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터뷰] “레슬리역 벽화를 대할 때의 심정으로 한인사회에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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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셔츠, 수건, 머그컵, 상패 등 판촉물 생산/판매업체(Apex Imaging Inc.) 경영하는 동

      포 1.5세 백영호 대표 

 

 

 백영호 에이펙스 이미징(Apex Imaging Inc.) 대표 


 “레슬리(Leslie), 베사리온(Bessarion) 지하철역에 가면 매번 뿌듯함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개통 당시 우리의 벽화를 대했던 때의 심정으로 한인사회에 좀더 다가가는 서비스를 하고 싶습니다.”


 백영호(47) 에이펙스 이미징(Apex Imaging Inc.) 대표는 지난 2002년 쉐퍼드 스트릿 선상의 지하철역이 개통될 때의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레슬리와 베사리온역의 벽면에 에이펙스 이미징이 인쇄한 타일 벽화들이 시민들에게 공개된 순간이기 때문이다. 


 한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이들 역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발걸음을 벽화로 표현해 놓은, 에이펙스의 프린트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레슬리역에는 시민 3,500명이 직접 쓴 Sheppard & Leslie라는 필기체 타일 벽화도 있다. 에이펙스가 TTC측 작가로부터 받은 필기를 스캔해 4배로 키운 후 각 5개씩 총1만7,000개의 타일로 구현한 벽화다. 


 백 대표는 “당시 TTC측은 품질을 크게 따졌는데 도자기 재질에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몬트리올, 밴쿠버에 있는 회사와 입찰 경쟁을 벌였고, 작가가 우리를 추천해 샘플 승인을 거쳐 최종 업체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백 대표의 부친 백운경(토론토 해병전우회 전 회장)씨는 87년까지 한국에서 도자기 인쇄 공장을 운영한 이 분야 전문가로 한국 스크린인쇄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백 대표는 “아버지가 캐나다에 이민해서도 도자기 인쇄 분야에 종사하려 했으나 마땅한 공장이 없었다. 그래서 옷이나 가방 등에 일반 프린팅을 하며 근근이 생활했다”고 회상했다. 


 캐나다에 90년대 경기침제가 닥치면서 에이팩스는 사무실 임대비를 8개월씩 밀리는 매우 어려운 여건에 처했다. 당시 퀸즈대학 전기공학과에 다니던 백 대표는 어려운 집안사정을 눈감고 있을 수 없어 학업을 뒤로 미루고 직접 사업에 뛰어든다.


 백 대표는 “내가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당시 LG지사장이었던 정교성씨가 무이자로 자금을 지원해 주어, 밀렸던 렌트비의 일부를 갚고, 계속 공장을 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음에 와닿는 또 하나의 벽화가 있다. 베사리온역에 있는 계단 손잡이를 잡고 올라가는 어린 소녀의 얼굴이다. 바로 백 대표의 딸이 2살 때 모델이 된 작품이다. 


 백 대표는 “당시 작가가 사람 손모양의 사진을 TTC에 제안했으나 어딘가 느낌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 작가가 마침 우리 집에 왔다가 딸을 보고 모델로 삼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딸이 손잡이를 잡고 있는 사진으로 대체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에이펙스가 TTC 벽화를 맡기 전에는 골프공에 인쇄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었다. 


 백 대표는 “당시 도자기 굽는 가마는 동시에 100여개만 가능한 테스트용 수준이었다. 대량으로 벽화 타일을 만들 장비가 없었다. 그런데 TTC에서 아키텍처와 작가가 갑자기 조사를 나왔다.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겼으나 샘플이 잘 나온데다 문제가 생기면 빨리 대처할 수 있는 가까운 지역을 선호했다. 그래서 우리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에이펙스는 이 일을 따낼 때 돈을 미리 줘야 기계를 들여와 만들 수 있다는 협상을 벌여야 했다. 다행히 받아들여져 7만 달러짜리 장비를 구입해 20일 동안 24시간 꼬박 돌려 납품할 수 있었다.


 이후 백 대표는 토론토에만 의존하지 않고, 캐나다 전역으로 눈을 돌렸다. 트레이드쇼에 참가해 전국에서 온 세일즈맨들과 상담하고, 납품을 하면서 회사 운영이 점점 나아졌다. 


 급기야 미국시장에까지 진출했는데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가 터지면서 미 본차이나 회사들이 문닫기 시작하고, 살아남은 곳은 캐나다로 눈을 돌려 다양한 상품들이 싼 가격에 물밀듯이 몰려들어 온다. 


 인터넷 마케팅까지 활성화되면서 중국에서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 에이펙스는 다시 고전하게 된다. 이에 품질에 승부를 걸고, 사람 얼굴을 살아있듯이 표현하기 위해 일본에서 안료를 받아와 사용하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백 대표는 “사업이 정착해 나아갈 때 월드옥타(World-OKTA) 차세대 무역스쿨을 통해 이영현 전 무역협회장을 만나, 한인 1.5세로서 미력하지만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배우게 되었다. ‘하면 된다’는 정신과 공생하는 마음은 가장 가까운 곳인 아버지로부터 배웠지만 실질적으로 주변의 조언과 도움이 없었다면 현재가 있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백 대표가 차세대 무역스쿨에서 알게 된 유승민(에이펙스 이미지마케팅)씨가 한인을 상대로 전문적인 영업을 전개한다. 


 유씨는 “고객의 성공적인 프로모션과 뜻깊은 행사를 더욱 빛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판촉 및 홍보물은 효과가 매우 크다. 고객 친화적인 판촉물 종합쇼핑몰 사이트(apeximagemarketing.ca)도 구축했다”고 밝혔다. 


 현재 에이펙스는 주력상품인 단체 티셔츠, 수건, 머그컵 인쇄와 상패 등을 만들고 있다. 토론토한인회, 한인노인회 등에 납품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앞으로 각 도시의 판촉물 회사 네트워크를 구축할 생각이다. 원래 전기공학을 전공하다 뜻을 접었지만 다이렉트 판매 소프트웨어의 일환으로 증강현실 앱(QR코드 대신 로고를 스캔하면 바로 해당 회사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방식)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68면에 관련 광고)(김효태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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