스만 터키 제국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을 무렵, 영국 정보국 소속의 육군 중위 로렌스는 지도를 그리고 동료들에게 성냥불을 손으로 끄는 장난을 해보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다. [註: 이 성냥불 끄는 장면은 그의 다가올 운명에 대한 암시이기도 한데, 린 감독은 '라이언의 딸(1970)'에서는 오히려 성냥불을 켜는 장면으로 죽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때 아키벌드 머레이 장군(도널드 월핏)의 호출을 받고 간 로렌스가 인터뷰에서 아라비아에 대한 전략을 건의하자 장군은 처음에는 그를 건방지게 생각한다. 로렌스는 얽매이기 싫어하는 '개성' 때문에 명령에 복종하기보다는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다보니 오만하게 보일 뿐 음악과 문학에 조예가 깊고, 고고학 지식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아랍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까지 능통하여 한마디로 박학다식한 장교이다. [註: 그는 당시 오스만 터키 지배하의 시리아를 3개월간 1,600㎞를 걸어서 답사하여 쓴 '유럽의 군사건축 양식에 십자군이 끼친 영향'이란 논문으로 옥스퍼드 대학을 수석 졸업한 인재였다.]

 

 그러나 아랍 정치자문관 드라이든(클로드 레인즈)이 "큰 일도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며 머레이 장군을 설득하여 오스만 터키에 대항하는 아랍 파이살 왕자의 참전 및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결국 로렌스에게 안내자 한 명을 붙여 3개월 간 아라비아 파견을 명한다.

 

 로렌스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카이로보다 매력적인 사막을 더 동경했다. 사막 횡단 여행 중 해돋이의 장관과 청량한 별과 은하수가 또렷한 밤하늘, 그리고 사구(砂丘)의 풍광은 너무 아름답다. CG도 없던 시절, 이런 장면들을 포착하기 위해 그렇게 제작 기간이 많이 걸렸으리라.

 

 로렌스의 베두인 안내인 타파스(지아 모혜딘)가 마스투라 우물 물을 마시는데 저 멀리 신기루 같은 물체가 다가온다. 한참 후에 실체가 나타난 하리스 족장 알리 엘 카리쉬(오마 샤리프)는 허가 없이 물을 마셨다는 이유로 멀리서 타파스를 장총으로 쏴 죽인다.

 

 로렌스가 "나도 마셨소. 그는 내 친구였소."라고 하자 "당신은 괜찮소. 그는 하찮은 인간이었소. 우물이 중요하지."라며 이름을 묻는 알리. 그러나 안내자의 죽음에 분노한 로렌스는 친구에게만 가르쳐준다며 자기는 '살인자 친구'는 없다고 말한다.

 

 생명보다 귀한 물을 둘러싼 사막 부족 간의 오랜 영역싸움에 기인한 살상이다. 이방인 로렌스는 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마셔도 괜찮지만 베두인이었던 안내인은 마실 수 없다는 얘기다.

 

 로렌스가 안내자에게 선물로 주었던 권총을 챙기고 떠나는 알리 족장에게 로렌스는 '아랍 부족끼리 서로 싸우는 한 힘을 키울 수 없다'며 '그 이유는 당신처럼 탐욕적이고 야만적이기 때문'이라고 배짱 있게 말한다.

 

 그 말에 호감을 보인 알리가 다시 돌아와 여기서 하루 걸리는 파이살 왕자가 있는 와디 사프라까지 자기가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로렌스는 호의를 거절하는데…. [註: 우리는 여기서 로렌스로 상징되는 서구 문화와 알리로 상징되는 아랍의 문화가 첫 충돌을 일으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혼자서 두 낙타를 끌고 나침반에 의지하여 사막을 건너는 로렌스. 협곡을 지나면서 혼자 노래를 부르는데 그 소리가 메아리친다. 거기서 뜻밖에 파이살 왕자의 군사자문관인 브라이튼 대령(앤서니 퀘일)을 만난다. 그런데 그는 대뜸 부하인 로렌스에게 메디나 전선에서 터키군에게 완패하여 아랍인들의 사기가 꺾인 상황이니 입다물고 조용히 평가만 하고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이때 터키군의 무장 경비행기 두 대가 나타나 파이살 왕자의 진영을 무차별 공격한다. 현대식 무기를 접해본 적이 없는 아랍군은 말과 낙타를 타고 칼로 무모하게 대항하는데….

 

 그 와중에 브라이튼 대령과 로렌스 중위가 파이살 왕자(알렉 기네스)를 알현(謁見) 한다. 파이살 군대는 자문관인 브라이튼 대령의 지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1962)' 영화포스터

 

▲ 1935년 T.E. 로렌스(피터 오툴)가 오토바이를 몰고 스피드를 즐기며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 사고로 죽는 것으로 시작한다.

 

▲ 성냥불을 손으로 끄는 장난을 해보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는 로렌스(맨 우측). 이 장면은 그의 다가올 운명에 대한 암시이다.

 

▲ 아랍 정치자문관 드라이든(클로드 레인즈)이 머레이 장군을 설득하여 로렌스에게 3개월 간 아라비아 파견을 명한다.

 

▲ CG도 없던 시절, 자연 그대로의 사구(砂丘)의 풍광이 너무나 아름답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90534
9208
2021-08-26
WWI 배경 영화 (X)-‘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5.끝)

 

(지난 호에 이어)

 이 사건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형과 동생은 앙금을 풀게 되었고, 아버지는 그동안 냉대했던 장남 알프레드를 힘껏 끌어 안는다. 그리고 크게 웃는다. 다시 방랑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트리스탄은 마지막으로 형에게 자신의 아이들을 돌봐 달라고 부탁하고 알프레드는 '영광'이라며 기꺼이 받아준다.

 

 단칼이 춤을 추며 죽은 세 녀석들 주위를 돌아다니는데, 그가 직접 죽인 게 아니기 때문에 두피를 벗길 수 없어 그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의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그날 밤 우리는 시체와 차를 미주리 주 어느 깊은 웅덩이에 버렸다." 이로써 알프레드의 정치적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되었음을 암시한다.

 

 이제 첫 장면과 마찬가지로 단칼의 내레이션으로 끝을 맺는다. 시간은 흐르고 트리스탄이 사랑했던 거의 모든 이들이 마치 바위같은 그에게 부딪쳐 깨져 버리듯이 일찍 죽었다. 이때 장면은 빼곡히 들어찬 가족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트리스탄은 오래 못 살거란 자기의 예상이 틀렸고, 그 자식들의 가정까지 지켜보면서 존경받는 긴 삶을 살았단다. 그는 야생의 삶을 살았고 사냥이 한창이던 북부에서 1963년 9월에 죽었다고 한다. 어느 숲에서 곰과 대결을 벌이다가 다시 자연으로 영원히 돌아간 장려한 죽음이었다고. 그의 무덤은 찾을 수 없으나 그는 이승과 저승의 중간 어딘가에 있을 거라며 '가을의 전설'은 전설처럼 막을 내린다.

 

 영화 "가을의 전설"은 시대가 길고 이야기가 방대한 만큼 단 몇 줄로 요약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수잔나라는 한 여인을 둘러싼 삼 형제의 운명과 한 가문의 몰락을 애절한 주제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배경과 서사적인 스토리, 등장인물들의 촘촘한 감정선이 어우러져 스산하고 처연한 가을 분위기의 전설로 끌어간 명작이다.

 

 특히 야성미 넘치는 풍운아이자 수잔나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사로잡는 주인공 트리스탄을 비롯하여 삼형제를 다 거쳐야 했던 기구한 운명의 수잔나는 뇌리에 오래오래 남는다.

 

 하지만 가장 슬픈 이는 장남 알프레드가 아니었나 싶다. 동생 때문에 아버지로부터도, 사랑하는 아내까지도 진정한 사랑은커녕 냉대와 홀대를 받으며 갈등 속에 살아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세상은 역설적으로 원칙에 충실하며 대의를 위해 깨끗하게 사는 사람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일까….

 

 트리스탄 역의 브래드 피트(Brad Pitt·58)는 이 영화에서 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1992)'에서 첫 주연을 맡고, 톰 크루즈와 공연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를 거쳐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2002년에 영화사 'PLAN B'를 설립하여 '노예 12년(12 Years a Slave·2013)'의 제작자로써 작품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 및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2020)'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2019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까지 25년여의 배우 생활 동안 50편 정도의 영화에 출연했다.

