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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
namsukpark

 

 마음의 추위까지도 함께 견뎌야하는 계절의 초입(初入)이다.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적당한 가격의 입에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없다고 투덜거린 자신을 발견하곤 어이없어 이마를 긁적거렸다. 꿩도 잃고 매(?)를 잃은 것도 아닌데… 인생 거기서 거기인 줄도 알지만 호들갑을 떤 자신이 슬그머니 겸연쩍었다.

 한비자(韓非子)가 군왕(群王)에게 올린 상소문에서 말미암은 ‘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이란 용어가 있다. 힘의 역학(力學)에서 ‘사리에 어긋나는 비(非)는 이치를 이길 수 없고, 이치(理治)는 법(法)을 이길 수 없으며, 법(法)은 권력을 이길 수 없다고 해도, 권력(權力)은 하늘(天)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의 가르침이다.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국에 시사(示唆)해주는 바 적잖았을 터이나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고, 태산(泰山)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차별(差別)을 양산(量産)하는 사람들이 ‘X도 모르면서 탱자탱자’하고 떠드는 경우를 두고 어처구니 없어하는 우리들이다. 하찮아뵈는 지렁이도 밞으면 꿈틀거리고, 순둥이 강아지도 밥그릇을 빼앗기면 으르렁거리며 달려들게 마련이다.

 안정적인 삶을 갈구하는 인생살이가 평면(平面)인 듯싶지만 입체(立體)이고, 4차원적(4次元的)인 세계를 훌쩍 넘나들기도 한다. 그래봤자 분위기가 떠받쳐진 것도 아니지만, 흥이 돋을라치면 뒤뚱거리며 막춤을 추다말고 개(犬)다리춤을 추고 싶어 하는 심정을 헤아릴 줄 알랑가 몰라.

 사마천(司馬遷)은 사기열전(史記列傳)에서 춘추시대 노(魯)나라 사람 원헌(原憲)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의 자(字)는 자사(子思)로 공자(孔子)님께 ‘부끄러움(恥)’에 대하여 여쭙자 스승께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나라에 도(道)가 있을 때 자리를 차지하며 녹봉(祿俸)을 받는 것이니, 하물며 나라에 도(道)가 없는데도 물러나지 않고 녹봉을 챙기려드는 몰지각함이 부끄러운 일이다.”고

 “바보야~ 정답은 경제야!”라는 역설적인 구호도 있지만, “원화강세?수입물가 하락?소비자물가하락?디플레이션 우려” 라는 뉴스미디어의 큼지막한 타이틀이 왠지 심상찮게 들린다. 새(鳥)가슴이 덜컹 내려앉긴 하지만, 눈물콧물이 뒤범벅이어도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한다. 다함께 웃어보자는 얘기에 ‘팔자는 뒤집혀도 8자(字)’라 하니까요.

 다도(茶道)를 즐기던 사람들은 “獨?曰神 二客曰勝 三四曰趣 五六曰泛 七八曰施” - ‘홀로 마시면 그윽하고, 둘이서 마시면 빼어난 것이요, 서넛이면 멋이라 하겠고, 대여섯은 덤덤할 뿐이요, 예닐곱 여덟은 그저 나눠 마시는 것’ -이라고 한다. 그런데 혼술과 혼밥의 경우는 차안(此岸)에 부재(不在)함이겠고 아무렴 다다익선(多多益善)만이 최선은 아닌가보다.

 꿈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꿀 수 있건만, 꿈에서 깨어나니 여의찮다고 심드렁하니 투정부릴 일이 결코 아니다. 뉘시라 울컥한 감정을 억누르고 글썽이는 눈물을 감추느라 두 눈을 껌벅이며 입술을 깨무는 슬프고 괴로울 때가 없을까마는 구름관중을 이루는 위력을 보여준 품바패거리들의 거침없는 입방아엔 공자(孔子)님도 오르내린다. “깊은 학식과 혜안(慧眼)에도 불구하고 소위(所謂) 출세가도를 달리진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말이다.

“절대로 해명하려 들지 말 것, 절대로 자신을 정당화하려 들지 말 것,

네가 네 행동을 정당화(正當化)하려드는 순간 다른 사람들은 네가 틀렸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야”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의 ‘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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