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na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www.budongsancanada.com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82 전체: 239,581 )
삼베 수의와 국화는 일제의 잔재-망자가 생전에 입던 귀한 옷이나 평상복으로
hjna

 

이민 사회에서 많지는 않지만 삼베 옷을 수의로 하여 장례를 치르는 가정이 몇몇 있으십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한국에서 오실 때 미리 준비해 오셨거나 한국 지인을 통해 공수해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장례 전통과 관련이 많이 되어있는 사항이기에 짚고 넘어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삼베 수의의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우리 전통은 죽은 이에게 삼베를 입히지는 않았습니다. 왜냐면 거친 삼베는 흉복(凶服)으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죄인이나, 고인의 가족들이 부모를 여읜 죄인이라는 의미로 삼베옷을 입었습니다.


전통 수의는 습의(襲衣)와 염의(殮衣)로 나뉘어집니다. 습의는 망자의 평상복입니다. 보통 세상을 떠날 때 입은 옷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뜻이지요. 염의(殮衣)는 습의 위를 덮거나 감싸는 여러 벌의 옷인데, 상류층은 고급스럽고 호화로웠습니다.


고인이 가지고 있던 가장 귀한 옷, 결혼할 때 입은 옷, 임금이 하사한 옷, 귀인에게 받은 옷, 관복 등 망자가 생전에 가지고 있던 가장 귀한 옷을 염의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무덤을 발굴조사 할 때 옛날 복식이 출토되면 현대에 입는 삼베옷이 아니라 망자가 입던 일상복이나 고급 복식이 출토됩니다.


이렇게 전통이랑 한참 멀어 보이는 삼베 수의를 사용하게 된 건 일제강점기입니다. 1934년 조선총독부는 '의례준칙'을 발표했습니다. 이때 장례 예법도 바꾸게 되고, 수의도 가장 싼 것인 포목(삼베와 무명)만 쓰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현대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례를 생업으로 하는 필자로서 조심스러운 언급이지만 조객 방문실을 준비하면서 유독 국화가 많이 달린 조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제 강점기에 예법을 바꾸면서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꽃으로 마지막 가는 길을 장식하게 한 것인데 이를 이어가니…


요즘은 이 사실을 아시고 장례를 미리 준비하시는 분들이 자신들에게는 삼베 수의 하지 말고, 국화를 사용치 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입으시던 한복 혹은 평상복을 입히라고 합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