 

 2005년 영화 'Mr. & Mrs. Smith'에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46)와 공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둘은 연인이 되었다. 두 사람은 이때부터 사실혼 관계로 있다가 2012년 4월13일 약혼하고 2014년 8월23일 프랑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했다.

 

 사실혼 관계에 있을 때인 2006년 5월27일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졸리는 피트의 딸 샤일로 누벨 졸리-피트를, 2년 후인 2008년 7월12일에 이란성 쌍둥이 아들 녹스 레온 졸리-피트와 딸 비비엔 마르셀린 졸리-피트를 프랑스 니스에서 출산했다.

 

 이 3명의 친자녀 외에 2002년 캄보디아 태생의 매독스 치반(남·20), 2005년에 에티오피아 태생의 자하라 말리(여·16), 2007년에 베트남 태생의 팍스 티엔(남·18)을 법적 자녀로 입양하여 현재 3남3녀를 키우고 있다.

 

 2006년에 졸리-피트 재단(Jolie-Pitt Foundation)을 설립하여 아프리카, 캄보디아, 아프가니스탄 등에 거주지, 수자원, 교육, 의료 시설 등을 지원하는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수잔나 역의 줄리아 오먼드(Julia Ormond·56)는 영국 배우로 1993년 '마콘의 아기'로 영화에 데뷔했고, 1995년 빌리 와일더 감독의 '사브리나(1954)'를 리메이크한 시드니 폴락 감독의 동명의 영화에서 해리슨 포드의 상대역인 사브리나 페어차일드 역으로 전격 캐스팅되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에서 캐롤린 풀러 역으로 잘 알려진 청순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그녀는 2005년 12월 유엔친선대사로 활동했고, 2007년 '노예 및 인신매매 방지 동맹(ASSET)' 기구를 설립하여 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에이던 퀸(Aidan Quinn·62)은 아일랜드 출신 배우로 80여 편의 영화에 출연. 1984년 'Reckless'로 데뷔. '수잔을 찾아서(1985)'에서 마돈나와 공연한 데즈 역, '미션(1986)'에서 로드리고 멘도사(로버트 드 니로)의 동생 펠리페 멘도사 역, 2011년 '언노운'에서 마틴B 역 등으로 우리와도 안면을 튼 배우.

 

 퀸은 스포츠광으로 시카고 야구팀인 시카고 커브스, 위스콘신 풋볼팀인 그린 베이 패커스, 농구 마이클 조던, 테니스 로저 페더러, 프로 골퍼 로리 매킬로이 등을 후원하고 있다.

 

 끝으로 이 영화에 출연하는 곰은 실제의 곰으로 이름이 바트 더 베어(Bart the Bear, 1977~2000)이다. 소유주이며 조련사인 덕과 린 세우스 부부가 유타 주 허버 시에 있는 Wasatch Rocky Mountain Wildlife Ranch에서 키운 곰이다. 바트는 장 자크 아노 감독의 1988년 영화 'The Bear'에 출연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Labatt Blue, Tums, Kodiak 등의 기업광고에도 등장하였다.

 

 키 290cm, 몸무게 680kg의 바트는 199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출연하여, 사회를 보던 마이크 마이어스에게 수상자 명단 봉투를 건네주기도 하여 사랑을 받았다. 2000년 5월10일 오른쪽 발톱에 생긴 종양이 퍼져 23살에 안락사하여 세우스 랜치에 묻혔다.

 

 세우스 부부는 바트가 죽기 전 2000년생인 알래스카 갈색곰을 사들여 같은 이름을 붙이고 'Little Bart'라고 부르며 1990년 몬태나에 설립한 'Vital Ground' 재단에서 훈련을 시키고 있다. <끝>

 

▲ 수잔나(줄리아 오스먼드)가 화장대에서 곱고 긴 머리카락을 자르고, 트리스탄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절망하여 권총으로 자살하는 충격적인 장면.

 

▲ 트리스탄의 복수전에 대비하는 단칼(고든 투투시스)과 로스코 데커(폴 데스몬드). 단칼은 아들 새뮤얼을 티피에 데리고 가서 인디언 치장을 해주며 의식을 치르고, 데커는 높은 언덕에 숨어서 경찰차와 경찰관을 장총으로 정확히 저격한다.

 

▲ 존 T. 오베리언(로버트 위즈든)과 티너트 보안관(케네스 웰쉬)과 기관총을 든 경찰이 들이닥쳐 모두 인질로 붙잡는다.

 

▲ 긴 외투 속에 감춰온, 트리스탄이 선물했던 장총으로 먼저 오베리언을 저격한 뒤 곧바로 기관총을 든 경찰을 향해 불을 뿜는 러드로우 대령(앤서니 홉킨스).

 

▲ 세 악당 중 마지막 남은 보안관을 사살하는 알프레드(에이던 퀸). 이 일로 트리스탄과 아버지와 화해하게 되고, 동생의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쾌히 승낙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90380
9208
2021-08-19
WWI 배경 영화 (X)-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4)

 

 [註: 알 카포네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만든 술을 '밀주'라고 부르던 인간들이, 그걸 은쟁반에 담아서 내놓으니까 '접대'라고 부르면서 기뻐한다. 내가 이 사업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는 정치인들처럼 비싼 옷을 입고 개소리를 지껄이는 한심한 인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을 몰랐다." 법으로 금지가 되니까 사람들은 그로 인해 생긴 술의 희소성에 집착해 오히려 전보다 더 마셔댔고, 그런 행위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다보니 마피아를 필두로 한 불법적인 세력들이 손을 뻗쳐서 그들에게 막대한 자금력과 힘을 실어주는 등 금주법은 긍정보다는 많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어느 날, 트리스탄 식구와 페트 데커 부인 그리고 단칼이 밀주 사업차 헬레나로 간다. 아들 새뮤얼 데커 러드로우(데이비드 케이)를 목말을 태우고 가던 트리스탄 일행은 길거리에서 형 알프레드 부부를 만난다. 수잔나는 '새뮤얼'이라는 이름에 옛추억을 떠올리고, 예쁜 딸 이자벨(크리스틴 하더)을 안아보며 마치 자기 아이인 것처럼 느끼는 듯하다. 옛날에 그녀가 트리스탄에게 아들을 낳으면 새뮤얼, 딸을 낳으면 이자벨이라고 이름 짓자고 약속하지 않았던가? 이 장면도 참 애련하다!

 

 헬레나 시내에서 가게에 밀주를 공급하고 돈을 받아 챙긴 후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이를 엿본 제임스 오베이넌과 보안관 및 경찰들에 의해 바위계곡의 좁다른 산길에서 검문을 받는 트리스탄 일행.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한 경찰관이 바위 절벽으로 기관총을 난사하고, "당신이 금주법에 위배되는 물건들을 유통한 정보가 있소."라고 검문 이유를 말한다.

 

 이에 트리스탄이 차에서 내려 "제 아버지를 위한 위스키 얘기라면 맞소"라고 말하는 순간 데커 부인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린다. 차에 타고 있던 이자벨이 산 절벽으로 발사한 총의 유탄에 맞아 절명한 것이다.

 

 이에 분개한 트리스탄이 그 경찰관을 개 패듯 반쯤 죽여 놓지만 중과부적으로 오베이넌의 곤봉세례를 맞고 쓰러진다. 그의 안주머니에서 아까 받은 돈봉투를 빼앗아 돌아가는 제임스 오베이넌과 그 일당들.

 

 이자벨의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오니 형 알프레드가 와있다. 형은 동생에게 '정말 끔찍한 비극'이라며 눈물로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그러나 대령은 보고 싶지 않다며 돌아서 버린다. 이자벨의 죽음 때문에 또 정부를 원망하기 때문이리라.

 

 알프레드는 동생이 때린 경찰관의 상태가 아주 나쁘다며 이해는 하지만 죄값은 치러야 할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총을 쏜 그 녀석은 재판을 받아야 하고 오베니언 형제들은 '무죄'라며, 자신도 모르게 말려든 것이기 때문에 그냥 잊어버리라고 말하는 알프레드. 이에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는 트리스탄….

