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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라-W.B. 예이츠의 묘비명처럼
macho

 

무수한 거친 어둠의 세상을 등지고

하늘을 유영하는 해처럼 스쳐 지나가라

태초부터 일어난 기쁨과 슬픔

사계절따라 해와 달의 걸음걸음 땀땀이

해를 따라가는 혼불인 우리는 스쳐 지나가라

드높은 우리네 산성을 향해 한껏 말달려 가라

냉소의 차가운 눈빛으로 세상을 돌아보며

해를 우러러 로고스의 아바타되어 촛불을 사르라.

 

 

온누리 휘둘러 보아도 거짓 망상뿐

세상에서는 냉소의 교환만이 혼불이 할일

솔로몬의 헛되고 헛되다는 탄식처럼

해 아래 모든 것은 허상일 뿐이니

허상으로 왔다가 허상으로 가는 길

해의 불꽃따라 별로 눈뜨기까지

헛된 죽음의 망상으로 인류를 고문하고 노리개 삼던

거짓 마왕에게 냉소로 화답하며 스쳐 지나가라.    

 

 

해의 아바타인 우리네 본모습을 찾기 위하여 

해처럼 맑은 어린아이의 기쁨으로 태어나라

한껏 말 달리는 기수처럼 구름 다리를 건너가라

해를 따라 드높은 산성으로 달려가는 발걸음마다 

우리네 멋진 신세계 생명의 근원인

넘치는 생명수가 솟구치는 해의 샘물을 만나리라

해의 빛 속에 달이 있고 불멸의 장미가 있고

불변하는 진리가 넘치고 있으니

올곧은 길을 따라 말 달리는 기수여,

그대 영원한 내 안의  길동무여,

해를 따라 스쳐 지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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