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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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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문화시리즈(8)-붉은 열매가 달린 홀리 가시나무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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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남 유니스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회원)

 

 
 
 

 

 

이스라엘에서 애굽으로 가는 길목엔 감람나무와 holly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한 홀리 가시나무 아래, 헤롯왕의 장자 학살 박해를 피해 애굽으로 피난길을 가던 한 가족이 쉬고 있다. 그들은 원죄 없으신 거룩한 어머니 마리아’와 ‘의로운 아버지 요셉’과 ‘메시야’로 오신 어린 예수 아기이다.


절망에 쌓인 피난길인 데도 온 식구가 모자와 신발까지 벗어서 옆으로 밀어 놓고 나들이를 즐기는 식구들의 모습이다. 마리아는 어머니답게 먹을 거리를 준비하고 있고, 요셉은 귀여운 아들에게 붉은 열매가 달린 홀리 나뭇가지를 꺾어주며 아들과 함께 만족스런 미소를 짓고 있다.


그 뾰족한 홀리나무 잎은 아기예수가 장차 쓰게 될 가시면류관이며 붉은 열매는 구세주로서 흘리게 될 피의 상징임을 이 행복한 가족은 알고 있었을까?


이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붉은 포인세치아와 함께 홀리 가시나무로 성탄식탁을 장식하며 철없이 희희낙락한다.


예루살렘 입성을 예시하는 나귀까지 네 식구의 구도(構圖), 멀리 구름에 가려도 빛나는 둥근 해는, 이 성 가족의 흠 없이 완벽한 우주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잠시 쉬고 있는 이 짧은 현실 세계를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영원한 생명인 부활마저 보여주는 이 그림은 융이 쓴 <융합의 비의>를 깨닫게 해준다. 또 이런 원초적인 현상을 그려낸 이탈리아의 화가 바롯치에게 다시 한번 놀라움과 찬사를 보낸다.


의로운 사람으로 무뚝뚝하게만 보인 아버지 요셉의 다정한 모습과 아들의 미소는 차츰 사라져 가는 현대의 부성애와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향수마저 불러 일으킨다.


우리가 아무리 의로운 일로 사회를 위해 헌신해도, 이 성 가족처럼 바탕에 흐르고 있는 촉촉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미소’가 없다면 그야말로 ‘소리 나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세계 노인의 해’. 자신도 노인이 된다는 생각을 잊고 살아 오는 사람들에게 한 해만큼은 노년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보람 있는 노년의 꿈을 이루게 하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진다.


나의 정신과 육체가 함께 건강하고, 나의 가족, 이 사회공동체가 그리스도의 평화로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만 한다면, 설령 ‘세계 노인의 해’를 굳이 안 만들어도 우리의 노년에 다가 올 충격이나 괴로움을 이겨낼 수 있고 지금까지 지내온 삶을 감사하며 밝은 여생을 지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탄생하신 아기 예수를 위해, 우리들의 식탁에 예쁘게 차린 홀리 나무 아래 내일의 희망을 한숨 없이 속삭이며 다른 해보다 더욱 기쁜 성탄, 더욱 뜻 깊은 새해를 샬롬의 벗들과 함께 맞이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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