 

 폭행죄로 한 달 간 구류처분을 받고 감옥에 있는 트리스탄에게 수잔나가 면회를 온다. 그녀는 '여성의 의무'에 대해 처음으로 연설을 했단다. 잘 만나지질 않지만 이렇게라도 보니까 좋다며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리는 수잔나. 둘은 철창 너머로 포옹한다. 그가 선물했던 팔찌를 차고 있는 그녀는 "아직도 당신 아이들의 엄마인 꿈을 꾼다"고 말한다. 그러나 알프레드가 있는 집으로 가라고 조용히 타이르는 트리스탄. 하지만 이게 마지막 만남이 될 줄이야!

 

 드디어 출옥한 트리스탄은 원주민 단칼 및 데커와 함께 이자벨의 복수에 나선다. 이때 장면은 네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 숨가쁜 순간들을 보여준다.

 

 첫째는 단칼이 트리스탄의 아들 새뮤얼을 티피(천막집)에서 트리스탄의 어렸을 적처럼 그의 얼굴에 인디언 분장을 해주고 노래를 부르며 의식을 치르고 있다.

 

 둘째 장면은 로스코 데커가 높은 언덕에 숨어 있다가 저멀리 지나가는 경찰차와 경찰관을 장총으로 정확히 저격한다.

 

 셋째 사건은 트리스탄이 제임스 오베리언의 밀주 창고에 잠입해 그를 때려눕히고 그의 얼굴을 칼로 살짝 긁는 선에서 그친다. 한데 그가 역습으로 트리스탄을 죽이려고 달려들자 그를 벽쪽으로 밀어붙이는데 그만 네 갈퀴의 쇠스랑에 찔려 그는 피를 토하고 죽는다.

 

 넷째는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이다. 수잔나가 화장대에서 곱고 긴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그리고 트리스탄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 기구한 운명에 절망하여 권총으로 자살을 한다.

 

 수잔나의 트리스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인정한 알프레드는 트리스탄에게 수잔나를 보내주겠다는 편지와 함께 그녀의 시신을 관에 넣어 보낸다. 그녀의 시신은 새뮤얼과 이자벨이 묻힌 가족묘에 안치된다.

 

 형이 트리스탄에게 말한다. "나는 원칙을 따르며 살아왔지. 인간과 신의 원칙. 넌 그 어떤 것도 따르지 않았지. 그러나 모두 너를 더 사랑했지. 새뮤얼, 아버지 그리고 내 아내까지도…"

 

 한편 삼 형제의 사진을 보고 있는 트리스탄. 수잔나가 처음 몬태나 농장으로 오던 날 찍었던 색바랜 사진이다. 추억을 간직한 채 또 방랑길에 오르려는 트리스탄. 떠나기 전에 아버지에게 말한다. "새뮤얼이 죽었을 때 저는 신을 저주했었죠. 모두를 원망했지요. 저 자신까지도요." 아버지는 "넌 잘못없어. 절대로!"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출발하려고 집밖으로 나오니 그 사이에 들이닥친 존 T. 오베리언과 티너트 보안관과 기관총을 든 경찰에 의해 모두 인질로 붙잡혀 있다. 그리고 오베리언이 어린 새뮤얼에게 권총을 내보이며 "이게 바로 신사의 총이다. 작지만 훨씬 강력하지. 너도 크면 강해지고 싶지. 이 총처럼."이라고 어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들은 트리스탄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니고 피의 복수를 하러 온 것이다. 트리스탄은 아들이 보게 할 순 없으니 숲으로 데려가 죽이라며 데커 부인으로 하여금 새뮤얼을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가라고 명령한다.

 

 이때 러드로우 대령이 어눌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냐?"고 언성을 높이며 거실에서 절뚝거리며 걸어 나온다. 이를 비웃는 오베리언 일당들…. 그러나 그 순간 투박한 긴 외투 속에 감춰온, 트리스탄이 선물했던 장총으로 먼저 오베리언을 저격한 뒤 곧바로 기관총을 든 경찰을 향해 불을 뿜는다.

 

 그때 타이너트 보안관이 권총으로 대령을 쏘려하자 트리스탄이 몸을 날려 아버지를 커버하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 그런데 한 방의 총성과 함께 보안관이 쓰러지는 게 아닌가.

 

 아직 돌아가지 않고 남아있던 알프레드가 나타나 장총으로 쏜 것이다. 장남 알프레드의 극적인 도움으로 악의 무리를 물리치면서 트리스탄 등 러드로우 가족과 원주민 친구들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 결혼식을 올리는 트리스탄(브래드 피트)과 이자벨2세(카리나 롬바르드). 아들 새뮤얼과 딸 이자벨을 낳는다.

 

▲ 아들 새뮤얼 데커 트리스탄(데이비드 케이)을 목말을 태우고 가던 트리스탄 일행은 길거리에서 형 알프레드 부부를 만난다.

 

▲ 수잔나는 '새뮤얼'이라는 이름에, 트리스탄과 아들을 낳으면 새뮤얼, 딸을 낳으면 이자벨이라고 이름 짓자고 약속한 옛추억을 떠올리는 듯하다. 참 애련한 장면이다!

 

▲ 제임스 오베이넌(존 노박)과 결탁한 타이너트 보안관(케네스 웰쉬) 일행이 좁다른 산길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한 경찰관이 바위 절벽으로 기관총을 난사한다.

 

▲ 데커 부인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린다. 차에 타고 있던 이자벨이 산절벽으로 발사한 총의 유탄에 맞아 절명한 것이다.

 

▲ 감옥을 찾아온 수잔나(줄리아 오스먼드)는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철창 너머로 포옹한다. 트리스탄이 준 팔찌를 차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게 마지막 만남이 될 줄이야!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90236
9208
2021-08-12
WWI 배경 영화 (X)-‘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3)

 

(지난 호에 이어)

 단칼의 내레이션 - "그것은 깊고 어두운 비밀스런 그의 안에서 들려온 곰의 목소리였던 것 같다."

 

 그렇게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트리스탄은 다시 내면의 야수성을 드러내면서 정처없는 유랑길을 떠나려고 한다. 연인이 자신 곁에 있길 바라면서 수잔나는 여자로서의 결정적인 질문을 한다. "아이가 있다면, 아님 내가 임신 중이라도 떠나겠냐?"고…. 그러나 트리스탄의 대답은 "예스". 그럼에도 "영원히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수잔나!

 

 아버지와 수잔나, 원주민들의 배웅을 받고 말을 타고 떠나는 트리스탄을 이자벨 데커가 한참을 뒤쫓아 간다. 오로지 '단칼'만이 그가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예언하는데….

 

 1918년 4월20일, 수잔나가 트리스탄에게 보내는 편지. 소 값은 떨어지고 겨울은 끝없이 이어진다. 수잔나는 이자벨을 데리고 헬레나에 있는 알프레드를 방문한다. 그는 시카고, 워싱턴에도 투자하는 등 잘 나가는 사업가로 성장했다. 이자벨을 시카고 기술학교에 보내려 하나 그녀는 농장을 떠날 수 없다고 한다. 아마 트리스탄을 기다리기 때문인 듯.

 

 1919년 12월12일. 트리스탄이 수잔나에게 보낸 편지. 화면은 야생마같은 모습으로 변해 사냥꾼으로 생활하고 있는 트리스탄을 보여준다. 그의 편지는 석 줄의 짤막한 내용 ― "우리 사랑이 끝났듯이 나도 죽은 것이오. 다른 사람과 결혼해요!"

 

 한편, 알프레드가 미합중국 하원의원 출마에 즈음하여 아버지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다른 정치인들과 함께 농장을 방문한다. 그러나 대령은 자신이 종군한 인디언 전쟁에서 죄없는 마을을 쓸어버리고 어린 아이들까지 싸그리 죽이라고 명령한 정부를 증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혜도 상식도 인간성도 없는 정부를 비난하며 아들에게 "진정으로 순수한 애국심에서 네 가치를 믿고 널 밀어준다고 생각하는가 자문(自問)해 봐라!"고 충고하며 매몰차게 협조를 거절한다. 이에 러드로우 대령의 아들로서 지혜와 인간성을 찾게 하겠다고 공언(公言)하는 알프레드!

