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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bonghochoi
2020-07-02
당신의 진심이
낙엽처럼 바스락 바스락
부스러지고 있어요.
이따금 모래알처럼 뇌리에서
술술술...
빠져나가기도 해요.
그 모래사장에서
환생하고 싶은 내가
풀무질로 달구고 두드려 패면
소망도 잘 벼릴 수 있을까요?
그 간절함과
낙지발처럼 엉켜서
도끼자루나 썩혔으면 해요.
금도끼가 아닌 무쇠도끼면 어때요.
녹슨 당신과 나의 가슴에
고속철을 놔야겠어요.
인생의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시발역,
기차표가 당신의 본정 깊은 캐비닛 속에
아직도 잘 보관돼있나요?
쓰레기가 된 세월에게
생각하면 할수록 미안하네요.
미안할 때마다 떡 주무르듯
손목이 동서남북을
천방지축으로 날뛰네요.
이제 우리 이별해요.
이별하고, 이 별로 오세요.
당신이 마셔버린 빈 술병은
영혼이 초롱초롱하게 파도치는
백발의 바다에 주민등록을 마쳤어요.
* 오래된 서정에서 탈신도주(脫身逃走)하려는 시도의 산물임.
(20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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