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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들의 생일잔치
jakim

 

 

지난주 금요일에 딸로부터 카톡이 하나 왔다. 작은 손녀딸의 사진인데 3살 생일 기념으로 찍은 거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큰손녀는 오늘이 생일이다. 그래서 매년 그랬듯이 지난 토요일에 같이 합동생일 잔치를 하기로 했다. 우리 집 뒤뜰에서…

지난주에는 날씨도 무척 더웠는데 집의 담장이 많이 자라 몰골이 영 보기가 싫다. 그걸 깎아야 하는데 날씨가 무더우니 엄두를 못 내다, 금요일 새벽에 눈이 떠져 바로 밖으로 나갔다. Trimmer 를 들고 나뭇가지를 치기 시작했다. 이틀에 걸려 나무를 다 자르고, 낮에는 집안 청소를 시작했다. 이제 나무를 자르고 청소를 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내년부터는 나무 자르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겠다.

아내는 아내 또한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무척 바쁘다. 나이가 들어가면 여자가 남자보다 더 힘이 세진다는데 정말 그런가 보다. 나야 시간조정하며 일을 하니까 그리 큰 힘이 들지 않는데 비해, 그녀는 아침 10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꼬박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일을 하니까 그 강도나 나보다 훨씬 세다.

패티오 돌 사이에 난 잡초를 난 몇 분 정도 뽑다가 말았는데, 그녀는 작은 칼을 들고 쭈그리고 앉아 돌 사이사이에 있는 풀을 다 뽑았다. 깨끗한 패티오를 보며 미안한 마음도 들고 해서 몰래 뒤에서 박수를 쳐줬다. 짝짝짝…들리지 않게.

리빙룸소파는 아폴로가 8년간 살면서 우리들이 오기를 기다리던 장소였기에 그것도 청소를 해야 했다. 소파커버를 벗겨내니 거기에 아폴로의 짧은 털이 무진장 박혀있다. 쉬운 청소기로 내가 했는데, 빨아내도 계속 나오는 아폴로 털들 끝이 없다, 결코 쉽지 않았다.

커버를 물빨래해서 솔로 박힌 털을 뽑는 일은 그녀가 했는데, 무더위에 쭈그리고 앉아 일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현기증이 왔다. “세탁소 공장에 보내지, 이 더위에 뭔 고생이야?”

다음날 아침 깨끗한 소파가 눈에 들어왔다. 빠는 것도 그렇지만 혼자 끼우기는 더욱 힘들었을 텐데 자는 나를 깨우지 않고 혼자 해내다니… 그리고 그녀는 아침에 가게를 나갔다. 원더풀 수퍼우먼.

토요일 오후 6시 무더운 날씨에 하나 둘씩 모여든다. 손녀딸들이 들어오고 딸과 사위는 소식이 없다. 웬일이지? 밖으로 나가봤더니 마당에서 코비드19 자가테스트를 하고 있다. 지난밤에 사촌들끼리 모임을 했는데 하나가 아침에 코비드 양성이 나왔다고 한다. 아니 지들과 같이 있던 손녀들은 보내고 지들만 안 들어오면 뭐하나, 어차피 바이러스는 애들이 가지고 왔을 텐데. 다행히 음성이 나와 같이 할 수 있었다.

코비드가 극성이라 많은 사람들을 부르지 못했고, 사부인과 딸의 외사촌들 두 팀만 왔는데 하나는 캘리포니아에서 둘째 처형 아들의 일행 여섯 명이 합류했고, 돌아가신 큰처남의 아들 일행 네 명, 그리고 우리식구들 모두 스무 명도 안되게 조촐하게 모였다.

아내가 조촐하게 장만한 음식과 음료 등을 마시며 오랜만에 만난 사촌들끼리 재미있게 노는데 가만히 보니 나는 그들 뒤쪽에서 그들이 노는 것을 바라볼 뿐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바쁘게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참견하던 나는 어디 있는가? 그저 가끔 나에게 다가오는 손녀들이나 안아줄 뿐 내 집에서 나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어있다.

식사 후 케잌이 나오고 선물을 받는 시간이 되자,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선물을 받으며 손녀들의 표정은 너무 행복해한다. 너희들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고 부서지는 선물을 받았지만, 이 할아버지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선물을 받았으니 너희 엄마, 아빠에게 고마움을 표할 뿐이다.

파티는 끝났다. 아침에 뒤뜰을 보니 나무에 달아놓은 풍선 등이 바람이 많이 빠졌고, 마치 나를 보는 듯, 지난밤의 흔적들이 쓸쓸하다. 하지만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간 나의 손녀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하다. 그들도 이제 벌써 다섯 살, 세 살이 되었구나. 사랑한다 손녀들아!

손녀들아, 너희들 생일은 우리 집에서 계속하자. 할아버지랑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 (2022년 7월 26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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