 

 아버지에게 거절 당하고 집을 나서던 알프레드는 마침 트리스탄에게서 온 결별 통보의 편지로 실의에 빠진 수잔나를 발견하고 그녀를 위로한다. 그때 이 광경을 목격한 대령이 동생의 아내를 건드린다고 흥분하여 "동생 새뮤얼은 군인이길 선택했으나 정부가 그를 도살장에 보내 죽인 거다. 너같은 기생충들이!"라며 "벼락 맞을 놈, 망할 놈 같으니"라고 욕을 퍼붓는다. 그제서야 트리스탄의 편지를 보여주는 알프레드.

 

 수잔나는 마침내 알프레드와 결혼한다. 이 사건 이후 알프레드는 아버지와 대립하게 되어 얼굴조차 마주치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 평화로웠던 가정. 세 아들과 아름다운 여인은 떠났고, 대령은 뇌졸중으로 쓰러져 집안은 점점 황폐해져 간다.

 

 몇 해의 겨울이 지나고 또 봄이 찾아온 어느 날, 수십 마리의 말떼를 몰고 말쑥한 신사복 차림으로 돌아오는 트리스탄. 그러나 그 사이 중풍에 걸린 아버지는 말을 못해 목에 건 조그만 흑판에 '행복하다'고 적는다.

 

 아버지에겐 최신 윈체스터 장총을, 단칼에겐 '자비의 천사'라는 유명인이 만든 멧돼지 송곳니 목걸이를 선물한다. 그리고 데커 부부에게도 선물한 다음, 이자벨과 수잔나에게 줄 선물도 준비했다고 말하자 갑자기 조용해진다. 로스코 데커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수잔나는 몇 년 전에 알프레드와 결혼했으며 하원의원이 돼 헬레나의 큰 저택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쟁 직후 소값이 최저로 내렸지만 제때에 조치를 하지 않아 거의 전재산을 잃어버렸음에도 대령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대령이 필담으로 알프레드가 '금주법'에 찬성했다고 알리자 트리스탄이 밀주를 만들어야겠다고 하는데, "조심만 한다면 밀주는 수입이 좋지. 정부놈들 골탕 좀 먹여봐!"라고 오히려 격려하는 대령. [註: '금주법(禁酒法, Prohibition Act)'은 1919년 1월16일 비준된 수정헌법 제18조와 볼스테드 법(Volstead Act)에 의해 주류의 양조·판매·운반·수출입을 못하게 하였고, 1933년 12월5일 미국 수정 헌법 제21조가 수정헌법 제18조를 대체하면서 폐지되었다. 이 금주법 시기에 마피아 알 카포네(Al Capone, 1899~1947)가 승승장구하게 되는데, 이 흑역사의 시기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가 'Once Upon a Time in America(1984)' 'The Untouchables(1987)' 등이 있다. 또 '초원의 빛(1961)'에는 이 시기에 밀주 클럽 'speakeasy club'을 만든 여장부 텍사스 귀난(Texas Guinan, 1884~1933)이 등장하기도 했다.]

 

 헬레나에 가서 수잔나를 만나는 트리스탄. "당신을 영원히 기다릴 수는 없었다"고 말하는 수잔나가 그가 선물했던 팔찌를 돌려주려 하자 '마법의 팔찌'라며 되돌려주는 트리스탄. 아직도 마음 속으로 트리스탄을 사랑하고 있던 그녀는 에둘러 형을 만나겠냐고 묻는다. 그러지 않는 게 좋겠다며 안부 전하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 달라며 떠나는 트리스탄….

 

 사랑했던 연인을 마주했지만 이제 형의 아내, 즉 형수가 된 수잔나 역의 줄리아 오먼드의 안타까운 표정 연기가 빛을 발하고 심금을 울린다. 영화 첫 장면에서 맘껏 소리내 웃는 웃음이 좀 천박하지만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애교 웃음으로 들리던 그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 비련의 여인이 되어 눈물이 많아졌다.

 

 수잔나에 대해 남아있던 미련을 체념하고 자신이 너무 늦었음을 인정한 트리스탄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좋아해왔던 원주민 데커 부부의 딸 이자벨(카리나 롬바르드)을 만나 준비했던 선물을 준다. 그리스 크레타섬의 이에라페트라 산(産) 반지이다.

 

 1921년 6월2일 어머니 이자벨이 돌아온다. 트리스탄과 결혼할 20살의 신부, 이자벨 2세의 웨딩드레스를 선물로 가져왔다. 드디어 아들이 태어나자 '새뮤얼 데커 러드로우'라고 동생 이름을 붙였다. 수잔나의 축하편지에는 자기는 아기를 갖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후 또 딸을 낳으면서 이렇게 트리스탄은 행복하게 사는가 했는데….

 

 때는 금주법 시대였고, 캐나다산 스카치 위스키를 몰래 반입하여 마을 가게에 공급하던 트리스탄은 경쟁자인 존 T. 오베이넌(로버트 위즈든)과 제임스 오베이넌(존 노박) 형제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타이너트 보안관(케네스 웰쉬)으로부터 협박을 당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아버지에게 거절 당하고 집을 나서던 알프레드(에이던 퀸)는 트리스탄의 편지 때문에 실의에 빠진 수잔나를 위로하는데, 이를 본 아버지로부터 욕지거리를 당하지만, 결국 수잔나와 결혼한다.

 

▲ 원주민 가족들이 트리스탄의 귀향을 보고 기뻐한다. 왼쪽부터 이자벨(카리나 롬바르드), 페트 데커(탄투 카디널), 로스코 데커(폴 데스몬드), 단칼(고든 투투시스).

 

▲ 트리스탄이 돌아오자 중풍에 걸린 아버지(앤서니 홉킨스)는 말을 못해 목에 건 조그만 흑판에 '행복하다'고 적는다.

 

▲ 트리스탄에게 "조심만 한다면 밀주는 수입이 좋지. 정부놈들 골탕 좀 먹여봐!"라고 격려하는 대령(앤서니 홉킨스).

 

▲ 왼쪽부터 페트 데커(탄투 카디널), 딸 이자벨2세(카리나 롬바르드), 단칼(고든 투투시스), 어머니 이자벨(크리스티나 피클스), 러드로우 대령(앤서니 홉킨스), 로스코 데커(폴 데스몬드). 이자벨이 선물한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 이자벨2세.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90085
9208
2021-08-05
WWI 배경 영화 (X)-‘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2)

 

 [註: 1차대전 때 영국의 연방국가인 캐나다도 원정군(Canadian Expeditionary Force, CEF)으로 참전하였는데, 특히 1914~1919년 사이에 맹활약한 알버타 CEF 제10대대가 유명하다. 미국인 자원자들은 대부분 CEF를 통해 장교 또는 병으로 참전했는데 영화 속 삼형제도 바로 여기 소속으로 출전하였다.

 그런데 필자는 자료조사를 하던 중 아주 귀한 자료를 발견했다. 온타리오 주 개너노퀘이(Gananoque) 출신의 해리 브라운(Harry W. Brown, 1889~1918)이다. 그는 CEF 10대대 소속으로 참전하여 프랑스 서부전선 '힐70고지 전투(Battle of Hill 70)' 중 아군 본부에 '아주 중요한 명령'을 전달하는 전령의 임무를 띠고 다른 병과 같이 가다가 그는 전사하고 혼자서 1917년 8월16일 드디어 한 장교에게 메시지를 전해주고 그 다음날 사망했다. 19세로 전사한 브라운 일병에게 영국 최고의 훈장인 빅토리아 십자무공훈장(Victoria Cross)이 추서되었다. 그 후 본명이 '존 헨리 브라운'으로 밝혀졌다. 2019년 샘 멘데스 감독의 '1917' 영화의 롤모델이 바로 브라운이었지 싶다(본보 2020.7.24 "영화 '1917'의 롤모델은 캐나다인?" 참조).]

 

 한편 댕그라니 둘만 남은 집안에서 식사를 하려니 입맛이 없어 집안일을 보살펴주는 데커 부부의 집으로 건너가는 대령과 수잔나!

 

 로스코 데커(폴 데스몬드)와 부인 페트 데커(탄투 카디널)는 단칼과 함께 러드로우 대령 집에서 평생을 같이 살고 있는 아메리컨 원주민이다. 데커 부부의 13살짜리 딸 이자벨(세콴 오거)은 크면 트리스탄과 결혼할 거라며 애완동물 이름이 'Tristan's Lady'인데, 트리스탄이 자기가 '반은 들쥐, 반은 매를 닮은 혼혈'이라며 붙여준 이름이란다.

