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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 무비(Sad Movie)
kimchiman2017

 

 

 60년대에 한국에서 널리 유행했던 팝송들 중에 ‘새드 무비’(Sad Movie)가 있다. ‘슬픈 영화는 언제나 나를 울게 만들어요’(Sad movies always make me cry!). 이 ‘새드 무비’는 한동안 남녀노소 모두에게 불렸고 동네 골목길에서 뛰어노는 어린아이들도 덩달아 흥얼댔다. (Sue Thompson-Sad Movies Always Make Me Cry(Korean Version), youtu.be/QF2w2NR2a5c)  


 매우 감동적인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좀처럼 울거나 눈물을 흘리는 일이 별로 없는 무쇠심장의 김치맨이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보고 있는 한국드라마 ‘맏이’를 보면서 혼자서 여러 차례 눈시울이 붉어졌다. 맏이 14회 56분-이연실의 찔레꽃이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장면에서는 나 자신도 모르게 울컥하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연실-찔레꽃, youtu.be/V2qz9nS0dL4)


 한국연속극과 영화들이 담긴 한국비디오들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왔던 김치맨이 요즈음에는 한국 드라마들에 심취돼있다. 작년 봄에 정도전을 즐겨보았고 가을에는 미생! 그리고 겨울 들어서는 주말연속극 2편과 일일연속극 3편! 등을 아예 일삼아 즐기고 있다. 


 특히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쓰지 않게 된 금년초부터는 부쩍 더 드라마들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볼만한 종영드라마를 찾아 하루에도 몇 편씩 연거푸 보게 되기도 한다. 드라마연속극 역시 다른 종류의 엔터테인먼트들과 마찬가지로 그 걸 보고 있을 적에는 매료돼있지만 일단 마지막편 마지막 장면을 보고나면 ‘무슨 얘기였더라?’ 라는 식으로 잊혀져간다.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스토리를 전개하거나 그 소재가 거기서 거기인 소위 ‘막장드라마’(‘막드’라고 줄여 씀)들도 있어 입맛을 잃게 하기도 한다. 


 그런데 JTBC 2013드라마인 ‘맏이’는 김치맨이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 싶은 명작 드라마이다. 매우 잘 짜인 내용과 전개로서 눈물에 인색한 김치맨 부부를 드라마 보는 동안 여러차례 울게끔 만든 작품이다. ‘맏이’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54부작이다.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어린 5남매가 맏이인 큰딸/큰언니/큰누나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drama.jtbc.co.kr/firstborn) 


 극본은 전원일기(1980-2002)작가들 중의 하나인 김정수 작가. 1949년생인 김정수씨는 전남 여수 출신이며 여수여고와 경희대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맏이 첫 회는 1960년대 중반 남해안의 어느 작은 섬에 사는 젊은 부부와 어린 자식 5남매 일가족에게 들이닥친 날벼락 비극으로 시작된다.(ondemandkorea.com/the-firstborn-e01.html) 


 드라마의 주인공 영선이는 2남3녀 5남매의 ‘맏이(Firstborn Child)이다. 그녀는 11살짜리 소녀가장이 돼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며 어린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며 온갖 고생을 다한다. 


 이 드라마의 제목 ‘맏이’는 The Firstborn으로 번역되며 형제(Sibling, Brothers & Sisters)가 두 명 이상 여럿있는 가정에서 맨 첫번째로 태어난 아이(Eldest Child/ Oldest Child)를 뜻한다. 맏이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들 중에서도 큰 아들 또는 큰 언니/큰 형/큰누나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 아래 동생들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성격과 인품을 갖게 된다는 심리학이론이 있다. 주인공 영선이는 동생들을 보살펴주고 가르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일속에 파묻혀 살아간다. 


 학교도 제대로 안 다니고 검정고시와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가장 노릇을 해야 했던 영선! 동생들이 “부모 없이 컸구나” 하는 말을 안 듣게 하려고 부모있는 애들보다 더 야단치고 바르게 키우려고 했던 소녀가장 맏이 영선이었다. 영란, 영두, 영숙, 영재 네 동생들 중 아직 갓난아이 젖먹이인 막내 영재는 부유한 가정으로 입양을 보낼 수 밖에 도리가 없었다.


 ‘먹는 입 하나 줄이라!’는 말이 있었던 참 어려웠던 시절! 풍요함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즘의 젊은이들은 배고픔을 해결해야만 하던 그 눈물나는 시절을 모를 것이다.  


 드라마 ‘맏이’는 60년대 70년대의 가난하던 시절을 모르는 40대 이하의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별로 감동을 못 주는 옛날얘기 일 뿐이겠으나 그 때 그 시절을 살았던 김치맨 순킴을 비롯하여 50세 이상 세대들에게는 문자 그대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슬픈 드라마 Sad movie / Tearjerker임이 분명하다. 


 ‘Sad movies always make me cry.’를 ‘슬픈 드라마는 언제나 날 울려줘요!’라고 고쳐 부르고 싶다. 아차! 그런데 혹시나 김치맨 자신이 가난한 교육자 집안의 4남1녀 5남매 중 첫째자식(Firstborn Child) 장남이기 때문에 그 ‘맏이’ 드라마 보며 감동 먹고 눈물을 더 많이 흘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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