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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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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자연의 모자이크를 따라서-캐나다 알마교회의 제임스 게일 목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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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게일선교사파송1백20주년기념예배에 참석한 게일선교사의 후손들.

 

 조선인들 사이에 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난 분명히 오해를 받고 있다… 여론은 옳고 그르건 간에 사람들의 삶을 주조하는 데 법이나 종교, 이성이나 칼보다 강하다. 무엇이 중국 여인들로 하여금 전족을 하게 했나? 바로 여론이었다. 무엇이 사악한 사람들로 하여금 버젓이 살 수 있도록 해주었나? 바로 여론이었다.”         
                                     
  1919.5.24. “사촌동생 윤치소의 부탁으로 오전에 게일 박사를 찾아갔다. 치소가 현재 상하이에서 공부하고 있는 자기 아들 윤보선에게 돈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게일 박사에게 물어봐 달라고 한 것이다. 게일 박사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는 지금껏 일본인들은 용감한 데 반해 조선인들은 겁쟁이들이라고 생각해왔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1919.4.20. “난 이번 독립운동에 참가한 학생들과 기독교 목사 대부분이 길을 잘못 들긴 했지만, 그래도 정직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손병희, 오세창 같은 천도교 지도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번 소요에 참가했다고 생각한다.
 (1) 가난하고 무지한 신도들로부터 수백만 원을 사취한, 몹시 비열한 행위를 감추기 위해서. 
 (2) 이름을 날린 후 영예와 명성을 등에 업고 감옥에서 나와 신도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 
 

 수십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손병희 같은 사기꾼들에게 다년간에 걸쳐 농락을 당해왔다는 것이야말로, 조선민족이 아직 독립국으로서의 생존을 향유할 만한 지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08년, 우리 부부는 온타리오주 알마에 있는 세인트 앤드루 장로교회에서 열린 게일 목사 선교12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했다. 호박돌을 얼기설기 쌓아 올린 예배당 외벽과 붉은 기와지붕 위에서 종소리가 울릴 것만 같은 아담한 종각을 올려다보며 교회 안에 들어섰다.  이미 기념 예배는 끝나고 강단 위에 여러 사람이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한 장 찍어야지, 하면서 카메라를 드는데,"윤 권사님,민 장로님,이리로 올라오세요" 하고 누군가 우리를 부른다.  
 이 모임을 주관한 토론토 필그림 장로교회 소창길 목사님이 유영식 교수, 유재신 목사,박재훈 목사, 강신봉 회장, 임태호 회장, 영국에서 온 게일 목사의 외손자녀들과 사진을 찍으려고 서 있다가 우리를 보고 손짓한 것이다. 우리도 급히 강단 위로 올라가 귀한 장로교 역사의 자리에 기쁘게 한 자리했다.

 

  120년 전 1888년 4월,  캐나다  최초로 한국 선교사  파송 예배를 드린 이 장소에서,  유영식 교수는 게일의 업적을 기리는 <The Good Pastor>라는  게일 박사 기념 화집을 출간 봉헌했다. 
 

 유 교수가 직접 알마에 있는 게일의 생가와 영국의 바스, 게일이 선교사역을 했던 조선의 서울, 금강산, 평양, 원산 등을 어렵게 방문해서 수집한 사료 및 후손들로부터 기증받은 자료 등을 한데 엮은 귀한 역사 자료서이다.   

 연동교회 초대목사인 게일 박사가 1907년 스위스에서 식구들을 데리고 1년 만에 다시 연동교회로 돌아왔을 때 고찬익 장로가 지은 환영가는 정말 눈물겹다.  
'오늘 모혀 깃버함은 긔목사를 환영함/ 우리쥬의 본을 밧아 사랑마암 표하세/ 편히 단녀왓스니/ 주의 은혜 감샤하야 깃븐찬미 합시다.’  
 4절 ‘아바지께 다시나와 기도하고 바랄것/ 긔목사와 온교회에 성신충만합쇼셔/    거룩하고 깨긋한 마암 예수갓게 합쇼셔/영원무궁 보좌압혜 편히쉬게 합쇼셔.'
 

 

 알마 교회에서 가까운 엘로라 공원에 준비된 바베큐를 모두 맛있게 들면서,게일 목사의 외손녀인 로즈마리 힐에게 이 노래를 아느냐고 물으니, 베토벤 제 9번 교향곡의 '기뻐하라 찬미하라'는 합창곡을 허밍으로 불러준다. 

 게일과 윤치호는 오랜 기간을 함께 지낸 친구지간이다. 게일은 최초로 조선에 온 캐나다 사람이며, 윤치호는 최초로 캐나다를 방문한 조선사람이다.

 지난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유 교수님의 <착한 목자: 게일의 삶과 선교> 출판감사 행사가 있기에 두 사람의 우정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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