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모방

지인 몇과 술잔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사람이 “망하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식당 한번 해 보고 싶은데……” 한다.   “그런 비법이 있으면 세상 사람 다 음식점하고 다른 비즈니스는 모두 없어 지겠네” 하면서 다 같이 웃고 말았다.

집에 돌아와 공상을 시작했다.  ‘절대 망하지 않는 식당’, 뭐 가능 할 것도 같다.  좋은 위치에, 음식의 상품력이 뛰어나고, 좋은 가격과 훌륭한 서비스, 멋진 인테리어…… 아, 그래도 안되겠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안될 수도 있겠구나.  음식점 안 되는 이유가 어디 한두 가지 이던가……

그렇다면 조금 물러서서, 가급적 실패하지 않으려면? 아니면, 남보다 잘 하려면? 정도로 바꾸어 생각을 이어 나간다. 음식의 수준, 가격, 청결, 서비스 등등 당연한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당연한 것들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새로운 강자들이 속속 등장한다. 남들이 여러 차례 실패하고 나간 자리에서 보란 듯이 대박을 내는 경우도 있고, 잘 되는 식당을 인수 해 얼마 못 가 문을 닫고야 마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그런 사례들을 통해 공부 할 수 있다면 가급적 실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기자가 인터뷰 하듯 수첩 들고 찾아가 “이 가게가 이렇게 대박이 난 이유가 뭡니까?” 혹은 “아니, 잘되던 식당을 이렇게 말아 잡수신 이유가 대체 뭐라고 생각 하십니까?” 하고 물을 수 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수첩 하나는 준비 해보자. 그리고 외식을 자주 하자.

잘 되는 식당에 가게 되면 나름대로 분석해 그 집이 잘되는 이유 세 가지를 반드시 찾아보고, 잘 안 되는 식당은 안 되는 이유를 나름대로 세가지만 찾아 수첩에 기록해 보자. 물론 본인의 분석이 절대로 맞지 않을 수 도 있다.  그러나 뭐 어떠랴, 시험 보는 것도 아니고 누가 그게 맞다 틀리다 할 일도 없다.  그냥 나름대로 분석 해 보면서 안목을 기르고 나중에 본인의 식당을 열게 되면 남들의 성공 요인이라고 보여 졌던 것들을 따라 하고, 실패 요인은 절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는 성공하는 식당을 꾸려 나갈 수 있을 듯싶다. 성공한 사람의 흉내를 내되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입혀 ‘같은 듯 다른’ 무엇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어떤 메뉴를 주로 할까 하는 문제도 그렇다. 세상에 없는 기발한 뭔가를 궁리하지 말자. 남들이 성공한 것을 모방하고 발전시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또는 변형된 뭔가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남들 것을 단순히 카피하자는 게 아니다. 반드시 자신만의 차별화 된 뭔가가 있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창조적 모방’이 그것이다.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는 “나는 창조자도 발명가도 아니다. 다만 세상에 흔히 널려 있는 것을 모아서 내 나름대로 만들어 냈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생각의 전환’에 따른 융복합화, 그에 따른 재창조가 필요하다.

예로 삼겹살을 보자. 도축장의 일꾼들이 팔기 어려운 돈 안 되는 부위들을 구워 먹기 시작했고, 누군가가 그것을 상품화 했다. 너도 나도 삼겹살을 팔기 시작했고, 시장은 포화 상태, 극심한 경쟁 상태에 빠졌다.  그때 누군가가 냉동된 삼겹살을 대패로 얇게 썰어 푸짐하게 내는 대패 삼겹살을 생각했고, 또 다른 이는 삼겹살을 와인에 숙성시킨 와인 삼겹살을 시장에 내어 놓았다. 벌집 삼겹살, 떡 삼겹살, 녹차 삼겹살……   헤아릴 수 도 없이 많은 종류의 삼겹살 전문점들이 생겨났다.  이것이 모방인가 창조인가? 엄밀히 말하자면 세상에 창조란 없다.  이미 세상에 있는 어떤 것 들을 창조적 아이디어로 재조합 하거나 변형하여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 진다.

필자도 마찬가지 이다. 한국 인스턴트 라면에 일본 라면을 덧씌웠다. 일반적으로 정크 푸드 라고 알려 진 인스턴트 라면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인스턴트 라면은 불량 식품이 아니다. 다만 지나친 영양 불균형, 염분 과다가 문제다. 염도를 낮추고 다양한 식 재료를 첨가 해 균형 잡힌 영양식으로 만들어 ‘인스턴트 라면으로 더 맛있고, 더 건강하고, 더 재미있는 음식을 만들어 보자’ 가 필자의 철학이자 Mo’ Ramyun을 창업한 이유다. 상호를 바꾸면서 Mo’(More의 약식 표기) Ramyun으로 한 이유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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