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윙 되도록 천천히 폴로스루도 3/4 정도만 Q : 멋지게 티샷을 했는데 공이 내리막 경사에 떨어지는 바람에 세컨드샷을 망치는 짜증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내리막에서도 평지에서처럼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샷을 하는 프로들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A : 필드에 나가면 내리막이나 오르막 비탈에서 샷을 해야하는 경우가 자주 생겨요. 평평한 연습장에서는 대해볼 수 없는 상황이지요. 평지가 아닌 만큼 당연히 별도의 샷 요령이 필요해요. 오늘은 먼저 내리막, 즉 다운슬로프(downslope)에서의 샷에 대해 알아보고 다음주에는 오르막에서의 샷을 설명드릴게요. 내리막 경사란 왼발이 오른발보다 낮은 위치에 놓이는 지형입니다. 오른발 쪽 지면이 높다 보니 평지에서처럼 무심코 샷을 했다가는 뒤땅을 때리기가 쉬워요. 뒤땅을 때리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다가는 거꾸로 공의 윗부분을 때리는 토핑이 나는 경우도 생기고요. 내리막 지형에서의 어드레스는 무엇보다 경사가 진 만큼 몸도 함께 기울이는 게 핵심이에요. 사진을 보면 어깨선이 지면의 기울기만큼 왼쪽으로 내려간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즉 지면의 기울기만큼 어깨와 두 다리를 포함한 온몸이 왼쪽으로 함께 기울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지면과 몸이 이루는 각도가 마치 평지에서 어드레스를 한 것처럼 되도록 말이에요. 그렇게 해서 다운스윙의 최저점이 평지에서처럼 공의 아랫부분에 오도록 조절하는 거예요. 그렇게 몸을 왼쪽으로 기울이면 무게 중심도 자연히 왼발 쪽에 실리게 되겠지요. '낮은 쪽으로 무게중심을 두라'는 게 골프의 기본입니다. 그렇지만 경사가 심할 경우엔 이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워요. 몸의 중심이 지나치게 왼쪽으로 쏠려 넘어질 듯 불안한 자세가 나올 테니까요. 그래서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을 보통 때보다 오른발 가까이에 놓는 게 좋아요. 다운스윙을 할 때 스윙의 최저점이 평지에서보다 오른쪽에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샷을 하기 전에 몇 차례 헛스윙(연습스윙)을 하면서 스윙의 최저점이 어느 부분에서 이뤄지는지를 확인한 뒤 그곳에 공이 위치하도록 스탠스를 잡으면 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다운슬로프에서는 공의 탄도와 방향도 달라집니다. 똑같은 클럽으로 샷을 했을 때 평지에서는 그림A 처럼, 내리막에서는 그림B처럼 서로 다른 탄도가 나오게 된답니다. 내리막에선 샷이 낮게 깔리면서 공이 지면에 떨어진 뒤 구르는 거리(run)도 늘어나겠지요. 그래서 내리막에서는 한 클럽 정도 짧게 잡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런 특이한 상황에서 긴 클럽을 잡으면 스윙하기도 거추장스러울 뿐 아니라 너무 낮은 탄도의 샷이 나와 오히려 거리를 까먹게 되지요. 내리막 경사에서 샷을 하면 공이 오른쪽으로 휘어나가는 페이드성 구질이 나온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지형 때문에 평지보다는 '아웃→인사이드'궤도의 스윙이 만들어지고, 임팩트도 오른쪽에서 이뤄지면서 클럽헤드가 조금 열린 상태로 공을 때리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목표지점보다 약간 왼쪽으로 겨냥하고 샷을 해야 해요. 경사가 심할수록 오조준의 폭도 커져야겠지요. 프로선수들도 내리막 샷을 할 때는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 백스윙을 천천히 가져가면서 폴로스루도 보통 때의 4분의 3 정도만 한다는 기분으로 샷을 해요. 하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상체 위주로 간결하게 샷을 하는 거예요. 샷을 할 때 고개를 들지 말고 끝까지 공에서 눈을 떼지 않는 건 기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