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식점의 가성비’에 관하여 설명 된 책을 읽고 있다.

가성비라 함은 가격 대비 성능, 음식점으로 말하면 가격 대비 음식에 대한 만족도라 보면 될 것 같다.  손님을 많이 끌기 위해서는 가성비가 높아야 한다는 얘기다.   즉, 손님이 느끼는 가성비가 중요하다는 얘긴데 읽다 보니 좀 의문이 들었다. 음식의 질이 좋고 양이 푸짐하고 게다가 가격까지 싸고…  ‘나는 뭐 먹고 살라고?’

  손님 입장에서야 싸고 양 많고, 맛있고 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음식점을 하는 입장에서는 마냥 그리 할 수 만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다 보니 손님이 그냥 무작정 ‘어, 이 집 괜찮겠는걸’ 하고 들어오지 않는다.  일단 인터넷을 통해 검색 해 보고 review들을 살펴본다.  즉, 손님 입장에서 가성비를 우선 살피고 그 집을 선택할지 말지 결정한다. 

호텔 셰프로 일하면서 일주일에 몇 일 우리 집 일을 도와 주는 한 직원이 새로운 메뉴를 하나 개발 해 주었다.  판매가를 결정 해야 하는데 호텔에서는 30불 넘게 받는단다.  순수 재료비만 따져 보자면 3불도 채 안 들어 가는데 잘못하면 그 음식 하나로 우리 집은 음식값이 터무니 없이 비싼 식당이 되어 버린다. 차마 겁이 나서 그리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호텔에서는 아무런 저항 없이 그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걸 보면 결국 손님이 느끼는 가성비란 음식의 원가만이 아니다. 서비스, 분위기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을 합쳐 느끼는 가치, 그 가치들의 총합이 손님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 보다 높으면 손님 입장에서의 가성비가 좋은 것이다.

손님이 가성비가 좋은 음식점을 찾아가듯 음식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이익이 많이 남아야 가성비가 좋은 식당이다.  그런데 똑 같은 음식이 판매 장소에 따라 손님이 느끼는 가성비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 (성능 / 가격 = 가성비) 의 공식에서 성능이란 꼭 음식의 질 만을 뜻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음식의 맛은 물론이려니와 음식을 담는 방법, 인테리어, 분위기, Name Value, 음식을 담아 내는 그릇, 서비스 수준 등 손님이 음식을 먹고 만족하는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부가적인 것까지 포함한, 소비자가 음식을 먹으면서 체감하는 모든 것이 가성비에 영향을 끼친다.

가성비란 성능 나누기 가격이니까 분모인 가격을 낮추면 당연히 가성비는 올라가지만 마냥 그렇게 할 수 만은 없다.  첫째는 음식점의 원가 요소 중 식재료 이외에 통제 불가능한 -이를테면 렌트비, 인건비 같은- 비용 요소들의 비중이 꽤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분자인 성능을 높이는 것인데 음식점의 성능에 해당하는 것이 꼭 음식의 비싼 재료, 무조건 많은 양 만 이라고 생각해서는 경영자 입장에서의 가성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가성비=싼 가격 이라는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방법이며, 서비스의 수준을 향상 시킨다든지 식당의 분위기를 조금 고급스럽게 만든 다든지 하는 방법을 고민 해 보아야 한다.   수용 가능한 원가 수준 내에서 상품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 놓은 상태에서 그 위에 또 다른 가치를 얹어 팔아야 한다.  예를 들면, 한때 유명했던 욕쟁이 할머니 국밥집 같은 경우 그 할머니의 욕이 또 다른 가치 이며 스토리텔링이 입혀 진 그 집만의 가치로서 가성비를 올려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집의 직원들은 손님 식탁에서 떨어지는 소리만 듣고 젓가락인지, 포크인지 나이프인지 아니면 숫가락 인지 알아 챈다.  그래서 손님이 부르기 전에 빠른 동작으로 손님께 다시 가져다 드린다.  여러 번 손님이 감탄 해서 “너희 직원들은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내가 말하기 전에 해 준다” 라고 칭찬하는 소리를 직접 듣기도 했고 어떤 손님은 facebook에 별 다섯 개의 평가와 함께 “Amazing customer service” 라는 칭찬을 남겨 주시기도 했다.

굳이 성능/가격의 공식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한마디로 가성비를 높이려면 손님의 만족도를 높여 주면 된다. 어떻게 해서든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고 나가는 손님은 웃으며 나갈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손님이 느끼는 가성비를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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