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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우수수 떨어지는 단풍잎새
추억을 더듬는 가을 산행길에
서글픈 내 마음의 코트깃을 올려주며
앙상한 가을 나무가 오히려 다독이며 하는 말
무수히 잎새들 뽐내던 빛나는 지난날에
가슴 뿌듯했던 나무는 어머니 넉넉한 가슴
빗물 뿌리고 두 손 가득 햇살 담아
하늘 땅 모두어 축복만을 언약하던 녹음
이제금 나무는 춤추며 길 떠나는 자녀들인
단풍잎새마다 뜨거운 볼 입맞춤을 해주네.
괜찮아,
찬바람 맞고 스러지는 잎새마다
주검을 떠올리며 내가 가슴 아릴 때
나무는 지나간 봄의 영광을 잊지 말라고
내게로 지긋한 눈짓으로 보내는 언약
서성이는 죽음의 어둔 그림자에 멍든 내 가슴을
끊임없이 다독여주는 따스한 손길
가을 나무는 변치 않는 우주 어머니의 마음
우수수 낙엽지는 별리는 한갓 환상일 뿐
애초에 세상엔 죽음이란 없다고 속삭이네.
괜찮아,
찬바람 채찍질로 헐벗은 모양새일지라도
낙엽지는 거리마다 대지의 품 속으로
나무는 말없이 지난날의 추억을 거두어들이네
새봄에 다시 돌아온다는 깊은 언약을 위해
안으로 불타는 생명력이 넘치는 숨결
진한 포도주 향기로 축배를 들고 있는가
낙엽 밟는 소리마다 울긋불긋 융단을 깔아주며
가을 나무는 노을빛 포근한 자장가를 불러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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