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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颱風·typhoon)
namsukpark

 

 

 태풍(颱風·싹쓸바람)은 자연 재해로만 알고 있지만, 오해와 진실이 공존하는 자연 현상이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주변에 강력한 돌풍이 존재해 언제 폭발할는지 모르는 상태를 자연현상에 빗댄 표현이기도 하다. 해수면(海水面)의 주변 온도 차이와 풍향(風向)의 영향을 받는 태풍은 대기(大氣)중에서 발생하고 발전하는 회오리바람이다.

 

 한반도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내륙에서 세로로 종단(縱斷)한 태풍 ‘카눈’의 이동속도는 상륙 시점(始點) 34㎞/h에서 점차 속도를 낮추며 이동해 서울 북동쪽 40㎞ 부근에 이르는 자정께 20㎞/h로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기상청 발표다. 지난해의 태풍 ‘힌남노’ 이후 약 11개월 만에 국내에 상륙하는 태풍의 이동 속도가 느리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더 많은 비바람을 쏟아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한다. ‘카눈’의 영향으로 남(南)해안 지역부터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일부 지역은 ‘극한호우(極限豪雨)’가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 제5호 태풍 ‘독수리’가 중국 남쪽으로 상륙해 온대저기압으로 변한 뒤에 북상(北上)해 어마어마한 비를 뿌렸다”면서 “태풍을 유지한 채 올라가느냐,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돼 올라가느냐의 차이일 뿐 지금 상황에선 많은 비가 우려된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관통(貫通)·강풍(强風)·느림보’의 3박자를 갖춘 태풍 ‘카눈’의 심술에 멀쩡한 나무가 송두리째 뽑히고 우산이 뒤집혔어도 설상가상(雪上加霜)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태풍이 유발하는 피해 규모는 ‘이동 속도’가 큰 영향을 끼친다.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수령(樹齡)이 600년으로 추정(推定)되는 속리산의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 2개가 부러졌다고 한다. 태풍이나 돌풍에 의해 가지가 부러진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속리산에는 순간 풍속 초속 18.7m의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 부러진 가지는 정이품송의 북쪽(법주사 쪽) 방향 중간쯤 가지로 지름이 15~20㎝가량으로 알려졌다. 농경지와 축사(畜舍)가 침수(浸水)되고 곳곳에 생채기를 입히기도 했다.

 

 1년 중 평균적으로 25개 정도의 태풍이 발생하는데 한반도에는 2개에서 3개 정도가 평균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 한반도에 가장 큰 피해를 줬던 태풍들은 가을태풍(秋風)이다. 그래서 9월, 10월에 발생했던 태풍들이 굉장히 피해를 많이 줬는데 이번에도 보면 9월이든 10월, 길게는 11월까지 태풍의 상륙을 우리가 걱정해야 될 것 같다.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후변이가 심상치 않다. 엘니뇨(El Nino)는 ‘아기 예수’라는 뜻으로 19세기 말 수온(水溫) 상승으로 어획량이 여의치 않자 수많은 어부들이 천직(天職)을 떠나면서도 예수께서 안겨준 선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웃음을 유발(誘發)시키면서도 그 밑바탕에는 인간 본성이나 사회에 대한 섬뜩하고 잔혹한 반어(反語)와 풍자(諷刺) 따위를 담고 있는 일종의 블랙 유머(black humor)였을 터인데 말이다.

 

 지구 표면적의 70%가 넘는 바다의 온도 조절 기능이 망가졌다는 섬뜩한 경고다. 온난화에 신음하는 바다를 방치하면 기후 재앙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다. 바다는 열(熱)과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며 기후변화에 맞서 왔지만, 빠르면 2년 안에 지구의 열 순환(熱循環)을 돕는 해류(海流)가 멈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은 ‘대서양 자오선 역전(逆轉) 순환(AMOC)’이 이르면 2025년부터 멈추기 시작해 금세기 안에 아예 중단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했다. 150년(1870~2020년)동안 그린란드 남쪽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라고 한다.

 

 바다는 바닷물의 흐름인 해류에 의해 끊임없이 순환한다. △AMOC는 차갑고 염도(鹽度)가 높아 무거운 탓에 가라앉은 북극의 바닷물은 남쪽으로 흐르고 열대의 따뜻한 바닷물은 바다 표면에 가까운 표층수로 흘러드는 해류 순환 시스템이다. 해수(海水)를 순환시킨다는 이유에서 ‘수중 컨베이어 벨트’로도 불린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컨베이어 벨트가 조만간 작동을 멈출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북극 지방의 얼음이 녹아 바닷물 염도가 낮아지고, 온도가 오르면서 해류의 흐름이 약해지고 있다는 게 해양과학계의 중론이다.

 

 “지구온난화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지구열(地球熱) 대화다”라는 안토니우·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처럼 극한 폭염은 이미 뉴노멀이 됐다. “현재 기후변화는 공포에 질겁해야할 상황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며 “너나없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구촌 이산화탄소 배출량 9위인 한국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질 않다. 무심(無心)한 듯, 달관(達觀)한 듯하지만, 관념적(觀念的)인 지식과 구체적인 현실이 연결되지 않는 극한폭염과 호우(豪雨)를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이고 기후 대응을 시민의 의무로 되새기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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