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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석
(노스욕 로얄한의원 원장)
온타리오주 공인한의사, 세계중의학연합회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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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계에 생기는 병 ‘항문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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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계에 생기는 병 ‘항문병’(2)

 

평소 변비가 없게 하고 깨끗이 관리하는 습관을

 

 

 지난 호에서 항문병인 치질은 증상에 따라 치핵과 치루로 구분할 수 있으며 그중 치핵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치질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치핵은 항문 부위의 혈압이 항진하여 정맥류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것으로 자각 증상이 적어 가려움증 또는 약간 뜨거운 느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염증이 생기면 정맥주위염 또는 혈전성 정맥염이 되어 갑자기 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것이 치핵의 발작이다. 


 가벼운 발열도 있고 때로는 고열이 나고 서있거나 앉거나 걸을 때 고통스럽다. 1주일 쯤 경과하면 부기와 통증이 자연히 없어져 치유되는 수도 있으나 때로는 혈전을 배설하기도 한다. 치루는 항문 안쪽에 있는 항문샘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배출되고 나면 항문 안쪽과 바깥쪽 사이에 터널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루(痔漏.Anal Fistula)는 항문 주위 농양으로 시작되며 고름이 잡히게되면 고름을 짜내어도 90% 정도에서 항문누공(치루의 다른 이름)으로 발전하게 된다. 대장균 등에 의한 감염이 가장 많고 그 외에 대장의 염증성 질환, 크론병, 궤양성대장병, 결핵, 악성종양, 골반염 등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피부 쪽으로 난 구멍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 냄새가 나는 진물이나 고름 같은 분비물이 속옷에 묻어 나오게 되며 항문의 불편감,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고름이 배출되면 부기는 빠지나 다시 붓고 찢어져 고름이 나오는 일을 되풀이 하며 간혹 구멍이 막히게 되면 통증.부종.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누공 주위는 농 분비 때문에 습기로 축축하고 또는 괴양성이 되기도 한다.


 항문 주위의 농양이나 항문누공의 치료를 미루는 경우 주위 조직의 손상을 초래하고 단순 항문누공에서 복합누공으로 진행하여 수술이 어렵고 치료기간도 길어진다. 장기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두면 항문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암이 주위 조직에 단단히 유착되어 있기 때문에 수술이 매우 힘든다. 


 치루는 배농 후 4-6주 후에 발생하므로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난 후 수술을 하기도 한다. 치루 수술의 목적은 염증이 야기된 항문샘 조직과 주위 염증조직의 제거에 있지만 세균의 감염이 직장 주위에 까지 이르렀거나 누관이 항문 주위를 둘러싸고 있거나 하면 수술에 의한 상처가 커지고 항문의 기능이 손상된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부위의 근육을 떼어 상처 자국을 메우거나 다른 부위의 피부를 이식하여 항문의 변형이나 항문 괄약근의 손상을 최소한 억제하는 수술을 같이 하기도 한다.


 한방에서 치루는 항문 주위에 습열이 오래 머물거나 열독이 몰려서 생긴다고 보고 있다. 농양 부위가 든든하게 불어나고 아프며 창구가 두드러지고 진한 고름이 나오면서 일반 상태가 좋으면 실증이고, 농양 부위가 말랑말랑하고 평평하며 아픔이 심하지 않고 창구가 오므라져 있고 고름이 멀겋고 흰색을 띠며 일반상태가 나쁘면 허증이다. 실증인 경우에는 청열리습법을 쓰고, 허증의 경우에는 보기양혈법을 사용하여 한약을 처방하거나 침뜸치료를 해야 한다.


 항문과 관련된 질병으로 치핵과 치루 이외에 항문 주위가 갈라지고 찢어지는 항문열구(Anal Fissure.치열이라고도 함)가 있다. 주로 다이어트 하는 젊은 여성이나 운동이 부족한 비만형인 사람들에게 많이 생기는데 변비가 가장 주된 원인이다. 항문 뒤쪽 가운데 부위가 잘 찢어지며 증상이 1-2개월 미만인 열상을 급성 항문열구라 하며, 그 이상 오래된 난치성 궤양을 만성 항문열구라고 한다. 


 가만히 있거나 의자에 앉을 때에도 아프지만 배변시 찢어지는 듯한 통증과 새빨간 피가 나오기도 한다. 급성 항문열구의 대부분(60-80%)은 자연적으로 아물거나 또는 간단한 약물 요법으로 치료가 된다. 20-40%에서는 만성적으로 찢어지는 것이 반복되어 통증과 출혈이 가끔씩 끊이지 않은 만성 항문열구가 된다. 이 경우 수술이 필요하게 되는데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수술이 아니라 항문내 괄약근의 압력을 낮추어 주는 항문내 괄약근 절개술을 시술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치질에 잘 걸리는 사람으로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사람,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있는 사람, 괴로운 일이 있으면 잠들지 못하는 사람, 목욕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 변비나 설사가 자주 있는 사람,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 가족 중에 치질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아침에는 대개 위가 비어 있는데 이때 식사를 하면 위.대장에 반사가 일어나서 대변을 원활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은 위장병이나 변비에 걸리기 쉽고 변비에 걸리면 치질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술을 마시면 혈액 순환이 촉진되어 항문의 정맥총으로 많은 양의 혈액이 공급되지만 이것들이 빠져 나가기가 어려워 혈액 순환이 되지 않고 울체되어 있게 된다. 


 치루는 항문에 염증이 생겨서 썩는 병이므로 술은 염증을 더욱 촉진 시키므로 만취상태로 잠든 후 다음날 일어나 보면 치질이 충혈되고 커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의자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이 압박돼 항문 근처에 혈액이 울결되어 치질이 생기기 쉽다. 운전기사나 사무실에서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운동선수보다 치질이 많다고 한다. 신경이 예민하여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목욕을 자주하지 않으면 항문 정맥총의 혈액 순환도 좋지 않게 되어 치질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따뜻한 전신욕이나 항문 좌욕 또는 항문 샤워도 좋다. 


 변비가 있으면 대변을 보다가 항문이 찢어 질 수 있고, 설사를 하면 항문선으로 세균이나 독소가 침범할 수가 있어 치질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화장실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이 밑으로 쳐지게 되면서 항문의 혈액 순환이 잘 안되고 울체되기 쉽기 때문에 변의를 느끼면 가급적 빨리 화장실을 가고 대변은 5분 안에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항문도 건강하게 타고난 사람이 있고, 약하게 타고난 사람도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으면 치질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이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 평소에 변비가 없도록 하고 항문을 깨끗이 관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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