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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숙 스테이징

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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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화, 그리고 스테이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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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1970년, 또는 80년대에 이민 온 분들을 종종 만난다. 아주 가끔 60년대에 오신 분들도 보는데, 나로서는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만큼이나 그 시절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어땠을까? 가방 가득 오로지 ‘젊음’ 하나만을 들고 온 그분들이 경험한 문화적인 차이는?


 그 후 한국이 눈부시게 발전했고, 그동안 캐나다도 눈부시게 개발이 되었으며 인구도 엄청나게 늘어난 21세기에, ‘젊음’보다는 ‘물질’이 더 많이 담긴 이민가방을 들고 ‘자신’보다는 ‘자식’을 위해 이민 온 이들이 살면서 경험하는 이국문화에 대한 낯설은 과연 그 옛날과 얼마나 많이 다를까?


 문화적인 차이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달라지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부분이다. 비행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지구촌이 되면서 비교적 보수적인 정치문화뿐 아니라 직장생활 및 패션, 스포츠, 주거문화는 물론 심지어 밥문화까지 달라지며, 그 속도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 


 두 다리 쭉 뻗고 편안하게 내 몸 뉘일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했던 60, 70년대의 주거문화는, 밖에 있던 화장실이 집 안으로 들어오고, 집집마다 목욕공간이 실내에 주어지며 보다 편리한 레이아웃과 주방시설, 가족 모두의 공간과 더불어 손님을 위한 별도의 공간까지 마련되어지길 원하고, 나아가 그런 공간들이 아름답게 꾸며지길 기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니 이국땅에 이민 온 우리들은 동, 서양문화의 지역적인 차이에 얹어서 시대적인 문화의 차이까지 곱빼기로 겪고 있는 것이다.


 이사를 하기 위해 다른 집들을 둘러보면 동, 서양 주거문화의 차이가 금세 드러난다. 사교에 익숙한 서양인들은 손님을 위한 공간 즉, 리빙룸과 다이닝룸이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한인들의 가정에는 손님을 위한 공간이 없다. 리빙룸은 훼미리룸 같고, 다이닝룸도 어색하고 불편해서 손님이 오면 주방의 한 쪽에 마련된 가족들의 식탁으로 모셔지기 일쑤다. 


 안방으로 알고 있는 마스터 베드룸은 침대 사이즈만 다를 뿐 나머지 베드룸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실내가 밝고 환하며 많은 물건들로 놓인 우리네들의 가정과 달리, 서양인들의 집 안은 어두운 편이며 한눈에도 장식에 공들인 흔적을 쉽게 알 수 있다.


 집을 팔려고 내놓을 때도 서양인들은 스테이징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한인가정은 웬만하면 대충 정리해서 팔고자 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도 바뀌고 있다. 팔려고 나온 다른 집들이 잘 꾸며져 있고 더 좋아 보이기 때문에, 내 집도 그렇게 꾸며야만 다수의 외국인 바이어들의 눈에 뜨일 수 있고 그만큼 쉽게 팔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시대적으로 집을 파는 문화가 바뀌고 있음이며, 이러한 그들의 문화가 더 이상 남의 것만은 아닌 것이다.
 

낯선 땅, 낯선 문화에 이어 시대적인 인터넷, 지구촌 문화까지 거부감이나 망설임 없이 잘 적응하는 지금의 70대, 80대 어르신들을 보면 무척이나 존경스럽다. 


 물살을 타지 않으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 앞서 나갈 수 없다면 뒤쳐지기까지 하랴? 독특하고 개성 있게 나만의, 우리 집만의 문화를 고집할 수도 있지만, 받아들여서 좋거나 이익이 된다면 굳이 문 닫고 맘 닫고 살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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