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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냄비와 구세군
sung2017

 

 

어느덧 12월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사람들은 더욱 들뜨고 분주해진다. 이 때쯤이면 어수선한 세모 분위기 속에서도 어김없이 길거리에 낯익은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등장한다. 제복 입고 모자 쓴 구세군인의 종소리가 우리에게 잊혀진 불우이웃을 생각나게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정경이다.

 

크리스마스 자선냄비의 유래는 백년도 더 된다. 처음 시작은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구도시의 구세군 담임사관(목사) 죠셉 맥피(Joseph McFee)의 크리스마스 자선 디너 모금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성탄절을 앞두고 구세군 교회에서는 오갈 데 없는 가난한 사람들 천 여명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대규모 디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점은 그 많은 사람들을 먹이는데 드는 엄청난 비용이었다. 교회 사람들이 의견을 내고 기도를 함께 열심히 하고 있는 가운데 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오기 시작했다. 

 

맥피 사관은 밤잠을 설치며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부담이 안되고 단시일 내에 모금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을까를 몰두하고 있었다.

 

어느날 밤 맥피 사관은 그가 젊은 시절 선원으로 보냈던 영국의 리버플(Riverpool) 항구가 갑자기 떠올랐다. 당시의 뱃사람들은 부둣가에 설치된 심슨 냄비(Simson’s pot)라고 불리는 커다란 쇠 냄비 안에다 동전 몇 닢씩을 던져 넣어 자선을 하곤 했었다. “바로 그것이다” 맥피 사관은 그 냄비 아이디어 착안했다. 
그 다음날 아침 그는 샌프란시스코 항구 부두 책임자를 만나서 바로 모금허가를 받아냈다.

 

그리고 꽃게(Crab)를 끓이는 커다란 쇠 냄비를 선원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선창가 한복판에 설치하였다. 마침 오크랜드 페리호가 정박하고 있었기에 더욱 많은 승무원들과 여객들이 있었다. 그리고 페리호 터미날 대기소 내에다 추가로 놋 냄비 하나를 따로 설치하였다. 

 

며칠 후 두 냄비에는 동전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덕분에 그 해 1891년 천명이 넘는 불우이웃의 크리스마스 디너는 성대히 끝날 수가 있었다. 그 다음해 구세군은 같은 장소에다 같은 방법으로 자선냄비를 설치해 천 사백 명이나 되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 디너를 대접했다. 자선냄비 옆에는 제복을 입은 구세군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찬송가를 부르며 가로전도도 했다. 이로부터 전 미국의 각 주에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해마다 설치되고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이제는 전 세계 백 여 개 국가에서 백년이 넘도록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크리스마스의 아름다운 전통이 되어버린 것이다.

 


구세군(Salvation Army) 그들은 누구인가?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Heart to God, Hand to Neighbor) 이것이 바로 구세군 정신이다. 구세군의 창시가 윌리암 뿌드(William Booth, 1829~1912) 감리교 목사는 산업혁명 이후의 빈부의 차가 극심했던 영국 동부 런던에서 그의 부인 캐더린 뿌드와 함께 1865년부터 가로 전도를 시작했다. 그 당시 교회와 사회로부터 소외된 계층인 가난한 사람들이 영혼 구원을 위해 복음을 선포하고 그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벌였었다. 

 

나중에 커져 가는 조직에 군대체제를 도입하여 구세군(그리스도의 병사)이라는 명칭을 쓰게 되었고(1878년) 오늘날 전 세계 백 여개 국가에서 그들의 언어로 구세군은 영혼 구원과 당면한 사회 구원 문제(마약, 알코올 중독, 교도소, 피난처, 부랑아, 병원, 노인, 가정, 유아, 여성문제)들에 적극적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캐나다만 해도 1870년 온타리오주에서 시작한 구세군은 오늘날 전국에 교회 372곳, 사관(목사) 2,014명, 신자 92,269명, 사회봉사기관 152곳과 각 기관에서 일하는 봉사자들로 캐네디언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 (97년 구세군 연감 참조) 

 

우리 교민사회에도 구세군 한인 토론토 교회가 창립 11주년을 맞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블루어 한인거리에서 자선 냄비를 설치하고 어른과 함께 어린이 악대들이 나팔을 불며 불우이웃 돕기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나팔을 불던 아이들이 이제 틴에이저들이 되어 청년악대(Youth Brass Band)를 조직하였다.

 

올해는 스카보로(Scarborough)의 두 군데 몰(Mall)에서 크리스마스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11월 24일부터 자원봉사자 16명과 함께 한달간 수고할 것이라 한다. 참으로 흐뭇한 소식이다.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 “내가 구원 받은 것은 남을 구원하기 위함”이라는 외침은 창립자 윌리암 뿌드 대장과 구세군의 모든 것을 포함한 말이다. 그는 또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기었다.

 

“나는 소외된 자를 위하여 끝까지 싸우겠노라. 부녀자들이 울고 있는 한, 어린아이들이 굶주림을 당하고 있는 한, 가난으로 여인인 버려져 있는 한, 사람들이 유치장에 들락날락 하는 한, 나는 싸우겠노라.” 올해도 구세군들은 말없이 그들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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