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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운전사(Backseat Driver)
kimchiman2017

 

 

 

 영어 표현에 ‘Backseat Driver’ 가 있다. 운전사 뒷좌석에 앉아, “이리 운전해라! 저리해라!” 잔소리 꽤나 늘어놓는 사람을 뜻한다. 운전사 뒤 또는 옆에서 입으로만 운전하는 ‘뒷좌석 운전사’이다. Backseat Driver 는 한마디로 운전사의 운전실력이나 판단력 및 방향감각을 믿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좀 더 빨리 달리세요! 우리 늦겠어요!” “너무 빨라요! 속도를 줄이세요!” “저기서 좌회전하세요!” “앞의 트럭을 추월하세요! 트럭 뒤 따라가면 위험해요!” 등등 별의별 참견을 다한다. 그럴 적마다 운전하는 김기사의 혈압은 오르기 마련이다. 신경질 내다가 자칫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지금 세상이야 GPS 가 있어 아무리 길눈이 어두운 길치일지라도 길을 잃고 헤매지 않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부부가 어디를 찾아갈 적엔 주로 남편이 운전을 하고 마눌님은 옆에서 지도를 보며 가는 길을 알려준다. 부부가 한 팀이 돼서 낯선 길 찾아 달리는 모습은 그 얼마나 보기 좋았던가? 


 운전대 잡은 남편 김기사들이 옆에 앉은 아내의 잔소리를 귀담아 들어야만 할 때도 종종 있다. “당신 너무 빨리 달리는 거 아녜요? 좀 Slow down 하세요!” 라는 아내의 말을 듣지 않았던 고집 센 김기사가 과속티켓을 받아 골치 아프게 됐다. 그것도 온주내에서가 아니라 미국 뉴욕주 티켓이다. 


 미시사가에 사는 김기사가 지난 8월 1일 Civic Holiday Long-Weekend에 뉴욕주에서 과속운전으로 걸렸다. 부부가 2박3일 여정으로 Boston에 다녀오면서 한밤중에 Speeding Ticket을 받았다. Buffalo 거의 다 와서 65 Mile(104 Km)마일 제한속도인 I-90 Highway 상에서 97 Mile (155.2Km)로 달린 것으로 경찰의 레이더에 찍혔다는 얘기다. 


 그 얘기 듣고 ‘Ontario Driver with New York State Traffic Ticket’ 을 구글검색 해보니 그게 보통 일이 아니다. 나라가 다른 미국의 뉴욕주인데도 불구하고 거기서 교통법규를 위반했을 경우, 여기 온주 교통부(MOT)에 그 위반사실이 그대로 전달/공유된다. 주정부간에 협정이 체결돼 있다. 벌금은 뉴욕주 법원에 내지만 온주 운전기록에 벌점(Demerit Point)이 기록된다.(newyorkspeedingfines.com/canadian-drivers)


 32마일(51.2Km) 과속 티켓 받은 김기사이다. 그대로 유죄 확정 판결 받으면 보통 일이 아니게 된다. 그렇다고 그 티켓을 무시하면 더 큰 일이 된다. 벌금 US $600을 내야하고 온주교통부 운전기록에 벌점 6점이 기록된다. 그리고 자동차보험료가 크게 인상되는 것을 피할 도리가 없다. 


 김기사가 보내준 티켓에는 ‘8월25일까지 어찌 할 것인가’(Plea of Guilty/Plea of Not Guilty)를 법원에 우편으로 통보하거나 아님 직접 법원에 출두하라 돼있다.(Return by mail before or in person on 10:00 AM, 08/25/2016) 


 “돈이 좀 많이 들더라도 변호사를 고용하는 게 상책인 것 같습니다.” 라고 김치맨은 김기사에게 조언했다. 뉴욕주 티켓이라해서 무시해버리다가는 자칫 온주에서도 운전면허 취소 또는 정지를 당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김치맨은 그 관할 법원 내의 변호사들 중에 Traffic Ticket Lawyer를 찾아 문의해보았다. 변호사비(Attorney’s Fee)는 US $295이며 재판이 아닌 법원출두가 필요할 경우 $100을 더 받는다 했다. 그리고 재판을 받게 돼 변호사가 법정에서 변호하게 되면 시간당 $125씩 청구한다.(Normal Rate $200/Hour) 그래도 어떡하나? 김기사는 신용카드로 그 변호사에게 지불해주고 의뢰했다. 이제는 변호사가 성심성의껏 잘 처리해 주길 바랄 수 밖에!


 혹시나 해서 김기사에게 “지난 3년 동안에 교통위반 티켓 먹은 거 있느냐?” 물어보았다. 다행히도 그런 게 없다 했다. 온주 교통부는 모든 운전사들의 운전기록(Driver’s Record/Driver’s Abstract)을 갖고 있다. 그래서 주정부 Service Ontario 사이트의 Order a Driver’s Record 에 가서 3-year Uncertified Driver’s Record 를 주문해서(수수료 $12) 받는 즉시 그 변호사에게 이멜첨부로 보내주라 했다(ontario.ca/page/order-drivers-record). 그런데 약삭빠른 개인기업체들에선 신청 후 24시간 이내에 이멜로 보내 준다며 $35을 받는다. 


 변호사는 재판에 앞서 담당검사(Prosecutor)를 만나 협상을 하게 된다. 검사에게 그 운전기록을 제출하며 우리 식으로 “좀 봐주세요!(Give him a break!)” 할 것이다. “검사님! 이 캐네디언 운전사는 지난 3년간 아무런 교통위반도 하지 않은 착한 모범운전사(A Good Driver with Clean Record)입니다. 그런데 뉴욕주 하이웨이의 제한속도를 100킬로로 착각해서 그저 잠시동안 97마일로 달린 것뿐입니다.” 라고 소설을 쓸 것 같다. 32 Mile(51.2Km) 과속을 Under 30 Miles로 깎아달라 할 것 같다. 


 알면서도 속아 주는 검사가 인심 크게 써서! “오케이!” 해서 29 Mile(46.4 Km) 과속으로 해준다면 벌금이 US $300로 낮아진다. 김기사가 유죄임을 시인하고(Plea of Guilty) 벌금 내는 조건부로 검사가 기소를 안 하면 굳이 재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온주벌점도 6점이 아니라 4점이 된다. 수임료 받은 그 변호사의 체면과 위신이 좀 서게 될게 아닌가? 또 그렇게라도 되면 김기사에게는 불행 중 다행일 것 같다. 


 이번 가을에 뉴욕주 관광명소인 왓킨슨 글렌(Watkins Glen State Park nysparks.com/parks/142)과 핑거 레이크(Finger Lake)로 단풍구경 가려 계획 세운 김치맨이다. 아차! 순간의 실수로 New York Speeding Ticket 을 받은 김기사 덕에 뉴욕주 과속운전 티켓을 조심하게 됐다. 이런 경우를 두고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反面敎師)라 하던가? 


 그나저나 김기사는 옆에 앉아있던 Backseat Driver(아내의 조언, 잔소리 아님!)을 듣지 않고 무시해버린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 것이다.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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