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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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으로 성서(聖書)를 읽다(13)-“우리가 지금 에덴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면...”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하나님이 용서할 수 없는 인간의 죄란 무엇인가? 하나님이 용서하시지 못할 죄는 없다. 하나님은 동생을 죽인 카인도 용서하셨다. 그러나 하나님이 용서 못할 한 가지 죄가 있다. 그것은 곧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고 일으킨 망심이다. 


 이 망심은 하나님이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그 안에서 인간이 영생을 누리며 살게 하시려고 한 하나님의 뜻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망심은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그것을 따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고 예언하신 그대로 인간 자신을 자멸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유대교의 제사장들이나 바리세인들이나 사두개인들도 섬긴 하나님은 우상(偶像)을 섬기던 이방인들과 별로 다름이 없었다. 그들은 선악이라는 분별심을 바탕으로 하나님을 섬겼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을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없는, 어린아이가 아버지를 대하는 것과 같은 태도로 섬기게 하셨다. 


 자신이 하나님 안에, 하나님이 자신의 안에 거한다는 성전 모델이야말로 하나님의 뜻과 법칙에 일치하게 사는 방법이 된다. 아담의 본심, 인간의 본심에 들어가게 되면 유대인이 따로 있거나 사마리아인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인간이 임의로 붙인 명칭이나 분별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6. 십자가의 의미 


 십자가는 기독교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십자가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이면 누구나 따라야 하는 길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십자가는 하나님이 에덴을 선악이라는 지식으로 더럽혀버린 아담과 이브를 에덴으로부터 쫓아낸 결과를 의미하기도 하고,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을 ‘도적의 소굴’로 만들고 있었던 장사꾼들을 쫓아내시면서 성전을 삼일만에 재건하시겠다고 선언하신 것과 같이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의미하기도 하고, 사람 역시 어떻게 거듭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십자가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천지만물을 우리의 몸과 같은 유기체로 보게 될 때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들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하나님은 우리 몸에 각각 다른 지체를 두신 것과 같이, 교회도 그렇고, 인간 사회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자연도 그렇고, 우주도 그렇게 지체들로 전체를 이루게 되어있다.


 한 몸에 속한 지체와 지체 간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가 대표하는 것이다. 십자가는 단지 옛날 유대에서 나사렛 예수가 피 흘리며 지고 갔던 사실을 상징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나 사회를 유기체로 볼 때 유기체에 속한 부분으로서 인간 누구나 서로를 위하여 지지 않으면 안 될 본질로서의 사랑과 지혜를 대표한다. 


 몸은 하나의 지체로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체들로 구성된, 통합체다. 그리고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지체들은 각각 다른 모양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바울 사도는 “유대 사람이든지, 그리스 사람이든지, 종이든지, 자유인이든지, 모두가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서 한 몸이 되었고, 또한 한 성령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몸은 하나의 지체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체로 되어있습니다. 발이 말하기를, ‘나는 손이 아니니까, 몸에 속한 것이 아니다’ 한다고 해서 발이 몸에 속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또 귀가 말하기를, ‘나는 눈이 아니니까, 몸에 속한 것이 아니다’ 한다고 해서 귀가 몸에 속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온몸이 다 눈이라면 어떻게 듣겠습니까? 온몸 다 귀라면 어떻게 보겠습니까?”라고 지적하셨다.


 인간의 몸이 여러 지체들로 한 몸을 이루고 있는 것과 같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천지만물 전체가 자타나 내외라는 경계가 없는, 일즉다(一卽多) 다즉일(多卽一)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가 본래 성령으로 하나가 되어 있었고 또한 한 성령을 마시게 되어 있었으며 또한 지금도 그렇게 되어 있는 인간의 본질인 동시에 인간이 속해 있는 우주만물의 본질임을 깨닫게 된다.


 십자가의 도(道)란 예수님이 보여주신 것처럼, 한 몸에 속한 지체와 지체가 서로 의지하면서 서로를 위하여 희생하면서도 희생한다는 관념조차도 없는 것과 같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모든 지체들의 본질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성도란 그가 유대인이니 그리스인이니 종이니 자유인이니 하는 인간이 붙인 명칭이나 구분에 관계없이, 인간이라면 그가 지금 어떤 민족에 속하든지, 어떤 사회적 지위나 처지에 있든지 관계없이 누구나 본래 아담이나 예수처럼 동일한 하나님의 숨, 성령으로 잉태하여 생명을 얻은 것이며, 또한 동일한 성령을 숨 쉬면서 전체가 한 몸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을 뜻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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