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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정에서는-이진수(제36대 토론토한인회장 당선자)
gigo
2019-04-11
두 번씩이나 토론토한인회장을 연임하고, 세 번째 도전해 당선된 나의 투혼(鬪魂)에 대해, 어느 단체의 언론 기고문에서 “제36대 토론토한인회장으로 취임하는 이진수씨가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숙제는 무엇일까?”라면서 “캐나다 한인사회에 희망을 불어넣는 일”이라기에, 오늘 아침은 의견도 수렴할 겸, 그 곳 한 두 멤버 분의 권유도 있고, 간단히 커피는 준비해둘테니 인사차 방문해 달라고 해서 갔었다.
선거 때 상대 후보자 친정이라 볼 수 있는 ㅇㅇㅇ 달리기 친목 단체에 아침 인사라도 할양, 좋은 기분으로 초청방문에 응했다. 꽤나 품위 있는 인사들이 속해 있고, 과거에 자주 방문했던 친숙한 곳이어서 그때 그 분들과 만나 그동안의 회포도 풀 겸 자리에 들어서니, “한턱 쏘려면 똑바로 쏘시요” 찌렁찌렁한 어느 여성의 시비조 목소리다.
“나 여기 재무인데 쩨쩨하게 이것 밖에 안 내요?”
황당한 나는 “어떻게 할까요? 무엇이 잘못 됐습니까?” 하니 “200불 내놓으세요”…
무슨 이야기일까요? 머리가 피~잉 돌아버린다. 그 쪽 누군가가 잘못이다 싶어 말리고 있나 보다. 내 마음과 영혼은 멍한 하늘 나라로 날아가 버렸다.
나는 어려서부터 축구공을 끼고 살았다. 꽤나 좋아한 만큼 축구선수 축에 끼여 육사시절에는 삼군사관학교 체육대회 종목 중 축구부 주장으로 생도 4년간 체력을 밤낮 없이 단련하였다. 다른 생도들이 외출, 휴가를 즐길 때도 운동장에서 피땀을 흘리며 축구에 열정을 다했다.
축구광인 나는 브라질의 ‘펠레’ 선수를 무척 좋아하고, 그가 내 인생의 모델일 때도 있었다. 축구 경기에도 엄격한 규칙이 있다. 그러나 경기를 하다 보면 고의성 반칙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반칙이 있다. 그는 고의던, 고의가 아니던 본인에게 주어진 반칙을 받으면서 쓰러지고 찢어지고 깨지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어 갔다.
그의 승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의 반칙에 의하여 넘어지고 쓰러져도 상대방에게 탓하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 경기에 다시 임한다. 대단한 인내다. 얼굴도 담담하다. 그래서 나는 그를 진정한 스포츠맨으로, 인간으로 존경한다.
우리 모두의 친정은 대한민국이다. 친정은 시집간 여자들에 해당되는 단어라고 볼 수 있는데, 토론토에 살고 있는 이곳에 남자인 나에게도 친정이 있지 않을까? 물론 있다. 꽤 많이 있다.
따듯한 마음의 고향 00고교동창회, 강건하게 버텨주는 00군인회, 아낌 없는 격려와 지도를 해주는 00원로회의, 안이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를 지켜가는 나의 00사관학교 선후배, 직장 전선에서 돈독해진 00회사 선후배, IBM 직장 국내외국인 동료, 토론토한인회에 함께 했던 직장동료들 등등 고맙고 가까운 사회 친구 선후배 가족 모두 나의 친정인걸 생각해 보면 나는 아주 행복하다.
나의 친정은 결코 초청한 손님에게 마구 대하지는 않는다. 품격을 지킬 줄 안다. 그래서 나의 친정은 정말 따듯하고 안기고 싶은 마음속 고향이다. 항상 달려가면 따듯이 껴안아 준다.
“경제적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품격 있고 따듯한 우리 “마음의 일자리”를 찾아주자. 우선 밝고, 따듯하고 아름다운 우리 한인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오늘은 마음의 하늘이 맑지 않다. 그래도 내일은 밝은 태양이 우리 모두에게 비추어지길 희망한다. 우리 모두 따듯한 친정의 길이 되기를 희망한다. (2019년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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