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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하이옌' 할퀸 타클로반, 필리핀 사상 최대 재해
lucasyun

태풍 '하이옌' 할퀸 타클로반, 필리핀 사상 최대 재해

저지대 해안에 폭풍해일 덮쳐 ‘죽음의 도시’로
병원 넘치고 생필·의약품 부족… 항공 마비로 구호대 접근 못해경향신문 | 정유진 기자 | 입력 2013.11.10 23:17 |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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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중부 레이테섬의 타클로반에서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샌디 토로토로는 지난 8일 하이옌이 몰아치던 순간 아내, 8살짜리 딸과 함께 가까스로 주차된 지프 안으로 숨었다. 하지만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면서 지프 역시 물에 휩쓸리고 말았다. 그는 지프 밖으로 겨우 빠져나온 뒤 나무와 건물 부스러기를 붙잡고 물 위를 떠다녔다. 그는 10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물이 코코넛 나무 높이만큼 차올랐다"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물에 떠내려가면서 손을 들어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마빈 이사난 역시 아내와 함께 8살, 13살, 15살 난 세 딸의 손을 붙들고 황급히 피난을 가다 하이옌의 파도에 휩쓸렸다. 그는 순간 딸들의 손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8살, 13살 딸은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사난은 CNN에 "아직 큰딸을 찾지 못했다. 부디 그 애만이라도 어딘가에 살아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초강력 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간 타클로반은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 거리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와 건물 잔해로 뒤덮이고, 고인 물에는 수백구의 시신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타클로반 공항과 교회들은 계속 쌓이는 시신들을 임시로 안치하는 영안소가 됐다. 필리핀 적십자사의 리처드 고든 대표는 "생존자를 돕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많고 많은 시신들'을 수습하기 위한 시신 가방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일대를 돌아본 외신들은 "(빌딩과 나무가 쓰러져) 모든 것이 평평해져 있었다"고 전했다. 필리핀 민간항공국의 윌리엄 호키스 국장은 "칠십 평생 살아오면서 이런 광경은 본 적이 없다"고 CNN에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피해 상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통신, 교통 인프라가 사실상 마비돼 접근조차 하지 못한 도시가 많기 때문이다. 하이옌이 최초 상륙한 인구 4만명의 어촌도시인 사마르섬의 기우안은 아직 구호인력이 들어가지 못해 피해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타클로반 서쪽으로 100㎞ 떨어져 있는 관광도시 말라파스쿠아 역시 폐허가 된 모습의 항공사진이 실시간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접근이 불가능하다. 필리핀 정부는 인구 400만명 이상이 태풍 피해 영향권에 들었다고 추정한다.

구호작업도 쉽지 않다. 항공 기능이 마비돼 구호물품을 대량으로 수송해 오기 어려운 상태인 데다 도로 위에 쓰러진 나무와 건물 잔해 때문에 차량 이동도 쉽지 않다. 필리핀 적십자사는 "고립된 지역에 접근하기 위해 보트를 구하고 있다"며 "하루나 이틀 더 시간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발전소가 망가지면서 전력 공급 재개도 최소 몇 달이 걸려야 한다"고 밝혔다.

생필품과 의약품이 부족한 피해 지역은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 현지 언론 라플러는 "전기와 통신이 끊긴 데다 물마저 부족한 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은 치료할 약품도 없이 환자들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병상이 부족해 부상자들이 복도에까지 줄지어 누워 있다. 알자지라는 현지 통신원의 말을 인용해 "사람들이 헤어진 친구와 가족들을 찾기 위해 거리를 헤매고 있으며, 음식과 물을 구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약탈해 손에 쥐고 있다"고 말했다.

< 정유진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