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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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은 건전한 다단계 사업
kimhail

요식업은 건전한 다단계 사업

 

 

아침에 일어나니 기온이 뚝 떨어져 있고, 밤새 눈이라도 왔는지 차창엔 얇은 얼음이 얹혀 있다. 차를 몰고 출근을 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바람이 드세다.

 

 

“허, 오늘 장사는 형편 없겠는걸……  이런 날씨에 누가 밥을 먹으러 나오겠어. 오늘 같은 날은 죄다 건물 지하의 푸드 코트로 가겠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몇 일 안 남은 10월 달 현재까지의 매상과 목표를 상기 해 본다.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는데 잘못하면 아슬아슬하게 부족할 것 같다.

 

 

이달 목표치는 지금까지의 월 최고 매출에 오천불을 더한 금액이며, 이 목표가 달성되면 다음달 초 회식을 하기로 했다. 물론 목표에 조금 부족해도 회식은 계획대로 진행 할 생각이나 조금 김이 빠질 것 같기는 하다.

 

 

그런 걱정을 하며 가게에 들어서니 이미 만석이다.  부리나케 웃옷을 벗어 두고 일손을 거들기 시작하면서 손님들을 살피는데, 그 손님들 한분 한분이 어찌나 고맙던지…..

 

 

이런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찾아 주시는 손님들….  저 분들이 나의 보스다. 내가 잘 보이고 성심을 다해 모셔야 할 나의 직장 상사며, 왕이다. 저분들이 아니라면 나는 지금 부슬부슬 내리는 창 밖의 비를 바라보며 곧 돌아올 렌트비 지급일과 직원들 인건비를 걱정하고 있겠지.

 

 

직장에서는 열심히 안하고 잔꾀를 부리거나, 능력이 조직의 기대치에 많이 부족하거나, 심지어는 윗사람에게 밉보여도 속된말로 짤리기도 한다. 나를 짜를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가진 사람, 그들이 바로 고객이다.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요식업은 다단계 사업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건전한 다단계 사업.

 

 

다단계 사업에서 배울 점이 있어 보인다.

 

 

손님이 다른 손님을 소개하고, 이끌고 와 줌으로써 번창한다.  특별히 우리집에 불만이 없어도 자연히 줄어드는 손님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사를 가거나 직장을 옮긴다든지, 학교 근처라면 졸업과 함께 단골 손님이 하나 둘 줄어든다. 현재 잘되는 가게 일지라도 지금의 손님만 유지한다면 이렇게 자연히 줄어드는 손님 수를 메울 도리가 없다.  다단계 사업에서처럼 기존 손님에게 뭔가 주어야 그 손님이 다른 손님을 이끌고 온다. 그것이 물질이 아니어도 좋다. 진심을 담은 감사, 정성 일수도 있고, 훌륭한 음식, 손님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새 메뉴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 일수도, 인테리어를 새로이 바꾸는 것 일수도 있다.

 

 

최근에 새 메뉴를 출시하면서 인스타그램에서 우리집에 방문했던 몇 명의 손님을 골라 시식 초대장을 보냈다. 그 중에는 팔로워가 만 오천명이 넘는 사람도 있다. 팔로워란 그 사람이 새로운 글이나 사진을 올렸을 때 자동으로 그것을 받아 보도록 설정된 사람을 말한다.  팔로워가 많다는 얘기는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의 경우 팔로워가 자그마치 7500만 명이나 된다니, 대한민국 인구의 1.5배나 되는 사람이 그녀가 찍어 올리는 사진을 즉각 받아 본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그녀가 우리집에서 음식을 먹고 맛있다는 평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주면 다음날부터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 못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셀레나 고메즈 만큼은 못되어도 팔로워가 만 오천명이나 되는 사람은 꽤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그 팔로워 대부분은 토론토에 거주하는 사람이다. 우리집의 잠재 고객이라는 얘기다. 그 손님이 우리 음식을 먹고 사진과 평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만 오천명이 즉시 보게 된다.  그 중 상당수가 호기심을 느끼게 될 것이고 또 그 중 일부가 우리집을 방문 해 주지 않을까? 다시 사진을 찍고,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이렇게 순환되는 고리가 만들어 지면서 새로운 단골 손님이 창출되어 떠나간 손님의 자리를 메운다.

 

 

다단계 사업자들이 이런 순환 네트웍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던가?

 

 

영업은 사장이 하는 것이 아니다. 영업은 고객에게 맡기자. 사장이 하는 영업은 비용이 많이 들거나, 손님이 다른 시각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고객이 해 주는 영업은 일단 신뢰성을 가진다. 내 친구가 그 집에서 맛나게 먹었다는데 그걸 의심할까? 주인이 맛있다고 백날 주장하고 소리쳐 봐야 그것들 그대로 믿는 손님은 많지 않다.

 

 

‘3만 원어치 먹을 손님에게 5만원 어치를  파는게 영업력이 아니다.  3만원을 소비할 손님에게 2만원에 3만원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그 손님이 다른 손님을 데리고 오게 하거나 소문을 내게 하는 것이 진정한 영업력이다.’

 

 

지난달 외식 관련 잡지에서 본 문구가 새삼 와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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