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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너
bonghochoi
2020-06-18
쉐파드몰의 식당가는 오늘도,
빈 밥그릇처럼 깨끗이 비어있다
사흘 굶은 뱃속처럼 텅텅 비어있는 식당마다
너무 배가 고팠는지 아예 불도 꺼버렸다.
굶주림이 무슨 사고라도 친 것일까
이곳 저곳에 출입금지선이
부황(浮黃)처럼 누렇게 피었다.
옷가게 진열장의 마네킹도 배가 고픈지
헐렁해진 바지를 자꾸 추켜올리고 있다.
곧 쓰러질 것만 같다.
빈 밥솥처럼 허기진
거리는 무덤 속처럼 어두웠다.
그 무덤 속을 더 깊게 파고 있는
고층 건물들도 쓰러질 듯 휘청거린다.
그 사이사이를 비집고
자동차들이 아사자(餓死者) 장례행렬처럼
가르릉~ 가르릉~
가래를 끓이며 지나갔다.
팬데믹!
너, 삼계탕처럼 푸우~욱
삶아먹고 싶다.
(20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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