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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배경영화(III)-'플래툰(Platoon)'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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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80년대에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1978년 '디어 헌터(Deer Hunter)', 1979년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82년 '람보(Rambo: First Blood)' 등 전쟁이 낳은 공포와 인간의 광기에 의한 살육과 파괴 등을 묘사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미국의 이데올로기와 영웅주의가 깊이 내재(內在)해 있었다.

 

 그런데 그 후 월남전에 대한 자아비판적인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좀 색다른 영화가 나와 우리 기억에 오래 남는 작품이 1986년 작 '플래툰(Platoon)'이 아닌가 싶다. 정의라는 대의명분으로 무장된 전장 속의 인간들이 비인간화되어 가는 모습을 그린 '플래툰'은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1946~) 감독이 베트남 전쟁 3부작으로 만든 영화 중 첫 번째 작품이었다. 두 번째는 1989년 '7월 4일 생(Born on the Fourth of July)' 그리고 세 번째가 1993년 '하늘과 땅(Heaven & Earth)'이었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과 거의 같은 시기에 월남전 참전 경험이 있는 올리버 스톤 감독이 실감나는 전투신과 인물묘사로 전쟁의 공포와 인간의 이중적인 행태, 허울뿐이며 맹목적인 애국심에 상처만 더해가는 젊은이들의 실존과 상실을 사실성 있게 묘사함으로써 그 동안 쉬쉬하던 무모한 전쟁에 대해 정면으로 쓴소리를 던져 1987년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작품상 및 감독상, 같은 해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까지 휩쓴 작품성과 흥행에 성공한 명작이다.

 

 이 영화의 제목 '플래툰'은 '전투 소대'라는 군대용어로 전투 소대 신병 크리스가 겪는 경험담을 축으로,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면서도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는 일라이어스 중사와 비인간적인 것 같으나 죽음의 공포에 떨며 갈등하는 반즈 중사, 그리고 각기 다른 개성의 소대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래툰'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을 꼽으라면, 하나는 영화 첫 도입부에 "젊은이여, 젊음을 기뻐하라… - 전도서"(Rejoice O Young Man In Thy Youth… - Ecclesiastes)라는 성경구절을 삽입했다는 점과, 또 다른 하나는 영화 전체를 통해 처연하면서도 장엄하게 변화를 주면서 한결같이 흐르는 음악이다. 이 음악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웨스트 체스터 태생인 새뮤얼 바버(Samuel Barber, 1910~1981)가 작곡한 '현을 위한 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라는 곡이다.

 

 이는 실존적 삶의 기쁨을 누려야 할 젊은이들이 이유 없는 전쟁터에서 허망하게 죽어가는 사실에 대한 연민과 동시에 비판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려 한 의도였으리라.

 

 전도서의 구절이 사라지면 장면은 1967년 베트남 어느 야전 공항. 누런 흙먼지를 날리며 착륙한 군용 수송기의 뒷 해치가 열리면서 얼뜨기 신병들이 불안한 얼굴로 하나 둘 내린다. 그 신병 중의 한 명인 해사한 얼굴의 크리스 테일러(찰리 쉰)는 수송기에서 내리자마자 자신들이 타고온 수송기에 실리기 위해 짐짝처럼 부려지고 있는 병사들의 시체를 목격한다.

 

 맞은 편에서 왈패처럼 건들거리며 다가오는 흑인 병사들, 반쯤 얼이 나간 듯 초췌한 모습으로 지나치는 백인 병사. 그러한 모든 모습들은 대학 생활의 권태로움에서 벗어나 영웅의 모습을 꿈꾸며 자원 입대해 베트남에 첫발을 딛는 크리스의 마음을 한순간 불안하게 만든다.

 

 제25 보병사단 브라보 중대에 배속된 크리스의 자대는 풋내기 울프 소대장(마크 모시스)과 역전의 용사 직업 군인 봅 반즈 중사(톰 베린저)를 선임하사관으로 하여 일라이어스 분대장(윌렘 데포), 오닐(존 C. 맥긴니), 워런(토니 토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1967년 9월, 캄보디아와의 국경 근처, 첫 수색 작전에 투입된 크리스. 열대 밀림을 헤치며 끝도 없이 걷고 몸 속으로 달려드는 극성스런 벌레들과 사투를 벌이며 견디기 힘든 더위와 난데없이 퍼붓는 스콜 속에서 기절을 할 만큼 전투 환경에 대한 적응은 쉽지 않다.

 

 비가 종일 퍼부어도 잠복근무에 수색전을 펴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전투가 시작되고 매일같이 동료들이 죽어간다. 이런 상황에 이골이 난 고참대원들은 곧 죽어 나갈 것이 뻔한 신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와중에 크리스의 더블백 동기 가드너(봅 오위그)도 허망하게 전사한다.

 

 울프 소대장은 말로만 소대장일 뿐, 실제로는 그의 관록을 말해 주듯 얼굴의 반이 꿰맨 자국으로 선명한 반즈 중사가 공공연히 월권을 행사하며 사실상의 전권을 휘두른다.

 

 지나치게 독선적인 냉혈한이며 광기어린 폭력의 화신인 반즈 중사와 같은 직업군인으로 냉철함과 인간적인 따뜻한 면모를 갖고 있는 일라이어스 분대장 등 두 하사관은 매사에 대립하며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감정의 골을 키워가는데….

 

 전투에 투입되지 않는 날에는 캠프의 지하벙커에 모여 음주가무로 긴장을 풀고, 크리스는 고향의 남은 혈육인 할머니께 전쟁터의 일상에 대해 편지를 쓰는 일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그러한 시간 속에 얼치기 신병에서 기본을 잃지 않는 야전군의 병사로 변모해 가는 크리스. (다음 호에 계속)

 


▲ '플래툰(Platoon·1986)' 영화포스터
 

▲ 얼굴의 반이 꿰맨 자국으로 선명한 반즈 중사(톰 베린저)가 풋내기 소대장을 제끼고 공공연히 월권을 행사하며 사실상의 전권을 휘두른다.
 

▲ 열대 밀림을 헤치며 견디기 힘든 무더위와 퍼붓는 빗속에서 몸속으로 파고드는 벌레들과 사투를 벌이며 행군해야 하는 등 전투 환경에 대한 적응은 쉽지 않다.
 

▲ 말로만 듣던 전투가 시작되고 비가 종일 퍼부어도 잠복근무에 수색전을 펴는데 매일같이 동료들이 죽어간다.
 

▲ 크리스(찰리 쉰) 등 소대원들은 캠프의 지하벙커에서 음주가무로 긴장을 풀고 환각제를 피며 망중한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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