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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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자연의 모자이크를 따라서-‘와서 보라!’
knyoon
2022-12-01
-갈릴리 바닷가에서-
성지에서 자라는 구약시대부터 축복 받은 나무들과 꽃들의 향기를 글과 사진으로 담기위해 어수선한 이스라엘 성지를 혼자서 여행할 때였다. 늦봄이어선지 꽃들은 이미 많이 져버렸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들의 백합화’가 실제로는 ‘붉은 들양귀비꽃’임을 알고 실망하기도 했다. 하긴 예수님께서 들의 백합화가 하얀 색이라고 말씀하신 적은 없으니까. 그러나 겟세마니 동산의 우람한 감람나무들과 옛 성지마다 ‘숲의 영혼’인양 어김없이 서있는 축복의 나무들을 만나며 위로를 받았다.
특히 갈릴리 호숫가 언덕위에 서 있는 팔복기념성전 뜰에는 추운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호두나무와 열대지방에서만 자라는 종려나무가 한 마당에서 자라고 있는 진기한 모습을 보았다. 예수님의 사랑과 발자취가 남아있는 이 갈릴리 동산은 나무들의 삶도 보살펴 주시는 기적의 동산같았다. 그리스도 예수의 신비한 삶을 체험하고 싶다면 역시 이곳에 <와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다니던 이화학창 시절에 이화 칠십주년을 맞아 신앙부흥회에 Denman 박사를 모신 일이 있다. 부흥 설교 중에 <Come and See!>라는 제목으로 말씀하신 일이 기억에 새롭다.
요한복음서 1장에, “와서 보라”는 말씀이 두번 나온다. 한번은 예수께서 세례자 요한의 제자이며 앞으로 그의 제자가 된 안드레아와 또 한명의 제자에게 묵시적인 초청을 하신다. “와서 보라! Come and you will see!”라고.
두번 째는 그 다음날, 예수님은 갈리리아로 가는 길에 만난 필립보를 제자로 부르신다. 필립보는 그가 만난 예수가 율법서와 예언서에 적힌 바로 그분임을 나다니엘에게 말해준다. 미심쩍어하는 나다니엘에게 빌립보는 목에 힘을 주어 말한다.
“와서 보라! Come and see!”
백년 된 이화의 뜰에서 눈을 반짝이며 듣는 미래의 보석같은 여성들에게 덴만 박사는 우리를 예수의 제자로 부른 동시에 의심쩍어하는 또 다른 친구에게는 예수를 알게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로 그 부흥회 끝에 많은 학생들이 예수님을 믿기로 결심하고 세례까지 받았다. 덴만 박사의 말씀을 통역하신 김활란 총장님의 감동어린 독특한 음성도 떠오른다.
팔복기념성전이 서 있는 언덕 아래 하얗게 피어오른 히이드의 물결을 헤치며 북쪽 바닷가로 내려가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베드로에게 사도로서의 수위권을 주신것을 기념하는 베드로 수위권 교회가 나온다. 교회 지붕 위에, 바닷가를 향해 아무렇게나 엮어만든, 그러면서도 소박한 나무십자가에 석양이 눈부시게 비쳤다.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시자, 베드로가 마음이 슬퍼져서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런 제가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라고 말하자,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고 분부하셨다. (요한복음서 John 21:15)
그 예배당 위의 나무 십자가는 마치 그 대답을 할 때의 베드로처럼 서글프고 아직도 주님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듯,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이고 서 있다. 이 나무 십자가는 이름없는 나무였지만, 이제 그 죽음의 나무는 예수의 십자가 나무가 된 이후로 화해의 나무, 생명의 나무가 된 것이다.
갈릴리 바다가 harp모양으로 생겨서인지 평화롭고 신비스런 harp의 선율이 어디선가 울려오는 듯했다. 예수께서 이 천상의 선율 속에 홀로 쉬면서 묵상에 잠겼던 거룻배는 이제 보이지 않고, 통통배만 한가롭게 바다위를 오가고 있었다.
이 바닷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던 어부들-베드로, 안드레, 야고보와 요한 형제 등을 사람 낚는 사도로 부르셨고, 아울러 세상 끝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할 열두 사도를 세우신 곳.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가르치고, 배고픈 무리를 먹이고, 병든이를 치유하는 이적과 구원의 사업을 성취하신 곳이 바로 이 갈릴리 동산이다. 아울러 이들을 기념하는 교회 뜰 앞의 나무들이 아름다운 이 옛동산에서 일어났던 그 때의 이야기들을 하프의 선율에 맞추어 들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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