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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MY SOU
namsukpark

 

 논어(論語)의 마지막 구절에 ‘사리(事理)가 통하는 말, 도리(道理)에 맞는 말, 옳고 그름을 똑똑히 분별함’을 ‘지언(知言)’이라며 “不知言無以知人”(말을 알지 못하면 그 사람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마루가 높으면 천정(天井)이 낮고, 마루가 낮으면 천정이 높다’는 당연한 얘기는 그렇다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누락(鐵筋漏落)’ 아파트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순살 아파트, 불량 콘크리트 타설(打設), 설계와 감리를 담당한 전관(專管)업체와 3년간 총 77건, 2,300억원의 수의(隨意)계약을 맺은 LH는 규정에 따라 공모(公募)를 거쳐 당선된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無梁板構造•Flat slab)가 적용된 아파트 가운데 철근이 빠진 단지로 발표한 15곳이 아니라 5곳 더 늘어난 20개 단지로 밝혀진 것은 철근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자체 판단해 발표에서 제외했다는 LH의 설명이지만, 결과적으로 축소 발표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뿐만이 아니다. 무량판 구조 아파트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조사 대상이 당초 발표했던 91곳이 아니라 102곳으로 늘어났다. 앞으로 조사 대상 아파트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기본적인 공사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전수(全數)조사까지 거론할 수 있었는지 글쎄다.

 

 LH의 ‘혁신 방안’ 발표는 올해 3월 ‘국민 중심 경영’을 선포하면서 ‘살고 싶은 집과 도시로 국민의 희망을 가꾸는 기업’을 <청렴영생(淸廉永生) 부패즉사(腐敗卽死)>한다는 각오로 불공정한 악습을 근절하고 안전 경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확고히 정립하겠다고 약속했었지만 화려한 말잔치에 불과했다. LH는 2009년에 주택 공사와 토지 공사를 통합해 출범했지만 당초 목표한 대로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 철저하게 조직 진단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지금 사장조차 “조직의 지나친 비대화로 보고체계가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졌다”고 공개 언급했을 정도다. 특히 사장이 주공(住公)•토공(土公) 출신별, 직렬•직종별 칸막이 문화를 거론하면서 “통합 후에 자리 나눠먹기 해 건축직(建築職)이 아니어서 건축도면도 볼 수 없는 토목직이 구조견적단에 있었다”고 말한 대목은 충격적이다. 안전 경영을 약속하고 번지르르한 비전을 선포하면서 치명적인 조직 내부 결함은 방치된 셈이다. 

 

 건축사들은 “관행적으로 해왔던 돈 안 주고, 늦게 주거나, 소송을 걸어야만 마지못해 주고….” 이렇게 전관(專管)으로 나눠먹기 실태가 드러난 가운데, 건축구조사 협회와 건축 협회는 또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비상한 각오로 LH가 환골탈태(換骨奪胎)하지 않는다면 신도시와 공공주택을 건설하고 주거복지를 제공하는 공기업 LH의 존립(存立) 근거와 당위성이 있는지 정말 의심스럽다는 뉴스다.

 

 생선가게를 지키는 고양이는 발톱을 숨기고 후각으로 먹잇감을 파악하고, 쥐는 수염으로 고양이를 재빨리 알아차리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세간(世間)이 이상해졌다손 전례가 없는 부정•부패는 짐짓 많은 분야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전관예우와 관행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갸우뚱해지기도 한다. 실눈을 뜨고 ‘야옹’하며 어물쩍하니 당연한 그 어떤 것도 없어야겠고, 올바른 정치의 출발은 백성 마음부터 보듬는 다정함이고, 잘못된 후과(後果)가 설레는 만큼 두렵다는 걸 알았으면 오죽이겠다.

 

 어찌됐든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하지만, ‘말랑한 홍시도 쉬어가면서 드시라’는 경구(驚句)에 귀 기울이고 유념했었어야 할 일이다. ‘입이 여럿이면 무쇠도 녹인다.’하고 ‘열두 가지 재주 가진 놈 저녁꺼리가 없다’했어도 삶의 무게를 실어주는 옛말에 “오는 말이 고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고 했다.

 

 서울특별시가 새 슬로건인 ‘Seoul, My Soul’(서울, 마이 소울)의 최종 디자인을 공개했다. 도시 이름인 ‘Seoul’(서울)을 전면에 배치하고, 단어 중간에 붉은색 하트와 노란색 느낌표, 파란색 스마일 이모티콘을 넣었다. ‘하트’는 서울을 향한 시민과 세계인의 애정과 관심을, ‘느낌표’는 새로운 경험과 영감(靈感), ‘스마일’은 즐거움을 의미한다는 부연설명을 자세히 곁들였다. 한글 부제인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됩니다.’도 추가했다. ‘서울의 중심에 시민이 있고 서울을 향한 다양한 마음이 모여 더 나은 서울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라고 했다.

 

“七夕今宵看碧? 牽牛織女渡河橋 家家乞巧望秋月 穿盡紅絲幾萬條”- ‘칠월칠석 오늘밤 짙푸른 하늘 쳐다보니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 오작교를 건너네. /집집마다 가을 달 바라보며 솜씨 비는데 /바늘귀 다 꿴 붉은 실 몇 만 가닥인지…’ - [임 걸(林 傑)/唐, <걸교(乞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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