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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여자 ‘제인 에어’(Barefoot Jane in Ayre) (2)
kslim
2018-03-29
(지난 호에 이어)
오랜 경력 속에서 수많은 실수 끝에 깨달은 귀한 경험은 빨리 다른 길을 찾는 것이다. 숲으로 둘러싸인 시골길은 외길이며 점점 좁아진다. 빨리 이 큰 트럭을 돌릴만한 공간을 찾아야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가야 트럭을 돌릴 공간이 나올까 염려되었다. 주위에 산밖에 보이지 않으니 좀처럼 큰 건물이나 공터가 있을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무 것도 없는 숲 사이로 우뚝 선 건물이 보였다. 넓은 주차장은 차가 한 대도 없이 텅 비었다. 기적 같은 일이다. 이런 곳에 교회가 세워져있다니? 할렐루야! 주님은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 신자가 아니어도 주님은 은혜를 베푸신다.
뾰족하게 우뚝 솟아오른 종탑 아래로 눈이 부시게 하얀 목조건물이 성스러운 빛을 반사하고 있다. 차가 한 대도 없는 넓은 주차장을 크게 돌아서 다시 타운 쪽으로 돌아왔다. 세인트 마리님의 은총에 감사하면서......,주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은 내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럴 때면 교회를 다니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오늘은 좋은 일이 계속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날이다. 회전교차로에 돌아와 다시 제 길로 찾아 나와 Ayre 타운으로 들어섰다.
역시 길은 점점 좁아졌다. 차선이 하나로 바뀌고 낡은 전봇대가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고 오래 되고 낡은 상가와 건물들이 죽 이어진다. 200년 이상 되는 오래 된 타운 이라는 것을 도로와 건물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목조건물, 가끔 돌을 쌓아 만든 큰 건물사이로 마차가 달리던 중심가는 이제 차들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비좁은 길이 되었다. 그래서 중심도로는 일방통행 표지판이 붙어 있다. 돌로 지어진 시청건물과 교회 사이를 통과하는 큰 길마저 차선이 하나뿐인 외길이다.
다운타운을 지나는데도 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인구가 2000명도 안 되는 북미의 소도시들은 대부분이 그렇다. 오래된 중심 타운은 낙후되고 퇴화해서 빈 껍질뿐인 건물들로 공동화현상이 되고 교외를 벗어난 넓은 지역에 새로 개발되어 새 상권의 업타운이 형성 된다. 비어있는 상가들이 양쪽으로 줄지어 늘어선 중심 타운을 지나 조금 한적한 도로에 나서서 겨우 한숨 돌리는데 상점이 늘어선 2층짜리 건물에서 나의 시선을 끄는 그 무엇이 있었다.
'슈퍼', 바로 슈퍼라고 쓰인 한글이었다.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영어로만 되어 있는 간판과 사인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한글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고 나서야 미니슈퍼 간판 아래 '한국식품'이라고 조그맣게 쓰여 있는 작은 글씨를 발견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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