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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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생애(5)-이스라엘로 거듭나는 야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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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고향에 도달할 때까지 함께 주실 것을 간구한 야곱은 계속하여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주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실하심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창 32:10)라고 고백한다. 자기는 아버지와 형을 속여 장자권을 빼앗은 죄인이며, 그 때문에 빈손으로 하란으로 도망했음을 자백하고,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으로 부자가 되어 많은 종들과 가축들을 소유하게 된 것에 감사한 것이다.

야곱의 기도를 들으며 우리는 그가 하란으로 가서 라반을 섬기며 온갖 고초를 당한 것은 하나님께서 야곱 같은 쓸모없는 인간을 그의 역사운영의 동참자로 삼기 위하여 훈련시키기 위한 계획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자기는 하나님의 은혜를 감당 못할 죄인임을 자백한 야곱은 에서의 손에서 그를 구원해 달라고 간구한다.

에서가 “나와 처자식들을 해할 가 무섭습니다.”라 그의 두려운 마음을 솔직하게 아뢴 후 하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의 후손을 바다의 모래처럼 많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한 것이다. 하지만 그 기도를 마친 후 야곱이 한 일은 튼튼하고 좋은 짐승들을 여러 떼로 나누어 각 떼마다 간격을 두어 에서에게 보낸 것이다.

짐승들을 몰고 가는 하인들에게 야곱은 에서가 “네 주인이 누구이며, 이 짐승들을 어디로 데리고 가느냐?”라 묻거든 “이것들은 당신의 종 야곱이 그의 주인 에서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라 대답한 후 “당신의 종 야곱은 뒤에서 오고 있습니다.”라 말하라고 당부한다.

많은 선물을 먼저 보내 에서의 감정을 푼 후 그를 만나면 에서가 그를 용서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인들 편에 에서에게 선물을 보낸 야곱은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얍복 나루 건너로 보내고, 그의 모든 소유까지 강 건너로 보낸 후 홀로 남았다. 그러나 그는 혼자 남은 것이 아니었다. 20년 전 캄캄한 루스 광야에서 돌베개를 베고 누웠던 그의 곁에 계셨던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셨기 때문이다.

그에게 다가온 하나님의 천사는 그와 더불어 씨름하다 그의 허벅지 관절을 위골시키고 떠나려 한다. 허벅지 관절이 위골되었다는 것은 그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홀로 설 수 없게 된 야곱은 필사적으로 천사를 붙들고 늘어져서 “내게 축복해 주지 않으면 결코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라 떼를 쓴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만을 위한 삶을 살겠다는 진실하고 간절한 야곱의 믿음의 표현이었다. 그러자 천사는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그가 “야곱입니다.”라고 답하자 천사가 “너는 지금부터 야곱이 아니고 이스라엘이다.”라고 그에게 새로운 이름을 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극도의 이기주의자이며 현실주의자의 상징적인 존재인 그에게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사람” 이라는 이름이 주어진 것이다.

날이 밝으면 에서의 공격을 받아 그때까지 얻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인생 자체가 풍비박산 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던 야곱이 아무 가치 없는 인간에서 새로운 인간으로 탈바꿈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얍복 나루에서 야곱은 천사와 싸워 이김으로 그의 인생의 진로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한 위대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같이 놀라운 일은 야곱의 지략이나 계획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야곱의 인간적인 처신을 그의 크신 사랑과 전능하신 지혜로 승화시켜 주셨기 때문이다.

야곱은 에서와의 대면을 준비함에 있어 라헬과 그녀가 낳은 요셉을 제일 뒤에 있게 함으로 그들의 안전을 도모하였다. 이 사실은 야곱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 라헬이 낳은 아들 요셉을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 같은 특별한 배려는 필요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에서는 그에게 일곱 번이나 몸을 굽혀 절하는 야곱을 껴안고 입 맞추며 울었기 때문이다.

에서가 야곱을 만나기 전에 그를 용서하기로 마음먹었는지 아니면 야곱을 만나는 순간에 그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야곱을 만나면서 에서의 마음에서 동생에 대한 원한과 그를 해치려는 생각이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린 것만은 사실이라 믿어진다. 

에서가 거느리고 온 400명은 야곱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변해 버렸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난 영광스런 승리자가 되어 에서를 만난 야곱은 그와 아름다운 화해를 하고, 그에 대한 공포와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인생행로를 걷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에서가 함께 가자고 권유하자 일행 중 여자와 아이들이 여럿이고, 가축 떼도 많아 행군이 더디니 형이 먼저가면 따라가겠다고 그의 제안을 사양한다. 그리고는 에서를 뒤따르지 않고 숙곳으로 가서 거처를 정한다. 그 후 아버지 이삭의 장례를 에서와 야곱이 함께 치른 것 외에는(창 35:29) 두 형제와 함께 지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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