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이민 정착한지 10년이 지났다. 기나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22년 동안 필자는 자동차엔지니어로서 외길을 걸어오고있다. 한국, 미국, 캐나다에서, 생활터전을 여러 차례 옮겨 다니기는 했지만, 대체로 평범하고 단조로운 생활을 지속하고있다. 주관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분야의 일을 지속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변화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큰 변화든 작은 변화이든… 캐나다 이민을 결심하게 된 주된 목적 중의 하나가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이민은, 변화를 싫어하는 필자의 속성에 걸맞지 않는, 일종의 모험이었다. 이민생활 10년 동안, 보다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위하여, 몇 차례 직장을 옮겨보기도 했다. 자동차엔지니어라는 직업의 큰 틀을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발전적인 변화를 추구한 것이다. Enjoy challenges. 이전에 필자가 이력서에 필자의 속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사용하던 상투적인 문구다. “정말일까? 과장된 표현이 아닐까?” 필자 자신에게 수없이 되풀이하던 질문이기도 했지만, Job Interview 때 “왜 당신이 도전을 즐기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라.”는 주문을 여러 차례 받곤 하였다. 필자는 진정한 의미에서 도전을 즐기는 사람은 못되지만, “Enjoy challenges”와 같이 과장되고 상투적인 표현을 입증하기위한 나름대로의 Story를 준비하여 Job Interview에 효과적으로 써먹은 적이 있다. 혹자는 말한다. “새로운 Job으로 옮기는 것 자체가 Challenge다. 내 이력서를 봐라. 직장을 이리저리 옮겨 다녔지 않느냐? 이것이 내가 도전을 즐긴다는 증거다.” 그럴듯하게 보이는가? 어쩐지 논리가 궁색하다는 느낌이 아니 드는가? 좀더 설득력 있고 감동적인 Story가 필요하다. 여담 하나: 필자에게 약발 받는 영문이력서 쓰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하여, 필자 개인의 이력서를 Sample로 제공한 적이 있었다. 참고하라고 주었는데, 참고의 수준을 넘어 아예 Profile Summary 대부분을 Copy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옥같은 표현이라 그냥 놔둘 수 없었다나. “운 좋게 Job Interview대상자로 선발되어 나갔는데, 하필이면 Copy한 내용을 집요하게 물어보는 통에 답변이 궁하여 혼줄이 났다”고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다. “Enjoy challenges”와 같이 이력서에 사용되는 상투적인 표현이라 할지라도,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자기 나름대로의 Story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다. “모방은 곧 창조로 연결해야 그 빛을 발한다. 모방 그 자체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