 

 이에 수잔나가 "트리스탄의 여자는 이졸데"라고 말하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커 가족.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리하르트 바그너가 작곡한 오페라(음악극)의 이름인데 교육을 받지 못한 이자벨이 그 내용을 알 리가 없다. 이에 대령과 수잔나가 역사와 수학을 가르쳐주겠다고 제의하는데….

 

 1915년 2월3일, 수잔나에게 쓴 새뮤얼의 편지에는 철조망과 기관총이 피를 빨아먹는 전형적인 참호전의 양상을 띤 1차대전의 처참함과 인간 존엄성의 말살 등을 언급하고, 남의 얘기만 듣고 결혼을 미룬 걸 후회한다며 트리스탄 형은 전쟁보다는 자기를 보호하러 온 것 같다고 쓰여있다. 농장에 남아서 아버지를 안심시켜 달라고 부탁하며 끝을 맺는다.

 

 장면은 전쟁터. 트리스탄이 장교로 출전하여 다리에 중상을 입은 알프레드 형의 병문안을 간다. 그러나 그 사이에 새뮤얼이 그의 상관과 함께 정찰을 나갔다는 연락을 받고는 급히 말을 몰아 달려가는 트리스탄!

 

 한편 그 사이에 같이 정찰 나간 대령이 죽자 혼자 남은 새뮤얼은 격분한다. 그때 급히 말을 몰고 가던 트리스탄은 포격 때문에 말에서 떨어지지만 안전하게 낙마하여 독일군을 사살하느라 시간이 지체된다. 할 수 없어 달음박질하여 동생 새뮤얼을 찾는 트리스탄.

 

 이때 새뮤얼은 독일군의 트랩에 걸려 겨자 가스에 눈이 멀어 반대로 철조망 쪽으로 뛰어가는 바람에 철망에 걸려 꼼짝 할 수 없게 된다. 그를 부르는 형 트리스탄의 목소리를 듣고 이름을 외치는 순간 독일군의 기관총 사격을 받아 벌집이 되어 쓰러지는 새뮤얼!

 

 비참하고 허무한 막내의 죽음 앞에 오열하다 드디어 새뮤얼의 심장을 도려내는 트리스탄.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트리스탄은 내면의 사냥본능이 일어나 동생 심장의 피로 얼굴을 인디언처럼 치장하고는 밤마다 독일군 진지를 습격해 인간사냥을 했으며 전리품으로 독일군의 머리가죽을 벗겨 주렁주렁 몸에 매달고 왔다.

 

 1915년 3월20일. 그렇게 공훈을 세웠지만 광기로 얼룩진 그를 군에서는 강제로 제대시킨다. 실의에 빠진 트리스탄은 편지를 써서 형 알프레드 편에 새뮤얼의 심장을 보내니 그가 즐겨 찾던 농장 옆 계곡의 양지 바른 곳에 묻어달라고 부탁하고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다로 떠나버린다.

 

 한편 다리를 다쳐 귀향한 알프레드가 전한 새뮤얼의 심장을 장사지낸 수잔나는 큰 슬픔에 빠진다. 그녀는 보스턴으로 가려고 했으나 사흘 간의 폭설로 인해 길이 막혀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더욱이 대령이 원치 않아서 그녀는 봄까지 몬태나 농장에서 지내기로 한다. 그 사이에 알프레드는 수잔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 트리스탄이 돌아온다. 창문을 통해 이를 지켜보던 수잔나는 이윽고 거칠고 남자다운 트리스탄과 사랑에 빠진다. 이 사실을 안 알프레드는 배반감에 떨며 고향을 떠나 몬태나의 주도(州都) 헬레나 시로 간다.

 

 1915년 9월7일, 알프레드가 어머니 이자벨에게 편지를 보낸다. 현대화된 도시에서 생명력을 느끼며 정직과 공정성으로 신용을 쌓아 '알프레드 러드로우 가축 및 사료 브로커'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명성을 얻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편 수잔나와 트리스탄은 목장을 돌보다 철망에 얽힌 소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된다. 엉킨 철망을 풀 수 없어 마침내 총으로 사살하는 트리스탄. 마치 새뮤얼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수잔나는 트리스탄에게 아들을 낳으면 새뮤얼, 딸이면 이자벨이라고 이름 짓겠다고 말하는데….

 

 어느 날, 데커가 소 두 마리를 잡아먹은 회색곰을 발견했다고 알린다. 단칼, 데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현장에 간 트리스탄은 충분히 사살할 수 있음에도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단칼의 내레이션이 나온다. "인간과 짐승이 피를 나누면 둘은 하나가 된다"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인디언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면은 바뀌어 주점에 들른 네 사람. 러드로우 대령이 맥주 네 잔을 주문한다. 그러나 바텐더는 인디언에게는 술을 안 판다고 대꾸하며 슬며시 곤봉을 카운터에 올려 놓는 게 아닌가. 이에 트리스탄이 덩치 큰 바텐더를 때려눕히고는 "저기 있는 단칼 님은 크리족의 존경받는 분이고, 수많은 적의 머리통을 날린 분"이라며 "그는 우리의 친구이고 지금 목이 마르시다."고 말하면서 혼을 내준다. [註: 실제 '단칼' 역의 고든 투투시스(1841~2011)와 페트 데커 역의 탄투 카디널(71)은 크리(Cree)족 출신 배우이다. 크리족은 미국에서는 몬태나주를 터전으로 하여 생활하지만 대부분이 슈피리어호 북동부, 온타리오·매니토바·사스캐처원·앨버타 주 및 노스웨스트 준주에 거주하는 캐나다 원주민이다. 인구는 약 20만 명으로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을 구성하는 원주민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 또한 퀘벡주에는 3만8천 명이 거주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러드로우 삼형제는 단칼과 함께 아버지와 수잔나를 남겨두고 모두 전쟁에 참가하는데…

 

▲ 데커 부부의 13살짜리 딸 이자벨(세콴 오거)은 크면 트리스탄과 결혼할 거라며 그를 졸졸 따라다니는데…

 

▲ 겨자 가스에 눈이 먼 채로 철조망쪽으로 뛰어가는 바람에 철망에 걸려 꼼짝 할 수 없게 된 새뮤얼(헨리 토머스)은 독일군 기관총 사격을 받고 쓰러진다.

 

▲ 동생 심장의 피로 얼굴을 인디언처럼 치장하고는 밤마다 독일군 진지를 습격해 머리가죽을 벗기는 인간사냥을 하는 트리스탄(브래드 피트).

 

▲ 수잔나는 이윽고 거칠고 남자다운 트리스탄과 사랑에 빠진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89774
9208
2021-07-22
WWI 배경 영화 (X)-'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1)

 

 제1차 세계대전(WWI) 배경 영화 시리즈의 열 번째로 '가을의 전설'을 꼽아보았다. 이 영화는 1880년대 말부터 1960년대까지의 긴 시간대에 걸쳐, 미국 몬태나 주의 한 농장에 정착한 러드로우 가문(The Ludlows)이 겪는 파란만장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굳이 WWI 카테고리에 넣은 까닭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평화롭고 부요(富饒)하던 러드로우 집안의 비극과 쇠락이 이 전쟁으로 인해 시작되기 때문이다.

 

 원작은 짐 해리슨(Jim Harrison, 1937~2016)의 동명의 소설. 해리슨은 세 편의 단편을 묶어 그 제목 중 하나인 '가을의 전설'을 타이틀로 하여 1979년 출간했는데, 이 작품의 탄생 이면에 에피소드가 있다. 당시 그는 부도가 난 상태였는데 그 얘기를 들은 그의 친구이자 유명 배우인 잭 니콜슨이 3만 달러를 송금해 줌으로써 이 작품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1994년 트라이스타 픽처스 제작 및 배급. 감독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의 제작자 및 '영광의 깃발(1989)' '라스트 사무라이(2003)' 감독으로 잘 알려진 에드워드 즈윅(Edward Zwick·69). 출연 브래드 피트, 앤서니 홉킨스, 에이던 퀸, 줄리아 오먼드, 헨리 토머스 등.

 

 음악감독은 1995년 작 '브레이브하트' 및 '아폴로 13'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1997)' 및 '아바타(2009)' 등으로 유명한 제임스 호너(James Horner, 1953~2015). 러닝타임 133분. 제6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존 톨)을 수상하고, 미술상 및 음향상이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원제 'Legends of the Fall'에서 'fall'을 우리나라 및 프랑스(Legendes d'automne)에서는 '가을'로 해석한 반면, 독일에서는 '열정의 전설(Legends of Passion)'로, 중국에서는 독일어와 어감이 비슷한 '연정세월(燃情歲月)'로 옮기는 등 오역의 논란이 있었다.

