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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벗
계절갈이 해갈이를 할 때마다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시낭송회를 하고
그들의 계간지에도 가끔은 내 노래의 조각배를 띄우고
금강에서 계룡산에서 서로가 만나면 웃음으로
담배 연기 자욱하게 유머와 너스레를 풀어내면서
진리 아닌 진리 잡담 아닌 잡담 속에 시론을 피워 물었지.
소식 끊긴지 어언 십 여년이 족히 넘어가는 옛이름들
이젠 어디로 갔나 살펴보니
시 계간지 속에서 시 동인지 속에서 모두 모여
옛일 그대로 왁자지껄 웃고 있구나.
그 웃음과 우리의 한거가 고스란히 배어나오는
우리의 옛시집들이 모여서 두런두런
머리를 맞대고 저들끼리 회의도 하고 망년회를 나눈다.
이제는 잊혀진 전설이 되었는가.
폐지로 버리기 직전의 낡은 책 속의 꿈 이야기들
오늘은 당장 안부의 글이라도 전해볼까나.
벗들의 주소도 모르고 얼굴도 가물가물
안개 속을 헤매도는 옛추억이 손짓해
멀리만 서 있는 나를 부른다.
옛벗들의 호탕한 웃음 한마당
이제금 나는 이국의 이름 없는 얼굴이 되어
태평양 건너건너 구름처럼 떠돌며
옛추억을 홀로 더듬어 그날의 벗들을 소집하고 있는
해거름 해를 따라 노을을 젓는 손이 오히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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