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운동의 종류가 당뇨환자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듯이 어떠한 운동이라도 혈당뿐만 아니라 항산화, 항염증, 비만, 고지혈증, 지방대사는 물론이고,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근육운동 중에서 허리 중심 근육(Core Muscle) 운동은 당뇨병환자의 골절예방에 상당히 큰 효과가 있다.
당뇨병으로 인해 입원한 환자의 경우를 예를 들면 당뇨 환자라도 인슐린 의존형이냐, 비의존형이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규칙적인 운동이 혈당조절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공복 때 혈당치가 16.7mmol/L(300mg/㎗)를 넘어 입원한 40대 초반 환자에게 한차례 40분간, 분당 110회 맥박수로 주 5차례씩 14주 동안 매일 운동을 하게 했더니 혈당치가 5.6~11.1mmol/L(100∼200mg/㎗)로 떨어졌다.
이처럼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근육이나 지방세포의 인슐린 감수성을 늘려 몸의 혈당조절 능력을 높여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운동이 당뇨병 환자에게는 좋지만 그 중 선택하자면 몸의 큰 근육들을 사용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큰 근육을 규칙적이고 지속해서 움직일 수 있는 유산소운동으로는 조깅, 수영, 테니스,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이 있으며 여의치 않으면 하루에 20~30분씩 꾸준히 걷기만 해도 좋다.
운동을 시작할 때는 처음에는 낮은 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운동하고 이후 차차 시간과 강도를 늘려 나가야 하는데 운동시간은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시간을 제외하고 20~45분 정도가 적당하다.
그러나 운동이 좋다고 처음부터 무작정 등산이나 조깅, 줄넘기 같은 힘든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운동은 피로, 관절통, 저혈당, 망막 출혈,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고, 이 때문에 심한 경우 급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허혈성 심장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무리한 운동은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운동부하 검사로 심혈관계 질병 유무와 운동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해 둬야 한다.
일반적으로 운동요법으로는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처럼 자연스럽고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이 권장된다. 운동시간은 식후 1∼3시간 뒤가 가장 좋은데 다만 혈당치가 4.4mmol/L(80mg/㎗) 이하면 운동 중에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있으니 운동 전에 혈당치가 5.6mmol/L(100mg/㎗) 이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오랜 시간 운동할 경우에는 중간에 혈당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하여 운동복 주머니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넣고 다니는 게 좋다. 그러나 혈당이 16.7mmol/L(300mg/㎗) 이상이면 운동을 하지 말고 의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혈압이 지나치게 높거나 혈당이16.7mmol/L (300mg/dL) 이상인 경우는 혈압과 혈당을 좀 더 조절한 후에 의사와 상담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허혈성심질환, 당뇨성 망막증, 족부병변 등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운동을 안 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에서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최대 운동능력의 60∼75%쯤 되는 운동강도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40% 정도의 운동 강도를 권유한다. 40% 정도에서도 비슷한 정도의 효과가 있다는 자료들이 있다.
따라서 매우 가벼운 운동이라도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알고 하루 40분∼1시간씩 산책이나 쇼핑을 권한다. 젊고 체력이 좋은 환자라면 저혈당처럼 운동에 따른 합병증만 주의하면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힘든 운동이라도 적극적으로 해보길 권한다.
여기에 더하고 싶은 말은 꾸준한 운동을 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혈당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고, 심혈관 질환 발생률도 낮춰준다고 알려졌다.
유산소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에 더 욕심을 내자면 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특히나 '허벅지' 근육 단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허벅지 근육이 많고 둘레가 길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적다는 연구가 상당수 발표된 바 있다.
우리 몸의 근육은 몸속 장기, 조직 중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부위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몸 속 포도당이 많아지는데, 이때 췌장에서 분비한 인슐린이 당을 분해해 혈당을 조절한다. 인슐린은 몸속 장기와 조직에 포도당을 보내 에너지원으로 쓰게 만들고, 마지막으로는 근육 세포에 보내 근육의 에너지원으로 쓰게 한다.
따라서 어느 부위든 근육이 많으면 혈당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허벅지 근육이 혈당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하는 이유는 허벅지는 온몸 근육의 3분의 2 이상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허벅지 근육은 섭취한 포도당의 70% 정도를 소모한다.
이로 인해 허벅지 근육량이 많을수록 식후에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는다. 한국의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성인 32만명을 대상으로 허벅지 둘레와 당뇨병 유병률 관계를 분석했더니, 허벅지 둘레가 길수록 당뇨병 위험이 낮았다고 보고했다.
특히 남성은 허벅지 둘레가 60cm 이상인 사람은 허벅지 둘레가 43cm 미만인 사람보다 당뇨병 위험이 4분의 1에 불과했다.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고 싶다면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한 후에 하체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은 5㎞/h 이상의 속도로 20~40분 정도 걷는다. 이후 스쿼트나 레그프레스를 10~20분 정도 실행한다. 평소 스쿼트는 1주 4~7회 10분~20분, 레그프레스는 1주 4~7회 10~20분 하는 게 적당하다.
계단을 수시로 오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이 끝나고 약간의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운동해야 한다. 근육운동은 식전이나 식후 언제 하여도 혈당조절에는 큰 도움이 된다.
그래도 언제 운동하는 것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식후 30분 이후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중등도 이상의 운동은 적어도 식후 2시간이 경과한 후에 하면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당뇨병환자의 식후 혈당 조절은 상당히 어렵다. 일반적으로 혈당은 식후 30분이 지난 후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1시간~1시간 30분에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전으로 식후 운동이 효과적이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