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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배경영화(III)-'플래툰(Platoon)'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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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수색 작전 중에 대원들이 부비 트랩(booby trap, 건드리거나 들어올리면 폭발하도록 임시로 만든 지뢰 장치)에 걸려 폭사하고, 또 한 대원인 매니(콜키 포드)가 적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난다. 전 대원이 적대감을 띠고 근처 마을로 쳐들어가 촌장을 잡아 심문하던 중, 반즈 중사는 말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촌장의 아내를 그 자리에서 사살하고 어린 딸을 총으로 위협하며 촌장에게 월맹군과의 내통을 자백하라고 다그친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이 폭압적 광경을 보다 못한 일라이어스 분대장이 반즈 중사에게 대들면서 두 사람은 주먹 싸움으로 이어지지만 울프 소대장은 여전히 부하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

 

 이 수색전에서 돌아온 일라이어스는 해리스 중대장(데일 다이)에게 반즈의 비행을 조사, 처벌해 줄 것을 정식 요청하지만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니 좀 기다리라는 말만 듣는다.

 

 일라이어스에 대한 반즈 중사의 원한은 깊을대로 깊어지고 소대원들도 반즈 대 일라이어스, 두 패로 갈라진다. 바니(케빈 딜런)와 오닐은 오히려 그러한 반즈를 존경하고 따른다.

 

 운명의 전투가 있기 전 날,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함께 야간경계근무를 서던 크리스에게 일라이어스는 속 깊은 얘기를 한다. "별들 사이엔 옳고 그름이 없지… 그냥 존재할 뿐이야… 결국 전쟁에서 우린 지고 말거야… 오랫동안 우리가 그들을 괴롭혔으니… 우리가 당할 차례지…" 베트남 전쟁의 패전을 예견한 의미심장한 말이다.

 

 그리고 다음 날, 일방적으로 몰리는 전투에서 아군을 구하기 위해 자원하여 척후병으로 나서는 일라이어스. 살아남은 아군들이 후퇴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뜻밖에 반즈 중사가 선뜻 고립된 일라이어스를 구하겠다며 단신으로 적진 깊숙이 들어가는 게 아닌가.

 

 드디어 적진에서 마주친 두 사람. 그러나 뜻밖에 만난 반가움에 환하게 미소 짓는 일라이어스를 향해 베트콩을 향한 것보다 더한 원한으로 가차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반즈 중사. 그리고는 돌아와 전투 중 사살된 것으로 크리스에게 태연히 말해 버린다.

 

 그런데 겨우 살아남은 병사들이 헬기에 실려 황망히 철수하는 저 아래 밀림 사이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일라이어스가 비틀거리며 수많은 베트콩들에게 쫓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반즈의 총을 맞고도 목숨을 부지한 일라이어스가 끝내 구조되지 못하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절규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공중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살아남은 자들!

 

 '플래툰' 영화 포스터로도 채택됐던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죽어가는 일라이어스의 최후의 장면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대체로 악역으로 많이 출연했던 윌렘 데포에게도 이 역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장면은 지하벙커. 크리스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일라이어스에게 총을 겨눈 것이 반즈의 짓임을 직감하고, 동료 킹(케이스 데이빗)과 프랜시스(코리 글로버)에게 반즈의 처치 여부를 놓고 의논하던 중, 이를 엿들은 반즈가 나타나 한바탕 몸싸움을 하는데 살기를 띤 반즈가 크리스를 덮쳐 예리한 칼로 죽이려고 한다. 주변의 만류로 크리스의 얼굴에 칼로 그어 생채기를 내곤 씩씩대며 밖으로 나가 버리는 반즈.

 

 살아서 총을 쏠 수 있는 한 또 싸울 수밖에 없는 전투는 다시 시작되는데…. 일라이어스를 잃었던 전투지역 근방인 캄보디아 국경지대에서 월맹군 연대병력의 공격을 받은 브라보 중대는 또다시 전멸 상태에 빠진다.

 

 크리스의 소대원들도 거의 다 죽어가는데, 격전의 틈바구니에서 적이 아닌 반즈의 표적이 되어 죽을 위기에 처한 크리스. 때마침 터진 아군의 지원포격으로 위기를 넘기고 끝까지 월맹군과 맞서 용감히 싸우지만 전투가 더 치열해지자 프랜시스는 후송을 노리고 자해하기까지 하는데….

 

 격전의 끝, 사체로 뒤덮인 골짜기에서 살아남은 크리스는 우연히 부상 당해 기어가는 반즈 중사를 발견한다. 부상 당한 몸을 끌고 다가간 크리스는 죽음의 공포에 떠는 반즈 중사를 향해 갈등 없이 쏴버린다.

 

 그렇게 전투는 끝이 나고 전투 중 두 번 이상 부상 당하면 후송되는 규정상 크리스를 실은 헬기는 먼지를 일으키며 아비규환의 전투지역을 벗어나 이륙한다. 시체더미와 포탄자국으로 황량한 지상의 들판을 내려다보는 크리스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현을 위한 아다지오'와 헬기의 굉음 속에 크리스의 독백이 이어진다. "이제 다시금 돌이켜보면 우린 적군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싸우고 있었습니다. 결국 적은 자신의 내부에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제 나에게 전쟁은 끝이 났으나 남은 평생 동안 내 속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라이어스도 반즈와 싸우며 평생 동안 내 영혼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가끔씩 내가 그 둘을 아버지로 하여 태어난 아이 같은 느낌도 듭니다. 그러나 그야 어찌됐든 거기서 살아남은 자는 그 전쟁을 다시금 상기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우리가 배운 것을 남들에게 가르쳐주고 우리들의 남은 생명을 다 바쳐서 생명의 존귀함과 참의미를 발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플래툰'에서 1960년대를 풍미하던 3곡의 유명한 팝송이 나온다. 3곡 모두 지하벙커에서 망중한을 즐기며 마리화나를 피우는 장면에 삽입되었다. 첫 번째 곡은 1967년 6인조 보컬 그룹 제퍼슨 에어플레인이 부른 '하얀 토끼'(White Rabbit)이다. 멤버 중 유일한 여성인 그레이스 슬릭이 작곡한 곡으로 '하얀 토끼'는 LSD 등 환각제를 가리키는 은어다. (다음 호에 계속)

▲ 촌장의 아내를 그 자리에서 사살하고 어린 딸을 총으로 위협하며 촌장에게 월맹군과의 내통을 자백하라고 다그치는 반즈 중사(톰 베린저).

▲ 마을 주민들에게 폭압을 행사하는 반즈 중사에게 일라이어스(윌렘 데포)가 따지고 대들고 있다.

▲ 마을 촌장에게 자백을 강요하고 있는 반즈 중사(톰 베린저·왼쪽). 그 오른쪽에 통역병 러너 역의 쟈니 뎁이 보인다.

▲ 마을을 불지르고 퇴각하는 제25 보병사단 브라보 중대 소속 소대원들.

▲ 반즈의 총을 맞고도 목숨을 부지한 일라이어스 중사(윌렘 데포)가 끝내 구조되지 못하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절규하며 죽어가는 모습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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