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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규님을 생각하며
jakim

 

지난주 목요일 2차 백신접종을 마쳤다. 1차때 화이자를 맞아서, 화이자로 등록을 했는데 접종지에 가보니 오늘 맞는것은 모더나고 화이자를 맞으려면 당분간 기다리라고 한다. 언제 또 기다리나. 사실 며칠 전부터 SNS에 이런 소식이 뜨길레 구글링해서 혹시 모를 문제점들을 점검해 봤지만 크게 염려되는 부분은 없어서 모더나로 정하고 가긴 한 거다. 2차 접종까지 마쳤으니 안전할까?

 5월 중순 리치몬힐 집을 쇼잉을 하고 있는 중에 단체카톡을 하나 받았다. 한인부부가 코로나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이름은 40년간 알고 지내던 분이기에 당연히 동명이인 이려니 했다. 뉴스를 누르니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지내던 그분이 부인과 같이 찍은 사진에 올라있었다. 이홍규씨(사진). 기사에는 부인은 1차접종을, 이홍규씨는 2차접종까지 마친 상태였다.

 이홍규씨와는 친구 장보고와 이민 후 같은 아파트에 살았기에 장보고의 소개로 알게되었다. 당시에 우리는 총각이었고, 그는 결혼하고 Markham Rd. 에서 꽤 큰 컨비니언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마캄미스터리’라고 불렀다. 그는 사람들과 친화하는데 특기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 좌중에서 촌철살인의 위트와 유머로 좌중을 웃음 바다로 만드는 그런 사람이었다.

 80년대에는 우리도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몇가구가 같이 계를 하면서 재미있게 지냈다. 당시에는 밤 11시에 가게 문닫고 만나 저녁먹고 주로 고스톱을 치며 놀았다. 그리고 고스톱치면서 재미난 이야기들이 끊이질 않았었다. 돌아오는 길이 피곤하고 졸려도 만나는 날이 기다려지는 그런 즐거운 모임이었고, 자녀들도 하나 둘씩 태어나 모임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는 가게 정리 후 인쇄소와 모텔 등을 운영하기도 했었는데, 장보고가 킹스턴으로 내가 벨빌로 올라가면서 서로 자주 만날 기회는 없었다. 내가 2000년도에 토론토에 나오자 몰안에서 Kiosk 를 운영하는 그를 만났고, 그 후에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그가 은퇴후에도 같은 노스욕에 살기에 거리에서나 식당에서 가끔 만나도 환한 얼굴로 반겨주는 것이었다.

 작년 가을 어느 날, 아는 강 형님을 따라 Lindhurst 골프장에 가게 되었다. 그 골프장은 예약이 필요없어, 예약을 못잡는 사람들이 몰린다고 한다. 그날이 토요일인지라 오전 8시반 경에 도착을 했는데 약 20여명의 골퍼가 줄을 서 있었다. 줄 맨뒤에 서서 신발끈도 매고 몸도 풀고 있었는데 누군가 덩치가 큰 사람이 나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큰모자를 썼고, 마스크를 했기에 ‘누굴까?’ 하며 쳐다보니 그가 마스크를 벋었다. 이홍규씨였다. 예의 그 환한 얼굴에 보조개를 만들며 나를 반겨주었다. 내가 그때 본 이홍규씨가 내가 본 마지막 그의 모습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그는 큰 덩치와는 다르게 마음 씀씀이도 무척 세심하게 남을 배려하며 또한 주위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자기가 잘 나갈때도 항상 겸손했으며 만나면 언제나 좋은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줄 모르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었었다.

 자녀들도 잘 성장했고, 이제 건강도 많이 좋아졌던것 같은데 더 오래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하는데 너무 일찍 가신것 같다.

 이홍규형, 그동안 감사했구요, 부디 하나님 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2021. 6.29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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