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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비명
차 앞 유리창에
잠시 앉았다 간 새 한마리
급히 볼 일을 보고 간 모양이다
물감을 짜놓은 듯
흘러내리는 나른한 배설물
그것은 똥이라기보다는 비명이었다
얼마나 다급했길래
제 속살 훤히 보이는 유리창 붙잡고
미끄럼타기 수십 번
등줄기에 땀깨나 흘렸겠다
낯선 하늘 아래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 허공길
퍼덕이다 지친 날개짓
바람이 분다
불길한 예감이었다
이방에서 나도 예외일 순 없다
새가 앉았다 간 자리
시큼하고 냄새나는
그 눅눅한 기억을 지우듯
유리창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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