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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 도시 (Rome, Open Cit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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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I - 전쟁과 여인의 운명 (IV)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물이 되는 여인들.
 

네오리얼리즘 3부작 중 첫 번째로 현실감을 살린 수작
 

 

 

1. 제1부 (계속)
   침대에 누운 한 노인이 프란체스코에게 이웃집 엘리데가 내일 결혼식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며 피나와 결혼하면 싸우지 말라고 당부한다. 한편 잠자리에 든 똑똑이 마르첼로가 "로몰레토가 '여자는 항상 말썽이다'"라고 말했다며, 비밀이라서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이제 엄마와 결혼할 프란체스코와는 비밀을 공유할 수 있다는 듯 폭탄 폭발은 아이들의 레지스탕스 활동이었음을 넌지시 암시한다. 마르첼로는 "내일부터 '아버지'라고 불러도 괜찮으냐?"고 묻고는 잠이 든다. 
   프란체스코가 마르첼로를 재우고 방을 나오니 피나가 지친 표정으로 나타난다. 내일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당장 짐을 싸서 떠나겠다는 동생 로레타와 싸웠기 때문이다. 만프레디가 있어 조용히 얘기할 수 없는 둘은 문밖 층계에 앉아 2년 전 둘이 처음 만났던 옛 이야기를 도란도란 속삭인다. 

 

   전쟁 때문에 모든 게 변했다며 걱정하는 피나. 그러나 전쟁은 끝날 테고 봄이 다시 올 것이며 그러면 자유가 오고 당신은 더 예뻐질 거라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다독이는 프란체스코. 
   길은 멀고 험해도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보게 될 미래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의연한 결의를 보이는 프란체스코는 그래서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장면은 바뀌어 하숙집 나니나 할머니에게 전화하는 마리나. 할머니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전화를 끊고는 "병신같이 전화로 만프레디의 행방을 묻다니… 게슈타포에게 다 붙잡히겠다!"라고 중얼거린다.
   다음 날 아침. 베르크만 소령의 집무실에 경찰 수사관이 찾아와 만프레디가 프레네스티노 부근에 나타났다고 알린다. 베르크만이 바로 그 곳에서 가솔린 탱크차가 폭파됐다고 말한다. 수사관은 더 센세이셔널한 얘기가 있다며 어제 오후에 기록실에서 아주 흥미 있는 자료를 발견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바로 루이지 페라리스(Luigi Ferraris)의 사진. 1906년 10월3일 토리노 출생. 1928년 2월4일 볼로냐에서 체포됨. 국가음모죄로 12년 징역형을 선고 받고 감옥소로 이동 중 탈주하여 파리 또는 마르세유에 은신 중. 페라리스는 바로 만프레디의 다른 이름이다.
   소령이 잠시 자리를 뜬 다음, 잉그리드를 데리고 돌아와 수사관에게 인사를 시키며 "꽃과 커피를 갖다 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내 직원들을 부패시킨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하고는 잉그리드에게 "수사관은 아주 흥미 있는 발견을 했소"라고 치켜세우며 말한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의 얘기는 끝났고 즉각적인 행동만 남았다"고 덧붙이는 소령. 이에 잉그리드는 문제 없다는 듯 "저한테 맡겨두세요"라고 대꾸한다. 역시 자신만만한 태도다.
   드디어 결혼식 날 아침. 만프레디와 프란체스코는 면도를 한 후 분장을 하고 있고, 이탈리아 경찰 상사가 축하꽃다발을 들고 방문하는데, 갑자기 독일군과 파시스트들이 들이닥쳐 건물을 에워싼다. 그리고 주민들 모두를 밖으로 내모는 게 아닌가. 

 

   한편 장면은 성당 안. 아이들 중 한 명이 자기들이 사는 건물이 군인들에 의해 포위됐다고 알린다. 신부는 안전을 위해 아이들 모두 교회에 머물 것을 주문하지만 마르첼로는 로몰레토가 건물의 다락에 폭탄을 숨겨놓았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장면은 다시 아파트 건물. 만프레디가 뒷창문을 통해 도망친다. 부녀자도 병자도 모두 붙잡혀 끌려나온다. 이때 돈 피에트로 신부가 중환자 노인의 병자성사를 하러 왔다고 하자 독일군은 들여보내지 않는다. 이탈리아 경찰 상사가 잘 구슬러 허락을 받은 신부는 다락에 올라가 로몰레토로부터 얼른 폭탄을 뺏어 숨긴다. 

 

 

   한편 독일군이 못 참겠다는 듯 경찰 상사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노인병자를 직접 만나겠다며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다락에서 내려오던 신부는 이들을 발견하고 얼른 한 노인이 거주하는 방으로 들어가 폭탄과 소총을 숨긴다. 라틴어로 기도를 하고 있는 신부를 목격한 독일군은 그냥 지나치는데, 사실은 100살까지 살 거라고 장담하는 멀쩡한 노인을 신부가 프라이팬으로 때려 실신시킨 것이다. 
   한편 부녀자들을 감시하던 한 독일군이 피나를 보고 눈이 예쁘다며 딴지를 거는 순간 독일군에게 붙잡혀가는 프란체스코를 목격하는 피나. 피나의 이름을 부르면서 끌려가는 그를 따라가려는 그녀를 가로막는 독일군의 빰을 때리고, 프란체스코를 태운 트럭을 뒤쫓아가는 피나. 
   달려가는 그녀를 향해 독일군들이 뒤에서 총을 쏜다. 그녀는 길거리에 쓰러지고 만다. 마르첼로가 엄마를 부르며 달려가고 신부가 그녀를 부축하지만 그녀는 이미 싸늘한 시체로 변했다. 결혼식도 못 치르고… 안타깝고 피가 솟구치는 비극이다!
   장면은 바뀌어 군용트럭이 지나가는 길 언덕에 잠복하고 있던 레지스탕스들이 총격전을 벌여 독일군에게 잡혀가던 프란체스코를 비롯한 이탈리아인들을 구출한다. 여기까지가 1부이다. 58분여가 걸렸다.

 

 

2. 제2부
   탈출에 성공한 프란체스코는 만프레디와 함께 마리나의 집으로 간다. 라디오 미국 방송에서 재즈음악이 흘러나오고 마리나는 커피 등을 대접한다. 프란체스코가 열이 나고 감기에 걸린 듯 하여 쉴 수 있는 이부자리를 만들고 '아스피린'을 구해주겠다고 말하는 마리나. 이때 로레타가 들어온다. 그녀는 술에 취해 남자 둘과 농담을 걸다가 마리나에 의해 쫓겨난다.
   이때 마리나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잉그리드다. 옆에는 SS 베르크만 소령이 지켜보고 있다. 마리나는 자기 애인인 만프레디를 밀고하는데…. 
   마리나가 애인 만프레디에게 말한다. "연인으로서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내가 가구, 옷, 모든 것을 어떻게 장만했다고 생각하나요? 월급으로요? 월급은 스타킹과 담배 살 돈도 안 되요. 그런데도 난 다른 여자들처럼 생활하지요. 그게 인생이죠…."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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