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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여행
언제부턴가 솜이불 구름으로 높이 올라
하냥 노닥이는 일도 시들해질 때면
천상의 황녀는 스스로 지상으로 하강하여
세상의 온갖 오물을 닦아내리고 싶어지지요.
가녀린 두 팔 걷어부치고 대걸레다 빗자루다
세상의 모든 상처를 닦는 신데렐라가 되겠지요.
지상의 가는 곳마다 뭇생명에게 생기를 심어주는 일이
어찌 뭉게 구름으로 노닐던 시절의 기쁨만 못할까요?
우주의 여왕인 어머니 바다가 부르고 있어요.
“신데렐라가 된 내 황녀여, 어서 돌아 오너라,
오도가도 못하는 그 막막함의 땅에서는
힘겨운 노역만이 네 양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 않더냐?
아비규환의 영혼들이 온통 네 발목을 잡아당기는
불타는 사막에서 어서 돌아오너라.”
“그래도 내 혼불을 다 태울거예요, 어머니 바다여.
해와 달과 뭇 별들을 안고 흥겨운 어머니처럼
생명의 물결춤으로 온세상 갈증과 고뇌를
닦아주는 치유의 대천사 라파엘이 되고 싶어요.”
“내 황녀여, 서둘러 돌아오너라.
지상에는 목마름과 광야의 슬픈 울부짖음들이
정화되지 못한 뭇 생명들이 타오르는 유황불 속에서
밤낮으로 물방울인 네 몸을 갉아대고 있지 않더냐?”
“그래서 더욱 더 제 손길이 필요해요, 어머니 바다여.
낮게 허리춤을 접고 부지런히 씻어내리다 보면
어느새 부황든 뭇 생명들의 버석임에 가랑비가 되고
목마른 논바닥과 사막에도 치유의 단비가 되겠지요.
마침내 이 몸이 소진하는 날에는 별빛이 춤추는 바다로
출렁이는 어머니 품 속으로 돌아가 잠들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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