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이 될 것인가, 경영자가 될 것인가?

장사하는 사람과 경영을 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매출액의 규모? 직원 숫자?  식당 하나를 운영하면 식당 주인이자 장사꾼이고, 지점을 몇 개 거느리고 있으면 경영자가 되는 것일까?

가끔 ‘장사꾼이 되지 말자’고 혼자 되 뇌인다.  사실 장사꾼과 경영자의 차이를 필자도 정확하게 짚어 내지 못한다. 또한 장사꾼이 나쁜 것도 아닐뿐더러 무시나 천대를 받을 하등의 이유도 없다. 그저 스스로 구분을 해 두고 ‘장사를 하지 말고 경영을 하자’라고 혼자 다짐을 할 뿐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장사꾼과 경영자의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1. 장단기 계획이 있는가?
2. 5년 후 또는 10년 후에는 지금의 내 가게, 내 비즈니스의 모습이 이랬으면 좋겠다.’ 라는 장기적인 목표 또는 꿈을 가지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올해 무엇을 달성해야 하고 내년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점검한다.   계획대로 다 되지 않을 지라도 그 계획을 매년 또는 분기별로 점검하고 수정 해 나감으로써 경영자 스스로 나태해 지지 않도록 한다. 창업 초기에는 누구나 큰 꿈을 가지고 의욕이 충만하여 시작한다. 그러나 해가 가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고 아무런 의욕도, 희망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의 매상에만 울고 웃는다.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점검하고 수정 해 나가는 일만으로도 항상 새로운 기분으로 사업에 집중 할 수 있게 된다. 큰 그림을 그려 놓고 시작하자.
3. 규정과 매뉴얼이 있는가?
4. 직원 트레이닝 매뉴얼, 일일 정산 매뉴얼, 위생 점검 매뉴얼 등 업소내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문서화 된 업무 규칙을 만들어 비치하고 모든 직원들이 그 규정에 의해 움직이도록 한다. 직원의 임금 인상도 미리 마련된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적용한다. 사장의 기분에 따라 또는 직원의 요구나 항의에 의해 임금이 인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임금이 올라간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직급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로 말하면 승급 또는 승진의 의미 이기도 하다. 체계적인 임금 인상안을 준비 해 두고 공정하게 적용하여 직원들의 근무 의욕을 높이고 장기 근속을 유도하여 조직의 안정을 꾀한다.  직원이 자주 바뀌어 트레이닝을 새로 하는 것, 초보 직원의 잦은 실수로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것 또한 비용이다. 또한 이러한 규정들은 직원들과의 토론 과정을 거치거나 동의를 받아 제정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직원들의 불만과 저항이 없다. 필자의 업소에서는 근무 기간이 아니고 총 근무 시간에 따라 임금 인상의 시기를 달리한다.  일주일에 이틀씩6개월 일한 사람보다 일주일에 5일씩 3개월 일한 사람이 기여도와 숙련도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5. 문서로 정리된 레시피가 있는가?
6. 기본은 누가 뭐래도 음식의 품질이다. 그 기본이 사람에 따라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손님들은 어제보다 더 나은 음식을 원하지 않는다. 지난번에 먹었던 그 음식이 맛있어서 다시 찾는다. 언제 먹어도 항상 똑 같은 맛, 그 맛을 손님들은 원한다. 주방장이 쉬는 날이라서 음식 맛이 달라져서는 곤란하다. 누가 만들어도 항상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정확한 레시피가 중요하고, 그 레시피에 의해서 훈련되어야 한다. 또한 레시피를 통해서 원가 관리 및 손익 관리가 가능 해 진다.
7. 의사 결정을 감에 의존하는가, 데이터와 그를 통한 분석에 의하는가?
8. 어지간한 식당은 대부분 POS시스템을 쓰고 있다. POS는 금전 등록기와는 다르다.  POS안에는 경영에 도움이 되는 많은 자료들이 축적되고 있다. 그 데이터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의사 결정의 근거로 삼는다. 카테고리별/메뉴별 판매량과 금액, 월별, 요일별, 시간대별, 데이터들을 분류해서 보여 준다. 그 데이터들을 분석하여 메뉴를 조정하고, 정책을 세우며, 프로모션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또한 전년도의 데이터를 근거로 인원과 식재료 구매 계획등을 미리 세워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9. 식당에서는” Happy Hour”라는 제목 아래 점심 피크 타임이 지난 한가한 시간대(2:00PM-5:00PM)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학생들 방학 이후 주간 매출은 크게 변동이 없는데 저녁 시간대에 매출이 줄었다. 썸머 강좌를 듣는 학생들이 있기는 한데 그 숫자가 많지 않다 보니 손님 수가 많이 줄은 것으로 보인다. 시간 대별 데이터를 분석 해 보니 특히 6:00PM-9:00PM사이의 매출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그나마 있는 여름 강좌 수강생들을 저녁 시간대에 우리집으로 집중 시킬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해서 “Happy Hour”를 “Happy Dinner for Summer Students” 로 바꾸고 오후 여섯 시부터 아홉 시까지 학생증을 보여 주면 할인 해주는 프로모션을 한시적으로 시행 하고 있다.
10. 엑셀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익혀 두면 POS에서 생성된 자료를 토대로 다각도로 집계 및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고 미래를 예측 해 볼 수도 있다.  필자는 최근 가장 매출이 높으면서 수익율이 다른 메뉴에 비해 낮은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다. POS데이터를 엑셀로 옮겨 와 매출이 가장 많은 달과 가장 적은 달의 판매 수량을 가지고 분석 해 본 결과, 가격 인상의 결과로 판매량이 줄어든다고 가정할 때 판매량이 18%가 줄었을 때 총 매출액은 인상 전과 같아 지지만 수익은 오히려 인상 전보다 높을 것 이라는 결론을 얻었고, 가격을 인상한다 해도 손님이 18% 이상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 하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예상대로 그로 인해 매출이 떨어지지는 않았으며 반면에 수익율은 크게 개선 되었다.
11.  적절한 권한의 위임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12. 권한이 주어지면 그에 따른 책임감도 생긴다. 어지간한 일들에 대한 권한은 직원들 중 능력이 뛰어나거나 리더쉽이 있는 사람, 장기 근속자 또는 연장자에게 위임해 주고 그 사람의 책임과 권한 하에 기본적인 업무가 이루어 지도록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이 아닌 조직에 의한 경영이 이루어지게 되면 경영자는 더 큰 일에 몰두할 시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경영자가 직원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을 사사건건 찾아내 잔소리하고 감시, 통제하는 사람이 이어서는 곤란하다.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도록 장애물들을 치워 주고, 직원들 각자가 맡은 임무를 잘 수행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13.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스형 리더쉽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리더형 리더쉽이 효율적이다.  필요에 따라 보스도 되고 리더도 되는 하이브리드 형 리더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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