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미소에 가을이 간다

눈이라도 올 것인가
아직 가을이 여깃는데

기억의 저편에서
가녀린 제비꽃이
스산한 내 적막을 깨운다

그 봄에 불었던
가녀린 청색의 제비꽃 바람이
이 가을을 보낸다…
보내지 않으려 부여잡아도
가버릴 가을이 간다

가을이 가는 소리에 흰 눈이 내리면
그대에게 축복이 내리리니
가는 가을을 위한 기도는
그대의 것이리니

먼 회상의 나래에 젖은
아버지의 모습이
꿈결처럼 다가온다

아버지의 눈빛에서
성실한 농부의 손이
꿈결처럼 다가온다

아버지의 눈빛에서
가녀린 제비꽃의
미소가 내린다

가을의 미소에
가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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