 

 어쨌든 영화 내용상 단란했던 러드로우 가문이 전쟁을 겪으면서 쇠락의 길을 걷는 과정이 마치 풍요의 계절이 끝나고 적막하고 쓸쓸한 가을로 접어드는 느낌이라 '가을의 전설'이라 해도 큰 무리가 없지 않나 싶다.

 

 영화는 아메리카 원주민 '단칼(One Stab)'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어떤 이는 크고 분명하게 자신의 내부 소리를 듣고, 들리는 그대로 살아간다. 그런 사람은 미치거나 전설이 된다."며 늙은 단칼(고든 투투시스)의 회상이 나온다. 트리스탄이 태어나던 9월은 혹독하게 추워 그의 어머니 이자벨(크리스티나 피클스)은 거의 죽어가며 그를 낳았다.

 

 육군 대령이던 아버지 윌리엄 러드로우(앤서니 홉킨스)가 핏덩이 트리스탄을 단칼에게 데려와 그를 안고 밤을 지샜단다. 그가 성장함에 따라 단칼은 사냥의 기쁨을 가르쳤고, 짐승의 뜨거운 심장을 쥘 때 그들의 영혼은 비로소 자유가 된다고 가르쳤다. 러드로우 대령은 트리스탄(키건 매킨토시)을 가장 아꼈다.

 

 대령은 미합중국 정부의 인디언을 학살하는 정책에 불만을 느끼고 스스로 퇴역한 후, 몬태나 주의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외딴 농장에 정착하여 새 삶을 시작하였다. [註: 실제 촬영지는 캐나다 알버타 주 로키 산맥이다.]

 

 장남 알프레드(랜덜 슬래빈)는 나이보다 성숙했고, 형들은 막내 새뮤얼(덕 휴즈)에게 뭐든 해주며 그를 보물처럼 아꼈다. 천혜의 자연에서 숲과 들판을 뛰놀던 소년들은 자연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밝고 씩씩하게 성장했다. [註: 이 영화에는 아역 배우가 따로 캐스팅 됐는데, 특히 트리스탄 역에는 성장 시기에 따라 두 명의 아역 배우가 등장한다.]

 

 특히 둘째 트리스탄(에릭 존슨)은 남들처럼 기다리지 않고 그의 운명을 스스로 찾아 나섰다. 어느 날 아버지와 단칼과 함께 사냥을 나섰다가 혼자서 곰의 습격을 받자 단검으로 곰의 발톱을 찍어 날카로운 곰발톱 하나를 증거로 남긴다. 이로써 "곰과 피를 나누면 평생 방랑을 하게 된다"는 인디언의 저주에 따라 트리스탄은 야수성의 인생을 살게 되었다.

 

 어머니 이자벨은 겨울은 잔인하다며 집을 떠났는데 그 후 가족을 만나러 거의 오지 않았다. 알프레드는 어머니에게 많은 편지를 썼지만 트리스탄은 말하기도 싫어했다.

 

 지금까지 단칼의 내레이션으로 1880년대 후반부터 약 30년 간의 옛이야기를 끝내고 장면은 1913년 4월13일 시점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훌쩍 자라 다들 청년이 된 어느 날, 해맑고 의협심 강한 막내 새뮤얼(헨리 토머스)이 하버드대 어느 강연에서 만난 약혼녀 수잔나 핀캐논(줄리아 오먼드)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모범생인 장남 알프레드(에이던 퀸), 강하고 열정적인 성격과 남성적인 매력을 지닌 차남 트리스탄(브래드 피트) 등 모두 첫눈에 그녀에게 반하지만 내색할 수는 없었다.

 

 저녁식사가 끝난 뒤 수잔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새뮤얼이 '여명과 안개'를 노래한다.

 

 "저녁이 되자 한 소녀가 나무 옆에 서서 손에 말고삐를 들고 있네. 이렇게 고운 소녀를 봤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멋진 음성의 속삭임. 그녀는 다른 이에 속했구나. 그래, 그녀는 영원히 여명과 안개(Twilight and Mist)에 속했구나."

 

 삼 형제 사이에서 수잔나가 겪을 운명을 예언하는 듯한 이 가사의 선율은 바로 제임스 호너가 작곡한 주제곡으로 영화 전반에 걸쳐 변주되며 애잔하게 흐르는 아름다운 곡이다.

 

 러드로우 대령은 남자들만 있는 이 집에 교양있는 여성이 다시 오니 얼마나 기쁘고 이상한 느낌인지 모르겠다며 그 애들과 함께 있으니 깊고 잔잔한 만족감이 충만 돼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중얼거린다.


 수잔나는 평화로운 농장에서 말타는 법, 총 쏘는 법 등을 배우며 새뮤얼의 약혼녀이면서도 트리스탄의 매력에 점점 빠져드는데….

 

 그러나 당시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자 새뮤얼은 캐나다군에 입대하겠다고 나선다. 이를 말리지 못한 수잔나는 트리스탄에게 대신 못 가게 막아달라며 그의 품에 안겨 우는데, 그때 알프레드가 이 광경을 목격하여 형제간의 오해와 갈등이 시작되고….

 

 1914년 10월14일.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새뮤얼이 전쟁에 참가한다. 대령의 아들들답게 세 형제는 단칼과 함께 아버지와 약혼녀 수잔나를 남겨두고 모두 전쟁에 참가한다. (다음 호에 계속)

 


▲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1994)' 영화포스터

 

▲ 러드로우 삼형제는 창으로 물고기를 잡는 등 천혜의 자연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밝고 씩씩하게 성장했다.

 

▲ 떠나는 어머니를 배웅하는 어린 삼형제. 왼쪽부터 장남 알프레드(랜덜 슬래빈), 차남 트리스탄(에릭 존슨), 막내 새뮤얼(덕 휴즈).

 

▲ 막내 새뮤얼의 약혼녀 수잔나 핀캐논(줄리아 오먼드)이 러드로우 대령(앤서니 홉킨스)과 함께 농장으로 가고 있다.

 

▲ 저녁식사 후 수잔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새뮤얼(헨리 토머스·맨우측)이 '여명과 안개(Twilight and Mist)'를 노래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89569
9208
2021-07-15
WWI 배경 영화 (IX)-'영광의 길'(Paths of Glory)(하)

 

(지난 호에 이어)

 한편 세 명의 병사들이 감방에 갇혀 있을 때 덱스 대령이 찾아와 마지막 대면을 하는 모습은 애처롭다. 적군이 아닌 아군에 의해 까닭없이 죽어야 하는 무고한 병사들은 말한다. "내일 아침이면 여기 있는 바퀴벌레는 살아남고 우리는 죽는다!…"

 

 다음날 청명한 새벽 사형장. 페롤 일병은 흐느끼며 눈가리개를 원하지만 파리 상병은 거부한다. 로제 중위의 어색한 사과에 대해 말은 없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파리 상병… 한편 아르노 일병은 간밤에 감옥에서 싸움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들것에 실려 나왔지만 남자답게 죽기 위해 나무판자로 몸을 묶고 처형대에 선다.

 

 이때 신의 대리인인 뒤프레 신부(에밀 마이어)가 등장하여 마지막 기도를 한다. 진정한 위안을 주지 못하는 종교가 과연 인간에게 필요한 존재인가 하는 의문을 남긴 채… 로제 중위가 "준비, 조준, 발사!"를 외친다. 드디어 희생양으로 결정된 세 병사는 총살 당하고 만다.

 

 처형 후 브롤라드 장군은 미로 장군과 덱스 대령을 부른 조찬 자리에서, 덱스 대령의 고발을 근거로 미로 장군에게 사퇴를 요구한다. 미로 장군이 "속죄양이 됐다"며 "자네의 뒷통수를 칠 사람도 군인이라는 사실을 알게나!"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화를 내고 나가자 브롤라드 장군은 덱스 대령에게 미로 장군의 자리를 맡기려고 한다. 의아해하는 덱스 대령에게 "이것이 자네가 바란 바가 아니었나? 계획대로 훌륭하게 이루어졌다네!"라고 말하는 브롤라드 장군….

