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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From the cradle to the grave)
kwangchul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살자고" 약속한 부부가 있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 덕인지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결혼 당시의 약속대로 한 부부가 평생을 해로하며 같이 보낼 확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조안(Joan)과 짐 맥레오드(Jim Mcleod)는 64년을 함께 산 후 6년간 떨어져 살고 있는 80대 후반 부부이다.(다음은 짐 맥레오드의 스토리를 9월13일자 ‘토론토스타’에서 발췌한 것이다.)

 

"저와 제 처는 64년을 함께 산 후 다음달 10월이 되면 6년간 떨어져 살고 있게 된다. 우리 부부의 심정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으나 현재의 롱텀케어시스템(Long Term Care System)은 시니어들의 가치와 우리들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제 처 '조안'은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왔는데 막상 마지막 가는 황혼 길에 부부가 같이 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나는 시니어를 존중하지 않는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부처에 청원을 해 보았으나 타당한 응답을 받지 못하였다. 시니어가 마지막 떠나는 황혼 길에 같이 시간을 보낼 기회를 빼앗는 처사는 시니어들의 존엄성과 우리들의 고통을 외면하여 시니어들을 무시하는 일이다. 함께 시간을 가지며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시점에 떨어져 산다는 것은 육체적으로도 지장을 주지만 더욱 힘든 것은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으로 도래하는 고독감이다."

 

야경국가란 의미의 국가는 외적의 침략으로부터 방어, 국내 치안의 유지, 개인의 사유재산 및 자유에 대한 침해의 배제 등 필요한 최소한의 임무만을 수행해야 한다는 자본주의적 국가관을 의미한다. 국가의 존립 목적을 강탈과 도덕 방지를 주요 임무로 하는 야경에 중점을 둔 사상으로서, 복지국가와 대조적인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러므로 작은 정부, 자유방임국가 개념 등 보수적인 우파(Right)를 지칭하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빈부격차, 환경오염 등 평등의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대두되면서 인간답게 사는 사회의 지향에 더 많은 중점을 두면 좌파(Left)적인 성향의 정부라 할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현대의 복지국가개념이 출현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시스템의 국가가 캐나다이다. 하지만 복지정책이 항상 국가의 발전을 불러온다는 보장이 없다.(무리한 복지정책을 지향하다 망한 나라들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아르헨티나, 그리스, 베네수엘라 등이다.)

 

잊을 만하면 가끔씩 떠오르는 말 중에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는 말이 있다.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목표를 표현한 구호로서 완벽한 사회복지를 의미한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 처음 나왔는데 구호는 이상적이지만 영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 구호를 사용한 노동당 측은 물론 보수당 등 현실적으로 지키기 힘든 정책이다. 그러나, 그나마 캐나다가 가장 복지국가 이미지를 지키고 있는 나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복지국가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캐나다도 코비드-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시련을 겪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타격을 받은 기관이 롱텀케어, 장기요양원 시스템이었다.

 

옴부즈맨, 폴 듀베의 보고에 따르면 코비드-19 전염병이 창궐하던 2020년 봄부터 두 달 이상 장기요양원에 실시됐어야 할 적절한 검사의 기록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한다. 그런 관리의 부실은 그 기간 동안 수백 명의 시니어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2020년 3월부터 2022년 4월까지 4천 3백 35명의 시니어와 13명의 직원 또한 희생되었다. 폴 듀베 옴부즈맨은 76 항목의 제안을 정부에 제출하였으며 새로운 장관에 임명된 조성훈 장관은 그 제안을 신중히 받아들여 검사와 조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공표하였다.

 

지난 주 내가 소속되어 있는 단체에서 롱텀케어 세미나가 있었다. 평균 80대에 들어서는 시니어들이어서 그런지 시종일관 숙연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어떤 신체적, 정신적 결함이 우리들에게 도래했을 때는 이미 때가 늦은 감이 든다.

 

Bill 21, 혹은 ”Til Death Do Us Part Act”라는 현재 온주의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 있다. 골자는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롱텀케어에 같이 있게 하자는 법안이다. 온주 신민당 의원의 제안으로 제출된 법령으로서 어느 특정한 부부의 경우라기 보다는 모든 시니어들의 공통된 과제로 여겨진다.

노바스코시아에서는 이미 통과된 법령으로 알고 있다. 초당파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린벨트 추문에 휩싸여 있는 현 보수당 정부에도, 조성훈 의원에게도 신선한 이미지를 선사할 수 있는 법령으로 여겨진다. (2023년 9월 17일.)

 

참고: 옴부즈맨 (Ombudsman), 스웨덴어로 대리 혹은 후견인이라는 뜻이다. 행정기관의 위법, 부당한 행위로 제기된 민원을 조사해 주는 사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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