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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충돌 54초 전 이상 징후 감지"..엇갈린 진술

SBS | 노동규 기자 | 입력 2013.07.09 20:24 | 수정 2013.07.09 21:54

<앵커>

조종석사들은 항공기가 하강하는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충돌 54초 전에 깨달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종사들의 진술 내용을 SBS가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8일) 샌프란시스코에 온 국토교통부 조사단은 미국 교통안전위원회에 앞서 조종사들을 면접 조사했습니다.
 

조종사 4명 가운데 당시 기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착륙 전에 조종석에 들어간 부기장 A씨의 진술입니다.

당시 조종간은 이강국 기장이 쥐고 있었고, 옆에는 교관인 이정민 기장이 있었습니다.

계기를 모니터하던 부기장 A씨는 고도가 너무 빨리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강하율이 너무 높다고 여러 차례 조언했다고 국토교통부 조사단에 진술했습니다.

A씨가 조언한 시점은 충돌 54초 전, 그 시점에서 조종사들은 이상 조짐을 감지했다는 뜻입니다.

[항공안전전문가 : 강하가 깊다고 어드바이스를 수차례 했다는 얘기는 결국 정상적 비행이 아니란 것을 뒤에서 조언을 했다는 거예요.]

조종간을 잡고 있던 이강국 기장도 그 뒤인 고도 150m 상공에서 고도가 낮다고 판단해 기수를 들어 올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때는 충돌 34초 전입니다.

부기장 A씨가 조언한 뒤 20초가 지난 시점이지만, 34초라는 시간도 충돌 사고를 피하기엔 결코 부족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 34초 동안의 대응을 두고는 조종사들 간에 진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강국 기장은 충돌 34초 전,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수를 들어 올렸지만 항공기 속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항공안전전문가 : 학생 기장(이강국 기장) 진술에는 500피트에서 보니까 고도가 낮더라. 그래서 수정을 하고 가다가 200피트에서 점검을 해보니까 속도가 110노트까지 줄었다는 거야.]

충돌 직전 옆에 있던 교관 이정민 기장이 항공기 출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정민 기장은 고도 150m 상공에서 고도가 낮아 수정을 지시했지만, 그 뒤에도 고도와 속도가 계속 떨어져 자신이 항공기 출력을 높였다고 다른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 징후가 매우 분명해진 충돌 34초 전 상황에서, 사고를 피하기 위한 조종사들의 대응이 어땠는지를 두고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조종사들의 진술이 일부 엇갈리는 부분도 있는 만큼 오늘(9일) 있었던 한·미 공동조사는 당시 조종석 상황을 확인하는 데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김태훈, 영상편집 : 최진화)
노동규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