 

 이 말에 분노한 덱스 대령은 장군에게 험한 말을 내뱉고, 브롤라드 장군이 대노하여 사과를 요구하자 "제가 솔직하지 못한 것, 제가 진심을 드러내지 않은 것, 당신을 타락자이며 잔혹하고 교활한 늙은이라고 말하지 않은 점을 사과 드립니다. 그래서 제가 사과하기 전에 당신은 영원히 지옥에 갈 겁니다!"라고 일갈한다.

 

 브롤라드 장군이 그런 덱스 대령을 "군인이 아니라 시골뜨기 이상주의자"라고 힐책하면서 "우린 전쟁 중이고 전쟁은 이겨야 하는 거야. 그 병사들은 싸우지 않았기에 사형에 처해졌고, 자네가 미로 장군을 고발해서 나는 그를 문책했고…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단 말인가?"라고 이죽거리자 덱스 대령은 "장군님이 그 해답을 모르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불쌍히 여깁니다."라고 답한다. [註: 여기서 프로이센의 군인이며 군사학자로 '전쟁론'을 썼던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가 "전쟁은 정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한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전쟁의 심리적·정치적 측면을 강조한 이 말은 전쟁의 본질을 꿰뚫은 명언이다.]

 

 장면은 바뀌어 처형 이후 덱스 대령의 일부 병사들이 선술집에 모여 흥청망청 술을 마시고 있다. 카페주인(제리 하우스너)이 흥을 돋우기 위해 겁에 질린 독일 여자 가수(수잔느 크리스티안)를 소개하며 노래를 주문한다. [註: 독일 배우인 본명 크리스티아네 하를란(89)은 이 영화를 계기로 다음해인 1958년에 큐브릭 감독과 재혼하여 딸 둘을 낳고 그가 사망할 때까지 40여 년을 함께 했다. 그러나 첫 딸 아냐 레나타는 암으로 2009년에 50세로 사망했고, 비비안 바네사(61)와 전 남편에게서 난 딸 카테리나(68)가 있다. 크리스티아네는 미술가로 큐브릭의 많은 영화, 예컨대 '아이즈 와이드 셧' 등의 장면에 그녀의 그림들이 삽입되었다.]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여자를 보고 야유를 보내며 시끌벅적 떠들던 군인들은 그녀가 감상적 독일 민요인 '충실한 군인(The Faithful Hussar)'을 부르자 집중하기 시작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콧노래로 흥얼거리다가 드디어 그녀처럼 눈물들을 흘린다. 국적도 신분도 계급, 지위도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여성(모성)을 통해 내면에 잠재돼 있던 순수한 인간성이 발현된 때문이리라. [註: 이 노래는 '충실한 군인(Der treue Husar)'이라는 독일 전통민요로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으나 1825년 이래로 여러 버전이 존재하다가 1920년대에 쾰른 축제 때부터 지금의 형태로 전해지게 됐다고 한다. 내용은 전쟁터에 있던 한 젊은 병사가 사랑하는 연인과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가 그녀가 위급하다는 급보를 받고서야 찾아가서 임종을 지켜본다는 슬픈 내용이다.]

 

 덱스 대령은 바깥에 서서 노래를 들으며 엷은 미소를 짓는데, 마치 미로 및 브롤라드 장군을 비롯한 장성들에 대한 혐오감과 환멸을 느끼는 듯하다. 이때 충직한 불랑제 상사(버트 프리드)가 찾아와서 전선 복귀 명령이 떨어졌다고 알린다. 덱스는 술집에 있는 부하들에게 시간을 좀 더 주라는 명령을 하고는 표정이 굳어지는데, 이때 음악이 첫 장면과 같이 스네어 드럼 소리로 바뀌고 문을 박차고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과연 덱스 대령이 가는 길은 달콤한 영광의 길인가, 가시면류관의 길인가, 아니면 토머스 그레이가 말한 무덤으로 가는 길인가?…

 

 이 영화는 1992년에 미의회도서관에 의해 문화와 역사 그리고 심미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미국립영화등기소(NFR)에 영구 보존되었다.

 

 브롤라드 장군 역의 아돌프 멘쥬(Adolphe Jean Menjou, 1890~1963)는 헬렌 헤이스, 게리 쿠퍼 주연의 '무기여 잘 있거라(1932)', 마를렌 디트리히, 게리 쿠퍼 출연의 '모로코(1930)' 그리고 재닛 게이너, 프레드릭 마치 주연의 '스타 탄생(1937)' 등으로 기억되는 미국 배우다.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감독은 주로 전쟁 이야기를 많이 제작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Dr. Strangelove, 1964)'에서는 전쟁은 불합리하고 코미디같은 무의미한 소극(笑劇)임을, '공포와 욕망(Fear and Desire, 1953)'에서는 전쟁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인해 군인들이 정신적 붕괴를 일으켜 민간인에 대해 미친 듯이 전쟁 범죄를 저지를 수 있으며, 그 결과 보수 높은 직장으로 보는 전쟁의 목적이 절멸(絶滅)되어야 함을 보여주었다.

 

 이후 '풀 메탈 재킷(1987)'에서도 베트남 참전 군인들의 심리 상태를 묘사하여 흔히 듣는 것과는 다른 전쟁의 공포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스파르타쿠스(1960)' 역시 전쟁의 공포를 보여주며,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배리 린든(1975)' '시계태엽 오렌지(1971)'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쟁의 갈등을 다루었다.

 

 '영광의 길'에서는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에 의한 흑백의 시각적 이미지와 음향과 미장센을 모두 사용하여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사실감을 만들어 관객이 덱스 대령의 시각에서 피고인의 곤경에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참호 속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참호에서의 삶'과 '명령자의 삶'을 냉철하게 대비하여 관객의 감정이입을 한순간도 허락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는 자유·평등·정의라는 미명 아래 권력집단의 전횡(專橫)을 정당화한 문명국으로서의 민낯을 드러낸 내용인지라 19년만인 1975년에서야 개봉되었다. 그밖에 독일·스위스·스페인 등 유럽국가에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상당기간이 지난 다음에서야 개봉되었다. (끝)

 

▲ 독일 뮌헨의 쉴라이스하임 궁을 배경으로 맨 앞 저격수들 뒤 오른쪽엔 브롤라드 및 미로 장군이 사형집행을 지켜보고 있다.

 

▲ 사형장에서 뒤프레 신부(에밀 마이어)가 기도문을 읽고 있다. 좌로부터 피에르 아르노 일병(조 터켈), 모리스 페롤 일병(티모시 캐리), 필립 파리 상병(랄프 미커).

 

▲ 적군이 아닌 아군에 의해 까닭없이 죽어야 하는 무고한 희생양으로 결정된 세 병사는 결국 총살 당하고 만다.

 

▲ 브롤라드 장군(아돌프 멘쥬·왼쪽)이 미로 장군의 자리를 맡기려하자 분을 못참고 "타락자이며 잔혹하고 교활한 늙은이"라며 "당신은 영원히 지옥에 갈 겁니다!"라고 내뱉는 덱스 대령(커크 더글러스).

 

▲ 카페주인(제리 하우스너)이 소개한 독일 여자 가수(수잔느 크리스티안)가 겁에 질려 감상적 독일 민요인 '충실한 군인'을 부르며 눈물을 흘린다.

 

▲ 군인들은 그녀가 부르는 노래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콧노래로 흥얼거리다가 드디어 그녀처럼 눈물을 흘린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youngho2017
youngho2017
89401
9208
2021-07-08
WWI 배경 영화 (IX)-‘영광의 길’(Paths of Glory)(중)

 

(지난 호에 이어)

 작전사령부인 어느 성에서 군단장인 조지 브롤라드 장군(아돌프 멘쥬)은 휘하 사단장인 폴 미로 장군(조지 맥레디)을 불러 독일군이 점거중인 요충지 '개미 고지(Ant Hill)' 탈환을 명령한다. [註: 여기 나오는 성은 독일 뮌헨의 쉴라이스하임 궁(Schleissheim Palace)이다.]

 

 처음에는 성공 불가능을 앞세우며 난색을 표하던 미로 장군은 브롤라드 장군의 은근한 압력과 성공할 경우 승진할 것이라는 달콤한 조건에 작전을 승낙한다.

