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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macho

 

뜰 앞 복사꽃이 배시시 다시금 내게로 달려온다

연분홍 천사의 날갯짓으로 살며시 내려와

여리고 가벼운 몸짓으로 나를 부른다

나선형을 돌고 돌아 같은 몸짓을 반복하는

사계절을 쳇바퀴로 돌고 돌아

 천상의 에너지의 원천인 빛은 저리도

눈부신 침묵의 나래짓으로 내려오는가.

 

걸음마를 시작할 즈음

처음 마주친 신비한 동네 어귀에서

너는 실개울가에서 화들짝 웃어주는 복사꽃 요정이었네

무작정 복사꽃 광대 옷자락을 바라보며

 실개천을 따라 나섰지만 아장아장 아기 발걸음이

그만 돌부리에 주저앉고 말았던 아련한 추억만은 맴돌고 있네.

 

그 후로 나는 무릉도원의 유일한 옥보석인양

복사꽃을 만나기 위해 일곱 살 어린 손으로

복숭아 씨를 심어두고 복사꽃을 그리워 했었네

뭇별들과 달이 천상의 복사꽃 손짓임을 알기까지

나는 봄마다 온전히 복사꽃을 그리워했었네.

 

세 살적 버릇처럼 복숭아 씨앗을 작은 뜰에 심어두고

일곱 살 튼실한 나무의 복사꽃들과 춤추는 봄밤은

별들의 혼불을 싣고 복사꽃이 피고 지고 또 피는

하염없이 휘돌아가는 우주의 나선형 터널

한결같이 순환하는 별들의 몸짓에 취해 도는

복사꽃 춤사위는 무릉도원을 여는 유일한 열쇠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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