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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알라
allellu

#여러 언론사 동료 기자들과 군부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 부대에는 훗날 국방부 장관을 지낸 육군 장성이 사단장으로 부임했었다. 부대 입구에는 ‘언론인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언론을 담당하던 군무원의 안내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저녁에는 부대 참모들과 식사를 겸한 술자리가 있었다. 폭탄주가 몇 순배 돌았고, 취기가 오를 무렵 사단장이 뒤늦게 합석했다.

군부대의 초청으로 기자들이 방문한 형식이었지만 긴장감은 팽팽했다. 술자리 한 번으로 출입기자와 취재원 사이가 급격히 친해질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았겠지만, 부대 안에서 사고라도 터지면 함께 폭탄주를 기울이던 기자들이 군을 상대로 집요하게 진실을 추궁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이런 긴장감은 부대 참모들의 건배사 때문에 폭발했다. 한 참모가 ‘사단장님께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를 냈고, 또 다른 참모는 ‘사단장님께서 하사하신 어사주를 감사한 마음으로 마시겠습니다’라며 납작 엎드렸다.

취기가 오른 데다 이런 장면을 못마땅하게 여긴 A기자가 “손님 불러놓고 무슨 충성 경쟁이냐”며 술상을 내리쳤다. 술병이 바닥에 나뒹굴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러자 젊은 장교가 벌떡 일어나더니 “새파란 XX들이, 사단장님 앞에서 건방지게”라며 A기자를 향해 몸을 날렸다. 술상은 엎어졌고, 순식간에 기자들과 부대 참모들이 뒤엉킨 몸싸움이 벌어졌다.

 

#B씨는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공무원으로, 나름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정년을 채우고 공직을 떠났으나 당시만 해도 승진은 빨랐고, 보직도 동료들이 부러워할 만한 자리를 옮겨 다녔다. 집안까지 좋았는데, 고위직을 지낸 군 장성 출신이 여럿 있었다고 한다.

하루는 동료 기자 몇 명과 우연히 저녁자리에 합석하게 됐다. B씨는 며칠 휴가를 내고 집안 어른의 장례식에 다녀 왔는데, 그곳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다만 “절대로 기사를 쓰면 안 된다”는 다짐을 여러 번 받았다. 자신 뿐만 아니라 집안의 여러 어른들까지 곤욕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이 있던 기자들도 고심 끝에 그렇게 하겠노라 동의했다.

B씨의 이야기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관한 것이었다. 그가 장례식장에 들어섰을 때 낯익은 군 장성 출신들이 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삼촌뻘 되는 분이 B씨를 불러 전두환에게 “XX시청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라고 소개했다. 전 전 대통령은 비서를 불러 봉투 하나를 가져오라고 시켰는데, 나중에 열어보니 봉투 안에는 조금만 더 보태면 어지간한 자동차 한 대를 거뜬히 살 만한 큰 돈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당시는 전 전 대통령이 말한 것으로 알려진 “전 재산 29만원” 발언이 화제를 모았던 때다.

 

#“MBC는 잘 들어,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어.”

KBS 기자 출신인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최근 출입기자 오찬 자리에서 MBC 기자를 겨냥해 했다고 알려진 발언이다. 언론 뉴스를 종합해 보면 황 수석은 이날 여러 언론사 기자들과 가진 점심식사 자리에서 국정현안에 대해 언급하던 중이었다.

이 사건은 1980년대 말 노태우 정권 당시 ‘중앙경제’ 사회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오홍근 기자가 월간지에다 군사정권에 비판적 내용이 담긴 기사를 연재하던 중 정보사령부 군인들에 의해 테러를 당한 것이다. 오 기자는 이 테러로 허벅지가 크게 찢기는 중상을 입었다. 국방부 수사 결과 정보사 예하부대 군인들이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언론단체들은 황 수석이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쓰는 것을 문제 삼으며 뱉은 발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식사 자리에서 한 기자가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고 물었는데, 황 수석은 “농담”이라는 말과 함께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당부도 덧붙였다고 한다.

‘정보보고’는 기자들이 취재 도중 듣거나 취득한 정보 가운데 기사로 쓰기는 애매하지만, 소속 회사에 보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 주로 써낸다. 황 수석이 정보보고 하지 말라고 요청한 게 사실이라면 그 역시 “MBC 잘 들어”라는 발언이 알려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문제는 황 수석의 발언 이후 이 문제를 정식으로 기사화한 것은 오찬에 참석했던 4~5명의 기자 가운데 MBC 단 한 명뿐이었다는 점이다. 거꾸로 말하면, 나머지 기자들은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런 협박성 멘트를 아무 때나, 어느 자리에서나 마구 쏟아내도 문제의식을 못 느낄 만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뜻도 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면서 사람들이 정치놀이에 얼마나 심취해 있는지 새삼 놀랐다. 가끔 TV를 켤 때마다 주요뉴스는 언제나 정치 관련 소식이고, 정치평론가 여러 명이 둘러 앉아 늘 무슨 말인가를 떠들어댔다. 식당에서건 기차역에서건 TV가 켜진 곳은 그런 장면이 계속 나오고, 사람들은 정신을 놓고 그 이야기를 듣는다.

세상 모든 일에 가치 판단을 할 여유도 없거니와, 그럴 이유도 없다.

사단장의 어사주를 원샷했던 젊은 장교나 호기롭게 술상을 내리쳤던 기자들 모두 흘러간 과거 속에 묻혔다. 전두환이 거액의 용돈을 펑펑 뿌리고 다녔다 한들 지금 무덤 속에 있는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치평론을 한다고 게거품을 물고 떠드는 사람들도 한철 지나면 자연스레 잊혀진 존재가 된다.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디모데후서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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