 

 미로 장군은 부관인 상토방 대위(리처드 앤더슨)를 대동하고 전선의 참호를 시찰하면서 병사들에게 일일이 "독일군을 죽일 각오가 돼 있느냐?"고 묻는데, 이때 포격쇼크 증상을 보이는 한 얼빠진 사병(프레드 벨)이 대답을 못하고 횡설수설 하자 그의 따귀를 때린다.

 

 그는 이제 휘하의 701연대장인 덱스 대령(커크 더글러스, 1916~2020)의 벙커에 들러 돌격 작전의 지휘관을 맡을 것을 명령한다.

 

 덱스 대령 역시 작전상 도저히 무리라며 "부하 목숨 하나가 프랑스의 영예나 국기보다 더 중요하다."며 단호히 거절한다. 그러자 미로 장군은 "나에게 애국심을 보여주면 정직한 사람을 보여주지."라고 말하는데 '애국심이란 불한당의 마지막 피난처'라는 새뮤얼 존슨의 말을 인용하면서 반발하는 덱스 대령! [註: 영국의 시인·평론가인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 1709~1784)이 1774년 '애국자(The Patriot)'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면서 당시 유명 정치가인 윌리엄 피트(1708~1778)가 언급한 '애국주의(patriotism)'에 대해 "말만 하는 '자칭 애국자'가 아니라 '진정한 애국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

 존슨은 1755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근대적인 영어사전을 출간하였는데, 그로부터 150년 후 옥스포드 영어사전이 완성되기 전까지 영국의 대표적인 사전이었다. 이때 조수로 편찬을 도운 이가 프란시스 바버(Francis Barber, 1742~1801)라는 하인이었다. 바버는 자메이카 출신 노예로 영국으로 팔려와 자유인이 되어 학교도 다녔는데, 1752년 존슨의 부인이 사망한 2주 후 존슨 집에 하인으로 일하기 시작하여 1784년 존슨이 사망할 때까지 함께 했다. 존슨은 당시 영국 및 미국의 노예제에 적극 반대했던 인물로, 바버에게 당시로선 파격적인 70파운드(현재가치 약 9천파운드) 및 그의 서적, 논문 그리고 금시계를 유산으로 남겼다.]

 

 그러나 난색을 표명하던 그도 계급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전쟁터에서 결국 명령에 굴복하고 만다.

 공격 개시 전날 밤, 야간 정찰 임무를 이끄는 중대장 로제 중위(웨인 모리스)가 술취한 상태에서 두 사람 중 르준 일병(켐 딥스)을 먼저 정찰 보낸다. 그런데 그의 귀환을 기다리는 동안 공포에 휩싸인 로제는 돌아오는 그를 독일군으로 오인하여 수류탄을 던져 죽이고 후퇴한다. 임무를 수행하는 다른 병사인 필립 파리 상병(랄프 미커)이 이를 알고 로제 중위에게 항의하나 증거가 없기 때문에 고발은 단념한다. 로제는 그 사실을 부인하고 덱스 대령에게 허위 보고를 하는데….

 

 다음날 아침, 개미고지 첫 돌격 작전이 개시되었으나 독일군의 기관총 세례와 포격 앞에 무인지대에는 프랑스군의 시체만 쌓여갈 뿐이었다. 이 와중에 B중대는 독일군의 집중 포격 때문에 아예 참호 밖으로 나갈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이를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미로 장군은 분노한 나머지 포병대에게 B중대가 위치한 아군 참호에 포격을 하라는 정신나간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공격 좌표를 받은 포대장인 루소 대위(존 스타인)가 그곳이 아군 기지임을 알고 "그런 명령은 장군님의 친필 서명 지시 없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함으로써 결국 아군 진지에 대한 포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편 덱스 대령이 참호로 돌아와 B중대를 독려하고는 스스로 앞장 서 사다리를 타고 참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머리 위로 죽은 한 병사의 시체가 떨어져 그만 쓰러지고 만다….

 

 애초부터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는 무모한 작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로 장군은 "여려빠진 놈들, 독일군 총알을 맞기 싫다면 프랑스 총알 맛을 보여주겠다"며 오히려 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장교가 아닌 '병사들의 비겁함'으로 돌린 뒤 701연대원 중 100명을 본보기로 공개 처형할 것을 주장한다. 덱스 대령은 기가 막혀 "차라리 연대원들 다 총살에 처하시죠? 아니면 차라리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항의하는데….

 

 결국 브롤라드 장군의 중재 하에 미로 장군이 중대당 1명씩 뽑아 3명을 본보기로 처형할 것을 제안하고, 브롤라드 장군은 이를 승낙한다. 이에 따라 군사 재판이 열리고 덱스 대령은 그 변호인을 맡게 된다.

 

 이윽고 병사들이 뽑혀온다. 첫째는 필립 파리 상병이다. 그의 상관인 로제 중위가 부하를 죽인 사실을 완전히 은폐하기 위해 유일한 목격자인 그를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다음은 모리스 페롤 일병(티모시 캐리)으로 그는 '사회 부적응자'라는 이유로 그의 상관에 의해 뽑히게 되었으며, 마지막으로 피에르 아르노 일병(조 터켈)은 두 번이나 무공훈장까지 받은 용맹한 병사였음에도 단순히 제비뽑기에 의해 선택되었다. 덱스 대령은 이들에게 싸울 때처럼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한다.

 

 이들은 군사재판에 회부되었고, 사회에서 형사 전문 변호사였던 덱스 대령은 자원하여 세 명을 필사적으로 변호하지만 이미 재판은 시작부터 결과가 정해져 있었고, 재판 과정은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증거나 속기사도 없었으므로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무죄 석방을 위한 모든 변론이 무시당하자 덱스 대령은 마지막으로 재판관 및 미로 장군에게 경고한다. "법정에 있는 신사분들, 무고한 사람들을 유죄 판결하면 당신들은 두고두고 죽는 날까지 괴롭힐 범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셋은 결국 총살형이 선고된다.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군대에서 이성이나 감성 따위는 사치일 뿐이다!

 

 그날 밤, 자포자기한 덱스 대령은 이미 파리 상병을 개인적인 이유로 죽이려 함을 알고, 의도적으로 로제 중위를 불러 총살 집행 임무를 맡긴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난색을 표하는 로제 중위에게 덱스 대령은 "그거 간단한 거야. 그냥 사형수를 기둥에 묶고, 원하면 눈을 가려 주고, 칼을 든 뒤 준비, 발사만 외치면 되는거야!' 라고 묵살하며 집행 임무를 떠맡긴다.

 

 그런데 로제 중위가 나간 뒤, 미로 장군의 아군 포격 명령을 거부했던 루소 대위가 덱스 대령을 찾아와 장군의 상식 이하의 명령 내용에 대해 고발한다. 이에 브롤라드 장군을 찾아간 덱스 대령이 재판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증거가 있다며 증인의 서약서가 첨부된 자료를 제시하는데….

 

 그러나 "너무 오래 있으면 파티에 온 손님들에게 실례가 된다"며 덱스를 홀로 남겨놓고 교묘하게 자리를 떠는 브롤라드 장군! (다음 호에 계속)

 

▲ 다음 날 첫 개미고지 돌격 작전이 개시되었으나 독일군의 기관총 세례와 포격 앞에 무인지대에는 프랑스군의 시체만 쌓여갈 뿐이었다.

 

▲ 망원경으로 독일군의 집중 포격 때문에 아예 참호 밖으로 나갈 엄두를 못내고 있는 B중대를 지켜보던 미로 장군은 분노한 나머지 포병대에게 아군 참호에 포격을 하라는 황당한 명령을 내리지만…

 

▲ 미로 장군은 오히려 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장교가 아닌 '병사들의 비겁함'으로 돌리고 결국 701연대원 중 3명의 병사를 군사재판에 회부한다. 촬영지는 독일 뮌헨의 쉴라이스하임 궁의 대회랑이다.

 

▲ 무죄 석방을 위한 모든 변론이 무시당하자 덱스 대령(커크 더글러스)은 마지막으로 군사재판을 비난한다. "…무고한 사람들을 유죄 판결하면 당신들은 두고두고 죽는 날까지 괴롭힐 범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 적군이 아닌 아군에 의해 까닭없이 죽어야 하는 무고한 병사들은 말한다. "내일 아침이면 여기 있는 바퀴벌레는 살아남고 우리는 죽는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더보기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